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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일][07월08일][365매일글쓰기] 나에게 중한번역연습이란

[190 일 ][07 월 08 일 ][365 매일글쓰기 ] 나에게 중한번역연습이란   중한번역연습을 듣기 전에는 되는대로 번역했다 . 예를 들면 작년 가을학기에 중국현대문학작품선 과목에서 루쉰의 단편소설 < 고향 > 을 원문으로 읽고는 짧은 독후감을 쓴 적이 있다 . 거기에는 내가 한 번역이 포함되어 있다 .   我想:希望是本无所 谓 有,无所 谓 无的。 这 正如地上的路;其 实 地上本 没 有路,走的人多了,也便成了路。 나는 생각했다 . : 희망이란 있다고도 할 수 없고 , 없다고도 할 수 없다 .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마찬가지다 . 실제는 땅 위에 길이란 원래 없는 것이다 . 다니는 사람이 많아지면 곧 길이 된다 . - < 고향 >, 루쉰   루쉰의 글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드러내고 싶어서 원문도 쓰고 나의 번역을 덧붙였었다 . 이 독후감을 글쓰기 모임의 카페에 올리자 바로 그 다음 날 글쓰기 강사는 짧은 인용문을 게시했다 .   " 생각건대 , 희망이란 원래부터 있는 것이라고 할 수도 없고 없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 그것은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 원래 땅 위에는 길은 없었다 . 걸어다니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길이 되는 것이다 ."(p55) - 서경식 < 내 서재 속 고전 > 중에서   나의 것과 확연히 다른 번역이었다 . 나의 번역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나니 더 잘해내고 싶었다 . 이것이 중한번역연습을 수강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이다 .   제 1 부를 들을 때에는 좌절감을 느꼈다 . 나의 번역은 강의에 등장하는 ‘ 오역 ’ 과 똑 닮아 있었고 ‘ 수정 ’ 과 같은 번역을 해낼 수 없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 기가 꺾여 입이 댓 발이나 나왔다 . 제 2 부에 들어서자 번역을 잘 해낼 수 있겠다는 희망이 보였다 . 아직까지는 긴가민가하는 수준이었지만 다음 차시가 궁금해졌다 . 제 3 부에 들어서자 흥이 폭발했...

[189일][07월07일][365매일글쓰기] 열심히 해도 결과가 실망스러운 이유

[189 일 ][07 월 07 일 ][365 매일글쓰기 ] 열심히 해도 결과가 실망스러운 이유   사람들로부터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가 ? 이런 질문에는 대답하기 곤란하다 . 왜냐하면 옷을 사고 입는 방식이 사람마다 다르듯 책을 고르고 있는 방법도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답을 해야 한다면 , 이렇게 말하고 싶다 . 불편한 책을 읽을 것 < 중략 > 다만 개인적으로는 당신이 두 번째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 불편한 책을 읽는 사람 . 불편한 세계를 선택하고 , 그 불편함을 극복해가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 왜냐하면 세계는 아주 넓고 오래되었으며 , 그래서 신비하기 때문이다 .   - “ 열한 계단 : 나를 흔들어 키운 불편한 지식들 ”, 채사장 , whale books   사람들은 무엇이든 정말 열심히 한다 . 공부도 일도 .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믿는다 . 그런데 왜 결과는 최선이 아닐까 ? 함께 공부해도 누구는 뛰어난 석학이 되고 그 외는 그저 그런 학업성취에 그친다 . 함께 일해도 누구는 사다리의 꼭대기에 오르고 그 외는 회사로부터 퇴사 압력을 받는다 . 함께 활동해도 누구는 사람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지만 그 외는 존재조차도 희미하다 . 이런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가 ?   어린 시절 , 우리집에는 “ 세계명작동화전집 50 권 ” 이 있었다 . 나는 그 책들을 되풀이해서 읽고는 했다 . 1 년이 지난 후 , 책등이 너덜너덜 해졌다 . 하지만 유독 몇 권의 책만이 새책처럼 깨끗했다 . 나는 비극이 싫었다 . 슬픈 이야기를 회피했다 . 이 버릇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이어졌다 . 희극만을 좋아하고 비극을 기피했던 것처럼 , 책장에 가득 찬 책은 전공 서적과 자기개발 서적이었다 . 생존에만 집착한 것이다 .   치우친 독서는 치우친 사고를 낳는다 . 창의와 협업을 우선시하는 세계에서 치우침은 독이다 . 이 세계는 명확하...

