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라벨이 독서인 게시물 표시

[117일][04월26일][365매일글쓰기] 한나 아렌트 전작 읽기 불발, 삼국지 읽기 난항

[117 일 ][04 월 26 일 ][365 매일글쓰기 ] 한나 아렌트 전작 읽기 불발 , 삼국지 읽기 난항   요즘 너무 바쁘다 . 코로나 19 와 총선때문에 학과 공부가 밀렸다 . 이 두 이슈가 너무 커서 이것 저것 읽고 들어야 할 것들이 많았다 . 어떤 의견이 옳은지 확인하기 위해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야만 했다 . 예를 들면 , 집단면역이 과연 가능한가는 데이터로 증명할 수밖에 없다 . 전염병 창궐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는 각종 경제 지표와 수치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 물론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은 아니다 . 글을 쓰다 보니 궁금해졌고 또 다른 글을 쓰기 위해 더 파고 들었을 뿐이다 .   기말시험이 6 월초에 있으니 , 지금부터 열심히 시험 준비도 해야 한다 . 그리고 짬짬이 책을 읽고 있었다 . 그랬다 ! 분명히 책을 읽었었다 . 그런데 최근 일주일 독서시간이 대폭 줄었다 . 지금 읽고 있는 < 삼국지 > 는 어릴 적 수십 번을 반복해서 읽었을 정도로 좋아했던 책이었고 , 수십 년 만에 다시 읽어도 재미있었다 . 그런데 4 권차에서 시들해지고 있다 .   작년부터 글쓰기는 나의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되었다 . 이 말은 나의 매 순간이 글쓰기로 연결된다는 뜻이다 . 독서는 글쓰기의 중요 글감이기 때문에 나에게는 무척 중요한 일이다 . < 삼국지 > 가 글감으로 부족한 텍스트일 수는 절대로 없다 . 그런데 ...... 왜 이렇게 되었을까 ?   < 한나 아렌트 전작 읽기 > 는 취소된 듯하다 . 대신에 한나 아렌트 저작물 중 한 권을 30 일동안 읽는 강좌가 나왔다 . 한나 아렌트의 정치 철학은 매혹적인 주제이고 , 그녀의 관점은 매번 무릎을 탁 치게 할 정도로 놀라웠다 . 하지만 6 월초에 있을 기말시험에 대한 준비는 반드시 해내야 하니 , 한나 아렌트의 책까지 읽어 낼 물리적인 시간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

[104일][04월13일][365매일글쓰기] 각자의 시작은 이러했다

[104 일 ][04 월 13 일 ][365 매일글쓰기 ] 각자의 시작은 이러했다   장면 1 고조 ( 한고조 유방 ) 는 콧날이 높고 이마는 튀어나와서 얼굴 모습이 용을 닮았으며 , 멋진 수염을 기르고 있었다 . 그리고 왼쪽 넓적다리에는 72 개의 검은 점이 있었다 . 사람됨이 어질어서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했으며 , 탁 트인 마음에 언제나 넓은 도량을 가지고 있었다 . 평소 원대한 포부를 품고 있었던 그는 일반 백성들의 생산작업에 얽매이려고 하지 않았다 . 장년이 되자 시험으로 관리에 등용되어 사수정 ( 泗水亭 ) 의 정장 ( 亭長 ) 이 되었다 . < 중략 > 고조가 일찍이 함양 ( 咸陽 ) 에서 부역하고 있을 때 , 한번은 황제 ( 진시황 ) 의 행차를 구경하는 것이 허락된 적이 있었는데 , 진 시황제의 행차를 구경하고서는 길게 탄식하며 말하기를 “ 아 ! 대장부란 마땅히 저래야 하는데 ” 라고 하였다 . - < 사기본기 > 253-254 페이지 , 사마천 , 까치   장면 2 항적 ( 項籍 ) 은 하상 ( 下相 ) 사람으로 자는 우 ( 羽 ) 라고 하며 , 처음에 군대를 일으켰을 때 나이가 24 세였다 . 그의 계부는 항량 ( 項梁 ) 이며 항량의 부친은 초 ( 楚 ) 의 장수 항연 ( 項燕 ) 으로 진 ( 秦 ) 의 장수 왕전 ( 王翦 ) 에게 죽임을 당한 사람이다 . 항씨는 대대로 초의 장수로서 항 ( 項 ) 의 제후로 봉해졌으므로 성을 항씨로 하였던 것이다 . < 중략 > 항량은 사람을 죽이고 항적과 더불어 원수를 피해서 오중 ( 吳中 ) 으로 갔는데 , 오중의 현명한 인재들이 모두 항량의 밑에서 나왔다 . 오중에 요역 ( 繇役 ) 과 상사 ( 喪事 ) 가 있을 때마다 항량은 항상 주관하여 일 처리를 하였는데 , 은밀히 병법을 사용해서 빈객과 젊은이들을 배치하고 지휘하여 이로써 그들의 재능을 알아두었다 . 진 시황이 회계산 ( 會稽山 ) 을 유람하고 절강 ...

