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9일][02월18일][365매일글쓰기] 군대의
똥 문제 – 카탈로니아 찬가 중에서
인간 조지 오웰. 작가 조지 오웰.
그의 글을 읽다보면, 둘 사이의 간극이 없음을 알게 된다.
스페인 내전에 참가한 그는 전선에 막 투입된 순간에 똥을 언급한다. 책을 읽던 나는 뜬금없는
오물의 등장에 내심 당황했다. 인간 조지 오웰이 막 도착한 산 위의 전선은 파시스트와 몇 개월째 대치
중이었다. 그곳의 의용군은 개임 참호에서 생활하고 식사는 인근 농가에 마련된 식당에서 한다. 그런데 인간의 기본 활동인 먹고 자고 싸기 중에 싸기를 할 장소가 지정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참호 주변에 쌌고, 어떤 사람은 참호간 이동통로에
쌌고, 어떤 사람은 식당이 있는 농가의 사용하지 않는 방에 쌌다. 아! 정말 리얼했다.
우리는 전선 근처에 온 셈이었다. 전쟁 특유의 냄새를 맡을 수
있을 만큼 가까웠다. 내 경험상 그것은 배설물과 음식 썩는 냄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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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가 끊임없이 오가는 바람에 마을은 말할 수 없이 더러웠다. 알쿠비에레에는
수세식 변기나 하수도 같은 것이 없었다. 있어본 적도 없었다. 때문에
발 조심을 하지 않고 마음대로 걸어갈 수 있는 땅을 1평방미터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교회는 변소로 사용된지 오래였다. 그곳에서 3,4백 미터 떨어져 있는 주위의 밭도 모두 마찬가지였다. 지금도 전쟁의
처음 두 달을 생각할 때마다, 그루터기만 남은 겨울 들판 가장자리에 똥이 딱딱하게 굳어 있는 광경부터
떠오른다. - 27페이지
진지에서는 심한 악취가 났다. 바리케이드로 둘러싸인 작은 공간을
넘어가면 어디나 배설물이었다. 의용군 가운데 일부는 습관적으로 참호 안에서 변을 보았다. - 46페이지
카탈로니아의 의용군은 대의를 위해, 즉, 빈부격차와 계급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노동자들의 군대였다. 군대에 계급은 있었지만, 계급은 군대내의 역할 차이로 받아들여졌고, 군대내 명령은 토론과 설득을 통해 전달되는 민주적인 조직이었다. 그러나
여러 가지가 부족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체계가 미비했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인간 생명 유지에 필요한 기본 활동이다. 의용군에게는 먹을 장소인 식당이 있었고 잠을 잘 수 있는 개인 참호가 있었다.
전쟁터이기 때문에 씻을 곳은 없었다. 그래도 배당 받은 물을 아껴 간단한 세수를 할 수
있었다. 전쟁터여서였을까? 이동 중의 주요 주둔지나 진지에는
변소가 없었다. 참으로 당황스러운 상황이다. 조지 오웰도
전선에 투입되는 과정에서 똥의 존재를 바로 알아챘다. 멀리에서도 맡을 수 있는 독특한 냄새 때문이었다. 물론 처음에만 그랬다. 주둔하는 시간이 길어지자 조지 오웰에게도
그 냄새는 더 이상 괴로운 것이 아니었다. 그냥 사람이 있는 곳에 당연히 있는 것이고, 당연히 나는 냄새로 받아들였다.
고대부터 중국도 수 많은 전투를 했는데, 고대와 중세 중국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궁금해져서 인터넷에 검색을 해봤다. 여러 검색어를 조합한 끝에 “중국 전투 변소”라는 키워드로 원하는 결과를 찾았다. <중국 송나라 군대는 분변을 돈 받고 팔았다>는 제목의
블로그였다https://m.blog.naver.com/cytchoi/221532883801).
역시 대한민국 국민은 위대하다. 이런 사소한 것도 누군가가 관심을 갖고 정리해 두다니!
블로거가 정리한 문헌에 따르면, 당나라 군대는 300명당 공동변소 하나를 만들었다고 한다. 심지어 송나라에서는 군대의
분변을 인근 지역 농민들에게 팔았다고 한다. 송나라에는 군부대의 분변 처리 지침이 있어서 병사와 말
등의 가축의 똥을 현재 백성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팔도록 했다고 한다. 이렇게 하여, 군대는 위생을 유지할 뿐만아니라 수입도 얻었고 백성들은 농토를 비옥하게 할 수 있었다고 하니 놀랍기 그지 없다. 물론 똥의 가격은 매우 저렴했지만, 똥의 생산량이 엄청났고, 사려는 사람도 많아서 수익금 또한 막대했을 것으로 추정된단다. 와! 대동강 물을 파는 것과 동급이다.
카탈로니아의 의용군도 똥을 낭비하지 않고 모아서 농부들에게 팔거나 물물교환이라도 했으면 좋았을 텐데....... 쫌 안타깝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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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지 : 10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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