[188일][07월06일][365매일글쓰기] 주차장에서는 천천히

[188 일 ][07 월 06 일 ][365 매일글쓰기 ] 주차장에서는 천천히   순간 진심으로 놀랐다 . “ 이 차는 뭐지 ?” 내 앞으로 돌진하는 SUV 가 보였지만 상황판단이 되지 않았다 . “ 악 ~!” 다행히 SUV 는 끼익거리며 멈췄다 . 차체가 뒤흔들리는게 보였다 .   이 일은 도로 위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 길거리도 아니었다 . 나는 대형 마트 주차장에서 트렁크에 집을 싣고 있었다 . 카트를 트렁크까지 가져갈 수 없는 구조라서 차 앞에 카트를 세워 두고 장바구니를 하나씩 트렁크로 옮기던 중이었다 . 내가 서있던 장소는 자동차 교행이 가능할 정도로 넓었다 .   도대체 이 SUV 는 어디서 튀어난 것일까 ? 자세히 보니 내 차 맞은 편에 주차했던 차였다 . 운전자는 앞을 보지 않고 급하게 차를 뺐나보다 . 어떻게 빼야 이런 각도와 속도가 나오는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 상황을 유추하느라 SUV 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 머리 속에서는 상황 재현하면서 .   운전석 창문이 내려가더니 운전자가 못 봤다고 사과를 한다 . 그리고는 썡하니 가버렸다 . 나는 여전히 멍하니 서있었고 , 이제는 “ 유혹하는 글쓰기 ” 의 ‘ 인생론 ’ 의 한 장면이 떠올리고 있었다 .   내 기억이 옳다면 나는 그날 오후 4 시쯤에 산책을 시작했다 . 그리고 큰길로 접어들기 직전에 ( 서부 메인에서는 중앙에 하얀 선을 그어놓은 길은 모조리 큰길이다 ) 숲 속으로 들어가 소변을 보았다 . 내가 다시 선 채로 오줌을 눌 수 있게 된 것은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나서였다 . < 중략 > 내가 5 번 루트를 따라 걷는 그 1 마일은 대개 시야가 탁 트인 편이다 . 그러나 그중의 한 구간은 짧고 가파른 언덕길이어서 북쪽으로 가는 보행자에게는 앞쪽이 잘 보이지 않는다 . 내가 이 언덕을 3/4 가량 올라갔을 때 다지 승합차의 소유자이며 운전자였던 브라이언 스미스가 언덕 꼭대기에 이르렀다 . ...

[187일][07월05일][365매일글쓰기] 영화 살아있다 패러디

[187 일 ][07 월 05 일 ][365 매일글쓰기 ] 영화 살아있다 패러디   벌써 21 일째이다 . 아직도 집 밖에는 좀비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 그들이 처음 나타났을 때는 전쟁이라도 난 줄 알았다 . 비명을 지르면 뛰어다니는 사람들과 빠른 속도로 쫓아가는 사람들이 뒤엉켜서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다 . 열린 창문으로 밖을 내다 보던 나는 너무 놀라서 숨 쉬는 것조차 잊었다 . 공포에 질린 사람에게 달려들어 게걸스럽게 물어뜯는 것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짐승 그 자체였다 . 비명 소리와 빨간 피 . 얼마 지나지 않아 정적이 찾아왔다 . 밖은 물어뜯긴 채로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는 좀비들이 점령했다 .   3 일째 되던 날을 떠올리면 몸서리가 쳐진다 . 라면을 끓이기 위해 냄비를 꺼내다가 바닥에 떨어뜨렸다 . 꽈당하는 소리가 나자마자 바깥에서 고함 소리가 들렸다 . 좀비들이 우리집 쪽으로 몰려 들어서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 . 입을 쩌억 벌린 채 당장이라도 아파트 벽을 기어오를 태세였다 . 나는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 그러나 좀비들은 맨손으로 벽을 오를 힘은 없는 듯했고 계단을 이용할 생각도 못하는 듯했다 . 다행이었다 . 그날은 하루 종일 굶었다 .   10 일째가 되던 날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 단지 안으로 자동차가 돌진해 들어왔다 . 빠른 속도로 좀비들을 들이 받았다 . 차에 부딪쳐 나뒹굴던 좀비들은 곧바로 다시 일어나 차를 향해 돌진했다 . 얼마 지나지 않아 차는 좀비 덩어리로 변했고 이어서 문짝이 떨어져 나갔다 . 운전자는 무참히 물어 뜯겼다 . 처참한 비명 소리가 단지 안에 울려 퍼졌다 . 그 장면을 보면서도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 절망스럽다 .   12 일째가 되던 날 물이 떨어졌다 . 아직 먹을 거리가 남아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 남은 식량을 모두 모았다 . 쌀 조금 , 라면 다섯 개 , 과자 3 봉지 , 전투 식량 5 개 그리고 통조림이 있었다 . 물이 끊길 줄...