[103일][04월12일][365매일글쓰기] 모사 가후

[103 일 ][04 월 12 일 ][365 매일글쓰기 ] 모사 가후   삼국지 ( 삼국지연의 ) 에는 많은 사람이 등장한다 . 조조 , 유비 , 손권과 같은 주요 인물에 대해서는 자세히 묘사되지만 , 주변 인물들은 주요 인물과 연관될 때만 잠깐잠깐 등장하고는 한다 . 어떤 이는 잠깐 등장하고는 사라져 버린다 . 또 어떤 이는 사건의 맥락마다 등장한다 . 모사 ( 謀士 ) 가후 ( 賈詡 ) 는 삼국지의 초기부터 등장해서 끝까지 가는 신비로운 인물이다 . 참고로 모사란 책사 ( 策士 ) 로서 사전적 정의는 ‘ 꾀를 써서 일이 잘 이루어지게 하는 사람 ’ 이다 .   황제를 폐위시키고 새로운 황제 ( 헌제 ) 를 세운 동탁이 죽은 후 , 동탁이 아끼던 부하였던 이각 , 곽사 , 장제 , 번조는 앞날을 걱정한다 . 이때 가후가 삼국지에서 처음으로 등장한다 .   이각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 “ 아무래도 용서받긴 틀린 모양이니 이대로 앉아 죽음을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는 일 , 각기 흩어져서 살 길을 찾는 수밖에 없겠소이다 .” 이각의 말에 모사 가후가 고개를 젓는다 . “ 여러분이 군사를 버리고 뿔뿔이 흩어진다면 일개 정장 ( 亭長 ) 이라도 공들을 능히 붙잡을 수 있을 거요 . 공들이 각자 흩어져서 살 길을 찾는다는 것은 , 섬서 사람들을 설득하여 본부의 남은 군사들과 함께 장안으로 쳐들어가 동탁의 원수를 갚느니만 못하오 . 그렇게 해서 만일 일이 잘 되면 조정을 받들어 천하를 바로잡게 되는 것이고 , 실패할 경우 그때 도망쳐도 늦지 않을 것이외다 .” - < 삼국지 1 권 > 216 페이지 , 나관중 지음 , 황석영 옮김 , 창비   가후의 조언으로 이각과 곽사 무리는 장안으로 쳐들어가 정권을 장악한다 . 다시 황제 ( 헌제 ) 는 동탁의 잔당 무리의 손에 떨어지게 된다 . 가후의 말 한마디로 인해서 한나라는 다시 한 번 큰 혼란에 빠진 것이다 .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

[098일][04월07일][365매일글쓰기] 인의(仁義)와 이익(利)

