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8일][04월07일][365매일글쓰기] 인의(仁義)와 이익(利)
오늘부터 삼국지 2권을 읽기 시작했다. 2권 앞부분의 두 장은 가슴 답답한 내용이 가득했다. 오늘 읽었던
부분에서는 각자 자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느라 인의(仁義)를
저버렸기 때문이다.
인(仁)이 무엇이던가? 인간을 짐승이 아닌 인간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인(仁)을 무어라 딱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무척 어렵지만, 대강을 이야기하자면 남을 아끼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이기심(利己心)을 버리고 이타심(利他心)을 갖는 것이다. 의(義)는 무엇인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이란 자신이 속한 집단(사회)이 잘 운영되고 발전하기 위해서 해야 할 일들이다. 비록 내가 힘들더라도
혹은 나에게 이득이 되지 않더라도, 집단에 유익하거나 이득이 된다면 기꺼이 해야 하는 것이 의(義)이다. 인의(仁義)가 없으면, 인간은
짐승과 다를 바 없다. 자기 자신의 편함과 영욕을 위해 서슴없이 남을 해치게 된다.
동탁이 죽자 동탁의 부하였던 이각과 곽사가 정권을 잡는다. 이 둘은
서로 더 좋은 위치에 서기 위해 경합하다가 결국 황제(헌제)와
대신들은 각각 볼모로 삼고 서로 싸운다. 그들은 왜 황제가 필요했던가?
황제를 차지하여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함이었다. 중국 세계관에서는 황제는 하늘이 내린
사람이다. 그래서 천자라고도 한다. 천자는 중원을 통일하고
다스려야 한다. 그러나 어린 황제는 즉위와 동시에 나라를 다스리는 일보다는 이용당하기만 했다. 제후들이 인의를 져버리고 이익만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황제는 있으나
다스림은 없는 한(漢)은 망한 것이나 다름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러면 왜 한(漢)나라의
국운이 쇠했을까? 원인은 헌제의 아버지였던 영제와 헌제의 큰 할아버지였던 환제까지 올라간다. 환관들에 둘러싸여 정세를 정확히 보지 못하고 환관들의 입놀림에 놀아난 결과였다. 그 결과 영제의 큰 아들인 소제는 동탁에게 죽임을 당했고, 둘째
아들인 헌제는 일생 내내 이곳저곳에 끌려다니며 이용만 당했다.
조조가 장자방이라 일컬었던 모사(謀士) 순욱은 말했다. “첫째 정치 투쟁을 하려면 반드시 정의로워야 하며, 적어도 정의라는 깃발을 내걸어야 합니다.” 조조는 순욱의 조언에
따라 황제를 받들어 모셨다. 열여섯의 어리고 아무런 힘도 없는 황제에게 허리를 굽히고 일일이 허락을
받았다. 황제는 돈도 없었고 군대도 없었고 권위도 없었다. 조조는
정의의 깃발을 세우기 위해 황제의 아랫사람을 자처한 것이다. 순욱이 말하는 정의는 무엇인가? 곧 인의이다. 그러나 조조는 인(仁)하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는 영특하지만 자기애가 강했다. 자기애가 강하니, 유비처럼 남을 아낄 수가 없었다. 조조는 근본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사람이었다. 조조의
경쟁자들이 있는 한 조조는 정의를 내세우기 위해서라도 황제를 잘 모실 것이다. 그러나 곧 조조도 자신의
본성을 더 이상 억누르지 못하는 순간이 오고야 말 것이다. 그것은 언제일까? 조조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난 후일 것이다.
여기서 잠깐 인의가 왜 중요한지 맹자의 첫 구절을 통해 알아보자. 인간됨의
도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언제든지 남을 해치고 남의 것을 빼앗으려 한다. 서로 해치고 빼앗는
사회는 결코 번성할 수 없다. 따라서 맹자는 인의가 중요하다고 목소리 높여 말하고 있는 것이다.
맹자가 양혜왕을 접견했다.
왕이 말했다. “선생처럼 고명한 분이 천리 길을 멀다하지 않으시고
찾아주셨으니 장차 우리 나라에 이익이 있겠지요?”
맹자가 말했다. “왕께서는 어째서 이익에 대해서만 말하십니까? 진정 중요한 것은 인의(仁義)가
있을 뿐입니다.
만약 한 나라의 왕이 ‘어떻게 하면 나의 나라를 이롭게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면, 그 아래에 있는 대부는 ‘어떻게 하면 내 집안을 이롭게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고, 선비(士)와 서민들은
‘어떻게 하면 내 한 몸을 이롭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됩니다. 이처럼 위아래가 다투어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 하면 나라는 위태로워집니다.
만 승(전투용 수레를 세는 단위)의 부유함을 지닌 나라에서 그 임금을 시해하는 자는 반드시 천 승의 부유함을 지닌 가문에서 나오게 마련이고, 천 승의 부유함을 지닌 나라에서 그 임금을 시해하는 자는 반드시 백 승의 부유함을 지닌 가문에서 나오게 마련입니다. 임금이 지닌 만 승의 부유함 중에서 천 승의 부유함을 봉록으로 받거나 임금이 지닌 천 승의 부유함 중에서 백
승의 부유함을 봉록으로 받았다면 결코 적은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만약 의리를 뒤로 돌리고 이익을
앞세운다면 더 많은 것을 빼앗지 않고는 만족해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됨이 어진데도 자기의 어버이를 버리거나, 의로운데도 자기의
임금을 경시하는 자는 없습니다.
왕께서는 인의를 말씀하셔야지 어째서 이익에 대해서 말씀하십니까? “
- <맹자> 양혜왕
상, 31~32 페이지, 맹자 지음, 박경환 옮김, 홍익출판사
글자수 : 1815자(공백제외)
원고지 : 11.8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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