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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8일][02월17일][365매일글쓰기] 카탈로니아 찬가 소감과 발췌록


[048][0217][365매일글쓰기] 카탈로니아 찬가 소감과 발췌록

나는 살면서 말싸움과 눈치싸움은 해봤어도, 물리적 폭력을 동반한 싸움은 해 본 적이 없다. 이라크 전쟁, 911사태 등을 접했을 때 상대방을 죽여야만 내가 사는 전쟁의 논리에 끝을 알 수 없는 공포를 느끼곤 했었다. 조지 오웰은 자신이 스페인 내전에 참가했다고 그의 글에서 여러 번 밝혔기에, <카탈로니아 찬가>에는 전쟁의 끔찍한 참상이 줄줄이 묘사되어 있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했다. 피바다와 부서진 시체를 떠올리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책에는 그런 내용은 없다. 아마도 내가 상상했던 그런 끔찍한 장면은 미국 범죄 드라마에만 있었나 보다. 미국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봐서 형성된 프레임에 빠져 있었나 보다. 물론 전쟁은 끔찍하다. 그러나 조지 오웰은 전쟁 속에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려 노력한다. 그 안에 인간이 있고, 인간 사이의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의외로 전선에 있는 군인들-의용군이든 돌격대이든-이 후방에 있는 진실왜곡자들보다 더 인간적이다. 언제든 죽을 수 있는 환경에서는 모든 인간이 선량해지는 걸까? 자신이 절대로 죽지 않을 거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는 환경에서는 인간들이 간악해지는 걸까?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미 사회주의 혁명을 이룬 소련과 공산주의자들의 반사회주의적인 행동이다. 그들은 이미 전체주의자로 변질되어 더이상은 혁명을 원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교묘히 노동계급을 선동하고 조종한다. 겉과 속이 다른 것은 공산주의자들만 아니다. 이데올로기의 탈을 쓰고 있을 뿐 속은 전체주의자인 선동가들이 어느 시대, 어느 곳에나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 소름이 돋았다.

들것에 실려 전선을 내려오며 모포 사이로 눈부신 듯 바깥을 내다보는 하얀 얼굴의 열다섯 살짜리 스페인 소년을 보면서, 이 소년이 위장한 파시스트임을 증명하는 팸플릿을 쓰고 있는 런던이나 파리의 말쑥한 사람들을 생각한다는 것은 유쾌한 일이 아니다. 전쟁의 가장 끔찍한 특징 가운데 하나는 모든 전쟁 선전물, 모든 악다구니와 거짓말과 증오가 언제나 싸우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나온다는 점이다. – 5, 88페이지

발췌이유 : <더 저널리스트> 181페이지에서 조지 오웰은잉여감정을 언급했다. 전선(전쟁의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초연한 태도를 취하지만, 후방에 있는 사람들은 너무나 안전해서 감정 소모가 적어 잉여감정이 생긴다는 이야기였다. 잉여감정 때문에 전쟁으로 인한 불편함과 불안을 누군가에게 투사해서 증오하는데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 현상은 어느 사회에서나 드러난다. 예를 들어 최근에 있었던 코로나19 상황을 보면 바르셀로나와 영국에서 일어났던 사실 왜곡과 통일노동자당을 향한 증오와 똑같다.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하자마자 그 병과 싸우는 현장의 사람들은 모두 침착하게 대응했다. 물론 버벅거리는 곳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2015년에 겪은 메르스 사태보다 발전된 대응을 했다. 그러나 일부 정치인들이 반대편을 공격하기 위해 진실을 왜곡한 가짜뉴스를 토해냈고, 이들에 동조하는 일부 언론이 확대재생산하면서, 일부 사람들이 <동물농장>의 양떼처럼 변해버렸다. 마치 확진 환자가 일부러 병에 걸려서 퍼뜨리려고 애쓴 사람처럼 오도되고는 했다. 그런데 말이죠. 가만 생각해보면, 우리 중 누구나 확진 환자가 될 수 있었다. 그것은 확률의 문제였다. 병은 무작위로 발생하는 특성이 있으니까. 생소한 병에 걸려 무서워하는 환자에게 돌을 던졌던 일부 사람들은 잉여감정 때문에 그랬을까? 그들의 잉여감정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정보를 더 많이 공개하면 될까? 병과 싸우는 현장을 참관하게 해주면 될까? 현실에서 이렇게 하기는 무척 어렵다.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지붕의 내 위치로 돌아갔다. 역겨움과 격분이 강렬하게 몰려왔다. 이런 사건에 참여하게 되면 미약하게나마 스스로 역사를 만드는 셈이 되니 의당 역사적 인물이 되었다는 느낌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그런 상황에서는 자잘한 물리적 일들이 늘 다른 모든 것을 짓누르기 때문이다. 전투 내내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기자들이 무척이나 그럴듯하게 내놓는 올바른 상황 <분석>이란 것을 한번도 해보지 못했다. 내가 주로 생각했던 것은 이 비참한 내분의 옳고 그름이 아니라, 단지 밤낮으로 불편하기 짝이 없는 지붕에 앉아 있는 일의 고생과 권태, 그리고 점점 심각해지는 배고픔뿐이었다. – 10, 181페이지

발췌이유 : 역사적 사건 속에 있다할지라도 인간의 기본 욕구가 우선 작용한다는 사실이 의미심장하게 느껴졌다. 역사적 사건 속에 빛을 발하는 사람은 그 전부터 준비가 된 사람일 것이다. 그러더라도 당장의 불편함이 더 급한 것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통일노동자당 지도자들의 체포는 정부에 의해 결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경찰은 독자적 권한으로 이들을 체포했다. 그런 행동을 한 자들은 경찰 수뇌부가 아니라 그들의 측근이다. 그들은 공산주의자들이 일반적 관행에 따라 침투시킨 자들이다.> 그는 경찰에 의한 다른 불법 체포 사건들도 이야기하였다. 또 이루호는 경찰이 <준독립> 상태에 이르렀으며, 실제로는 외국 공산주의자들의 통제를 받는다고 단언했다. 프리에토는 대표단에게 러시아가 무기를 공급하는 동안에는 공산당을 건드릴 수 없다고 상당히 강하게 암시했다. – 11, 226페이지

발췌이유 :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공권력의 위협이 잘 드러나 있어서 발췌해 봤다. 준독립이든 독립이든 간에 견제도 없고 통제도 없는 공권력은 외부(국외) 세력이 침투하기 쉬운 상태가 되며, 결국에는 외부(국외) 세력의 꼭두각시로 전락하여 내국인의 이익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외부(국외)세력의 이익만을 움직이게 된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글자수 : 2156(공백제외)
원고지 : 1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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