[098 일 ][04 월 07 일 ][365 매일글쓰기 ] 인의 ( 仁義 ) 와 이익 ( 利 )   오늘부터 삼국지 2 권을 읽기 시작했다 . 2 권 앞부분의 두 장은 가슴 답답한 내용이 가득했다 . 오늘 읽었던 부분에서는 각자 자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느라 인의 ( 仁義 ) 를 저버렸기 때문이다 .   인 ( 仁 ) 이 무엇이던가 ? 인간을 짐승이 아닌 인간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 인 ( 仁 ) 을 무어라 딱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무척 어렵지만 , 대강을 이야기하자면 남을 아끼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 이기심 ( 利己心 ) 을 버리고 이타심 ( 利他心 ) 을 갖는 것이다 . 의 ( 義 ) 는 무엇인가 ?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다 . 마땅히 해야 할 일이란 자신이 속한 집단 ( 사회 ) 이 잘 운영되고 발전하기 위해서 해야 할 일들이다 . 비록 내가 힘들더라도 혹은 나에게 이득이 되지 않더라도 , 집단에 유익하거나 이득이 된다면 기꺼이 해야 하는 것이 의 ( 義 ) 이다 . 인의 ( 仁義 ) 가 없으면 , 인간은 짐승과 다를 바 없다 . 자기 자신의 편함과 영욕을 위해 서슴없이 남을 해치게 된다 .   동탁이 죽자 동탁의 부하였던 이각과 곽사가 정권을 잡는다 . 이 둘은 서로 더 좋은 위치에 서기 위해 경합하다가 결국 황제 ( 헌제 ) 와 대신들은 각각 볼모로 삼고 서로 싸운다 . 그들은 왜 황제가 필요했던가 ? 황제를 차지하여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함이었다 . 중국 세계관에서는 황제는 하늘이 내린 사람이다 . 그래서 천자라고도 한다 . 천자는 중원을 통일하고 다스려야 한다 . 그러나 어린 황제는 즉위와 동시에 나라를 다스리는 일보다는 이용당하기만 했다 . 제후들이 인의를 져버리고 이익만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 황제는 있으나 다스림은 없는 한 ( 漢 ) 은 망한 것이나 다름없는 상태가 되었다 .   그러면 왜 한 ( 漢 ) 나라의 국운이 쇠했을까 ? 원인은 헌제의 아버지였던 영제와 헌...

[097일][04월06일][365매일글쓰기] 소설과 기록의 차이

[097 일 ][04 월 06 일 ][365 매일글쓰기 ] 소설과 기록의 차이   조조는 연주 ( 兗州 ) 에 머물면서 널리 인재를 불러모았다 . < 중략 > 유엽이 또한 두 사람을 천거한다 . 한 사람은 산양 창읍의 만총이란 사람으로 자는 백녕이요 . 또다른 사람은 무성의 여건이란 사람으로 , 자는 자각이다 . 조조도 그들의 이름을 일찍부터 들어서 알고 있던 터라 곧 그들을 불러들여 군중종사 ( 軍中從事 ) 로 삼았다 . 만총과 여건이 함께 또 한 사람을 천거하니 , 그는 곧 진류 평구 사람 모개 ( 毛玠 ) 로 자는 효선이다 . 조조는 그 역시 초빙하여 종사로 삼았다 . - < 삼국지 1 권 > 232~234 페이지 , 나관중 지음 , 황석영 옮김 , 창비   소설 삼국지 ( 원래이름은 삼국지연의 ) 에서는 그저 스쳐가듯이 한 사람의 이름이 거론되었다 . 모개 . 192 년 ( 헌제 초평 3 년 ) 조조는 낙양에 있는 관료의 추천으로 청주 ( 靑州 ) 의 황건적을 토벌하라는 조정의 명을 받는다 . 동탁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계책을 썼던 왕윤마저도 죽임을 당한 후 동탁의 수하인 이각과 곽사가 정권을 잡고 있을 때였다 . 황건적을 성공적으로 토벌한 조조는 연주에 자리 잡았고 , 195 년 10 월에 정식으로 연주목이 되었다 . 연주에 자리를 잡은 조조는 인재를 불러모았다 . 한 사람이 천거되면 다시 또 한 사람을 천거하는 식으로 인재들이 모여들었다 . 이때에 들어온 인재 중 한 사람이 모개이다 .   간웅이라고 알려진 조조는 인복이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 . 한 번 그의 사람이 되면 서로 신뢰로 관계를 맺었고 , 자기 사람을 잘 챙겼다 . 보통의 주종관계에서는 사소한 의심으로 서로 관계가 틀어지기도 하는데 , 조조는 이점을 잘 알았고 큰 문제가 아니면 신하가 배신해도 버리지않고 용서했다 . 연주에서 조조는 모개와 긴 시간 대화를 나눈다 . 이때 모개는 조조에게 ‘ 조조판 융중대 ( 隆中對 )’ ...

[096일][04월05일][365매일글쓰기] 집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

[096 일 ][04 월 05 일 ][365 매일글쓰기 ] 집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   코로나 19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안에만 있다 보니 가슴이 답답하다 . 기분 전환을 위해 맛집에도 가고 싶고 영화도 보고 싶고 여행도 떠나고 싶지만 꾹 참기만 하자니 우울하기 그지없었다 .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별 거 없었다 .   1) 독서 홀로 책 읽기를 했었다 . 한나 아렌트의 < 인간의 조건 > 을 곁에 두고 항상 들고 다녔다 . 그런데 자꾸만 독서 진도가 밀렸다 . 하루 20 페이지씩만 읽기로 했는데도 말이다 . 의자가 딱딱해서 허리가 아프다며 놀고 , 드라마 몰아보기를 한다고 놀고 , 울적하다고 놀았다 .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 함께 읽기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   < 삼국지 함께 읽기 > 는 쉬운 과정이다 . 책의 권수가 10 권이어서 60 일 동안 진행된다 . < 삼국지 연의 > 라는 중국 고전 소설을 완역했기 때문에 술술 읽힌다 . < 삼국지 > 만 읽기 아쉬워서 중국 국영방송인 CCTV 의 < 백가강단 > 에서 인기를 끈 이중텐의 < 삼국지 강의 > 2 권을 병행해서 읽기로 했다 . 하나는 소설이고 다른 하나는 강연을 책으로 만들 것이라 둘 다 이해하기 쉬워서 좋다 . 게다가 재미있기까지 한다 . 아침에 눈 뜨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벌떡 일어나 책을 읽게 되었다 . 둘 다 합쳐서 하루 60~70 페이지씩 읽는다 . 60 일간 천천히 꾸준히 읽고 생각하고 때때로 단상을 쓰려 한다 .   < 한나 아렌트 전작 읽기 > 는 어려운 과정이다 . < 인간의 조건 > 의 앞부분을 읽어봤는데 내용이 어려워 빨리 읽을 수가 없었다 . 읽다가 곰곰이 생각해봐야 했고 , 두세번 읽어야 이해가 되기도 했다 . 기본적으로 철학 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야만 한나 아...

[095일][04월04일][365매일글쓰기] 그들은 왜 싸웠나

[095 일 ][04 월 04 일 ][365 매일글쓰기 ] 그들은 왜 싸웠나   189 년 동한의 영제가 붕어했다 . 영제에게는 14 세의 유변과 9 세의 유협의 두 아들이 있었다 . 영제의 뒤를 이어 유변이 황제가 되었지만 , 동탁에 의해 폐위된 후 살해된다 . 동탁은 둘째 유협 ( 헌제 ) 을 황제로 추대하고 정권의 최정점에 섰다 . 동탁은 이리와 같은 자였다 . 재미로 사람을 잔혹하게 죽이고 , 공포정치로 정세를 장악했다 . 이에 각지의 제후들이 동탁을 치고자 190 년에 군사를 일으켰다 . 발해 태수 원소를 맹주로 한 17 명의 제후들은 사수관과 호뢰관에서   동탁과 대치하다 승기를 잡게 된다 . 동탁은 불리해지자 낙양을 불태우고 장안 ( 지금의 시안 인근 ) 으로 천도를 해버린다 . 불타버려 폐허가 된 낙양에 입성한 제후들은 곧바로 서로 싸우기 시작한다 . 왜 ?   그무렵 연주 자사 유대는 양식이 떨어져 동군 태수 교모에게 군량미를 빌려달라고 청했다 . 교모가 이를 외면하자 , 유대는 군사를 거느리고 쳐들어가 교모를 죽이고 , 항복하는 군사들을 제 휘하에 넣었다 . - < 삼국지 1 권 > 153 페이지 , 나관중 지음 , 황석영 옮김 , 창비   한편 원소는 낙양에서 하내로 돌아와 군사를 주둔시키고 있었는데 , 군량미가 떨어져 곤경에 처했다 . 때마침 이 사실을 안 기주 자사 한복이 군사들을 위한 양식을 보내왔다 . 이에 모사 ( 謀士 ) 봉기가 원소에게 말한다 . “ 천하를 주름잡아야 할 대장부가 남이 보내주는 양식에 의지한다는 게 말이나 될 일입니까 ? 기주는 땅이 넓어 자원도 풍부하고 곡식이 많이 나는 곳인데 , 장군께서는 어째서 그곳을 수중에 넣을 생각을 하지 않으십니까 ?” < 중략 > “ 비밀리에 서신을 보내 , 공손찬에게 함께 기주땅을 치자고 하십시오 . 우리도 군사를 보내 협공하기로 한다면 공손찬은 반드시 군사를 일으킬 것입니다 . 그렇게 되면 어리석은 한복...

[094일][04월03일][365매일글쓰기] 조조曹操의 글쓰기, 진실

[094 일 ][04 월 03 일 ][365 매일글쓰기 ] 조조曹操의 글쓰기 , 진실   삼국지 ( 삼국지연의 ) 의 등장인물들은 너무나도 유명해서 책을 읽지 않은 사람조차도 조조 , 유비 , 관우 , 장비 , 제갈량의 이름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 이에 더해 인물의 특징까지도 간략하게 알고 있을 것이다 . 조조는 간웅으로 알려져 있으며 교활하고 간악한 악인으로 유비와 대척 ( 對蹠 ) 적인 인물이다 . 조조의 할아버지는 환관으로 조조의 아버지를 양자로 맞이했다고 알려져 있다 . 조조의 집안 내력은 보잘 것 없으나 , 환관이었던 할아버지 덕분에 부자였다 . 부잣집 도련님이었던 조조는 친구인 원소 , 장막과 함께 온갖 말썽을 부렸다고 전해진다 . 한편 유비는 한 ( 漢 ) 황실 인척이지만 , 무척 가난했다 . 시골에서 돗자리를 만들어 팔아 생계를 유지했다 . 성품이 온화하고 외모가 출중하여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 정사와 소설 모두 조조와 유비 둘 다 학문에 관심이 없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 단 , 조조는 병법을 좋아해서 병서를 자주 읽었고 책의 여백에 자신의 생각을 적어두고는 했다는 기록이 있다 .   이중텐의 < 삼국지 강의 > 에 따르면 , 조조는 다양한 성격을 동시에 지닌 인물이었다 . 착하면서도 악하고 , 부드러우면서도 거칠며 , 명랑하면서도 슬픔을 간직한 복잡한 유형의 사람이었다 . 루쉰은 “ 조조는 대단한 사람이며 적어도 영웅이다 . 내가 비록 조조와 한패는 아니지만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그를 매우 존경한다 ” 고 했다 . 루쉰의 생각으로는 조조가 세운 위나라의 역사가 매우 짧았기 때문에 온갖 오물을 뒤집어 썼을 뿐이라는 것이다 . 루쉰의 이런 생각을 뒷받침하는 조조의 글 한편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 황제가 조조의 공적을 치하하며 봉토 세 곳을 내리자 , 이를 사양하며 자신의 뜻을 밝힌 < 양현자명본지령 讓縣自明本志令 > 은 다음과 같다 .   나는 출신도 좋지 않고 , 무슨...

[093일][04월02일][365매일글쓰기] 황석영 작가의 삼국지 세트를 사다

[093 일 ][04 월 02 일 ][365 매일글쓰기 ] 황석영 작가의 삼국지 세트를 사다   언제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 중학생 시절 읽었던 삼국지를 다시 읽어보려 했다 . 고향집에서 중학생 때 읽었던 삼국지를 찾아냈지만 , 책은 회생 불가능할 정도로 삭아있었다 . 검색을 통해 이리저리 알아 본 결과 , 황석영 작가의 삼국지가 읽을만 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 몇 달에 걸쳐 중고서점에서 10 권을 다 사모았다 . 이제 읽기만 하면 되었다 . 그러나 읽어야 할 책들이 쌓여 있었고 , 내용을 아는 삼국지는 매번 우선 순위에서 밀려버렸다 . 그리하여 삼국지 10 권은 책장에 꽂힌 채로 방치되었다 .   나는 한편으로 올바르게 고전의 정신을 전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어느새 사라져버린 동아시아 사람들의 세계관이라든가 인간관을 되새기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 일방적인 생활방법의 세계화로 자기 문명의 뿌리와 대안들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 이러한 교양과 세계관이야말로 근대 이래 우리가 가장 소홀히했던 부분이며 , 동양은 이슬람을 포함해서 아직도 도처에서 사회적 실험의 와중에 있지 않은가 . 나는 이런 마음가짐으로 서두르지 않고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번역을 진행했다 . 출판사 측에서도 속으로는 애를 태웠겠지만 ‘ 믿어준다 ’ 는 태도를 유지하면서 참을성 있게 기다려주었다 . 그렇게 7 년의 세월이 흘러서야 드디어 책이 나오게 된 것이다 . – < 삼국지 1 권 > 13 페이지 , 나관중 지음 , 황석영 옮김 , 창비   4 월 1 일부터 시작한 < 삼국지 함께 읽기 > 덕분에 어제 하루 1 권의 서문과 1 장을 읽었다 . 황석영 작가는 서문에서 삼국지에 대한 애정과 함께 번역 과정을 기술을 했다 . 서문에서 내가 중학교 때 읽었던 삼국지는 요시까와 에이지 ( 吉川英治 ) 라는 일본 작가의 삼국지를 번역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 “ 나중에 알았지만 이것은 일제시대 삼국지의 대종을 이...

[051일][02월20일][365매일글쓰기] 독서의 부재가 불러온 패착

[051 일 ][02 월 20 일 ][365 매일글쓰기 ] 독서의 부재가 불러온 패착 그들이 학교에 와서 취업설명회를 했다 . 너무나 젊어서 세상 물정을 하나도 몰랐던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 취업은 나와 먼 이야기 같았다 . 설명회를 다녀온 친구들이 하나 둘 회사를 선택했다 . 나는 선택할 수 없었다 . 세상에 나가고 싶지 않았다 . 하지만 결국은 세상으로 나가야만 했다 . 직장이 있어야 먹고 살 수 있다 . 그래서 어느 회사로 취직할 것인지를 고민했다 . 팜플렛을 두고 고민했다 . 나는 너무 무지해서 , 어떤 기준으로 선택을 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 겨우 마련한 기준은 팜플렛 앞면에 표기된 사훈 ( 社訓 ) 이었다 . 그때는 몰랐다 . 사훈과 조직 문화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 어리석게도 사훈이 곧 회사 문화라고 믿었다 . 이 모든 패착 ( 敗着 ) 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 고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독서를 그만두었기 때문이었다 . 교과서에서 한정된 지식만을 습득했으니 , 인생에 대한 밀도 있는 고민 따위는 없었다 . 시험 위주의 교육의 패착이었다 . 그리고 나서 막 입학한 대학에서는 영어 때문에 패닉 (panic) 상태에 빠졌다 . 당장 수십 수백 페이지의 책을 읽어야 하는데 망할 교재는 원서였다 . 30 분동안 겨우 1 페이지 읽는 영어 실력으로는 공부가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 독서는 꿈도 꾸지 못했다 . 영어가 불러온 패착이었다 . 인생 주기에 적합한 독서는 삶을 올바른 길로 인도한다 . 특히 자아가 형성되는 청소년기에는 인문서적을 읽어야만 한다 . 살면서 맞부딪치게 되는 문제들을 곰곰이 생각할 기회가 부여되어야만 한다 . 그러나 나의 청소년기도 그랬지만 지금의 청소년들도 오직 시험을 위해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다 . 고민할 틈도 없이 시험 공부만 하면 , 인생의 갈림길에서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다 . 어떤 직업을 선택하느냐는 어느 대학을 가느냐보다 더 중요하다 .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

[049일][02월18일][365매일글쓰기] 군대의 똥 문제 – 카탈로니아 찬가 중에서

[049 일 ][02 월 18 일 ][365 매일글쓰기 ] 군대의 똥 문제 – 카탈로니아 찬가 중에서 인간 조지 오웰 . 작가 조지 오웰 . 그의 글을 읽다보면 , 둘 사이의 간극이 없음을 알게 된다 . 스페인 내전에 참가한 그는 전선에 막 투입된 순간에 똥을 언급한다 . 책을 읽던 나는 뜬금없는 오물의 등장에 내심 당황했다 . 인간 조지 오웰이 막 도착한 산 위의 전선은 파시스트와 몇 개월째 대치 중이었다 . 그곳의 의용군은 개임 참호에서 생활하고 식사는 인근 농가에 마련된 식당에서 한다 . 그런데 인간의 기본 활동인 먹고 자고 싸기 중에 싸기를 할 장소가 지정되어 있지 않았다 . 그래서 어떤 사람은 참호 주변에 쌌고 , 어떤 사람은 참호간 이동통로에 쌌고 , 어떤 사람은 식당이 있는 농가의 사용하지 않는 방에 쌌다 . 아 ! 정말 리얼했다 . 우리는 전선 근처에 온 셈이었다 . 전쟁 특유의 냄새를 맡을 수 있을 만큼 가까웠다 . 내 경험상 그것은 배설물과 음식 썩는 냄새였다 . - 26 페이지 부대가 끊임없이 오가는 바람에 마을은 말할 수 없이 더러웠다 . 알쿠비에레에는 수세식 변기나 하수도 같은 것이 없었다 . 있어본 적도 없었다 . 때문에 발 조심을 하지 않고 마음대로 걸어갈 수 있는 땅을 1 평방미터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 교회는 변소로 사용된지 오래였다 . 그곳에서 3,4 백 미터 떨어져 있는 주위의 밭도 모두 마찬가지였다 . 지금도 전쟁의 처음 두 달을 생각할 때마다 , 그루터기만 남은 겨울 들판 가장자리에 똥이 딱딱하게 굳어 있는 광경부터 떠오른다 . - 27 페이지 진지에서는 심한 악취가 났다 . 바리케이드로 둘러싸인 작은 공간을 넘어가면 어디나 배설물이었다 . 의용군 가운데 일부는 습관적으로 참호 안에서 변을 보았다 . - 46 페이지 카탈로니아의 의용군은 대의를 위해 , 즉 , 빈부격차와 계급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노동자들의 군대였다 . 군대에 계급은 있었지만 , 계급은 군대내의 역할 ...

[048일][02월17일][365매일글쓰기] 카탈로니아 찬가 소감과 발췌록

[048 일 ][02 월 17 일 ][365 매일글쓰기 ] 카탈로니아 찬가 소감과 발췌록 나는 살면서 말싸움과 눈치싸움은 해봤어도 , 물리적 폭력을 동반한 싸움은 해 본 적이 없다 . 이라크 전쟁 , 911 사태 등을 접했을 때 상대방을 죽여야만 내가 사는 전쟁의 논리에 끝을 알 수 없는 공포를 느끼곤 했었다 . 조지 오웰은 자신이 스페인 내전에 참가했다고 그의 글에서 여러 번 밝혔기에 , < 카탈로니아 찬가 > 에는 전쟁의 끔찍한 참상이 줄줄이 묘사되어 있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했다 . 피바다와 부서진 시체를 떠올리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 그런데 이 책에는 그런 내용은 없다 . 아마도 내가 상상했던 그런 끔찍한 장면은 미국 범죄 드라마에만 있었나 보다 . 미국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봐서 형성된 프레임에 빠져 있었나 보다 . 물론 전쟁은 끔찍하다 . 그러나 조지 오웰은 전쟁 속에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려 노력한다 . 그 안에 인간이 있고 , 인간 사이의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 의외로 전선에 있는 군인들 - 의용군이든 돌격대이든 - 이 후방에 있는 진실왜곡자들보다 더 인간적이다 . 언제든 죽을 수 있는 환경에서는 모든 인간이 선량해지는 걸까 ? 자신이 절대로 죽지 않을 거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는 환경에서는 인간들이 간악해지는 걸까 ?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미 사회주의 혁명을 이룬 소련과 공산주의자들의 반사회주의적인 행동이다 . 그들은 이미 전체주의자로 변질되어 더이상은 혁명을 원하지 않는다 . 그러면서도 교묘히 노동계급을 선동하고 조종한다 . 겉과 속이 다른 것은 공산주의자들만 아니다 . 이데올로기의 탈을 쓰고 있을 뿐 속은 전체주의자인 선동가들이 어느 시대 , 어느 곳에나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 소름이 돋았다 . 들것에 실려 전선을 내려오며 모포 사이로 눈부신 듯 바깥을 내다보는 하얀 얼굴의 열다섯 살짜리 스페인 소년을 보면서 , 이 소년이 위장한 파시스트임을 증명하는 팸플릿을 쓰고 있는 런던이나 파리의 말쑥한 사람들을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