[186일][07월04일][365매일글쓰기] 하루 2천 단어를 쓰면 3개월에 18만 단어의 책 한권이 된다

[186 일 ][07 월 04 일 ][365 매일글쓰기 ] 하루 2 천 단어를 쓰면 3 개월에 18 만 단어의 책 한권이 된다   나는 매일 원고지 10 매를 목표로 쓴다 . 기분이 좋을 때는 20 매까지도 하려고 노력한다 . 이것을 단어로 환산하면 각각 오백 단어 , 천 단어 정도가 된다 . 글자수로 환산하면 각각 2 천자 , 4 천자이다 .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작가들은 매일 최소 2 천자를 쓴다고 하고 무라카미 하루키는 4 천자를 쓴다고 한다 . 그런데 스티븐 킹은 하루 2 천 단어 , 8 천자를 쓴다고 한다 . 그는 책 한권을 3 개월 내에 완성한다 . 엄청난 양이다 . 스티븐 킹이 하루 쓰는 양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2 배이다 .   나는 하루에 열 페이지씩 쓰는 것을 좋아한다 . 낱말로는 2 천 단어쯤 된다 . 이렇게 3 개월 동안 쓰면 18 만 단어가 되는데 , 그 정도면 책 한권 분량으로는 넉넉한 셈이다 . – “ 유혹하는 글쓰기 ” 187 페이지 , 스티븐 킹 , 김영사   스티븐 킹에 따르면 자기만의 글쓰기 공간 , 즉 집필실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 집필실에는 반드시 문이 딱 한 개 있어야 한다 . 하루에 쓰고자 하는 목표량을 정한 후 , 집필실 문을 닫고 목표량을 달성하기 전에는 절대로 문을 열지 않는다 . 이것을 매일 반복한다 . 어쩌다 하루는 건너 뛸 수 있지만 이틀은 안된다 . 글쓰기 습관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   스티븐 킹의 초기 소설은 이동주택 안의 세탁실이었다고 한다 . 세탁실에서 문을 닫은 채 소설 “ 캐리 ” 와 “ 세일럼스 롯 ” 을 썼다 . 매일 일정시간 동안 글을 쓰면 꿈 속에서도 창작 활동이 이어진다고 하는데 , 나는 이 말에 공감한다 . 때때로 잠을 자면서도 글을 구상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   그러나 나는 스티븐 킹과는 달리 집필실이 따로 없다 . 나는 주로 거실 소파에 앉아 글을 쓴다 . 보통 밤 9 시부터 쓰기 시작하고 , ...

[185일][07월03일][365매일글쓰기] 小知不及大知, 小年不及大年

[185 일 ][07 월 03 일 ][365 매일글쓰기 ] 小知不及大知 , 小年不及大年   小知不及大知 , 小年不及大年 . 작은 지혜는 큰 지혜에 미치지 못하고 , 짧은 수명은 긴 수명에 비치지 못한다 . 朝菌不知晦朔 , 蟪蛄 不知春秋 , 此小年也 . 조균은 한 달의 길이를 알지 못하고 , 혜고는 봄과 가을을 모르니 , 이것이 짧은 수명이다 .   2005 년 구글 어스를 처음 봤을 때가 떠오른다 . 마우스를 움직이면 지구가 회전을 한다 . 지구 위의 한 곳을 찍으면 확대해서 지표면을 상세히 살필 수 있다 . 우리 집을 찾아 보고 , 자주 가던 거리도 가보고 , 세계의 유명한 관광지도 구경했다 . 신세계가 따로 없었다 . 한동안 틈만 나면 구글 어스로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   나는 어렸을 때부터 지도를 좋아했다 . 아버지의 책장에 있는 우리나라 지도를 펼쳐서 도시를 잇는 도로를 찾아보고는 했다 . 운전을 하면서부터는 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지도로 꼼꼼히 살펴 본 다음에 출발했다 . 휴일에도 지도를 들여다보면 상상의 나래를 폈다 . “ 이 거리에는 어떤 사람들이 무엇을 하며 살까 ?”   구글 어스로 인해 나의 세상은 지구 전체로 확장되었다 . 둥근 지구 위 어딘가에 있는 나의 존재는 티끌보다도 작았다 . 티끌보다 작은 나의 생활 터전은 지구 전체에 비교하면 작은 점에 불과하다 . 그 곳에서 는 나는 희노애구애오욕 ( 喜怒哀懼愛惡欲 ) 이 뒤엉킨 삶을 살아간다 . 당시 나는 사무실의 자리 하나를 지키기 위해 온갖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 구글 어스가 나에게 속삭였다 . “ 지구는 이렇게 넓은 데 당신은 왜 그 책상을 벗어나지 못하는가 !” 그랬다 . 굳이 반 평도 안되는 공간을 지키기 위해 아등바등하지 않아도 세계는 넓고 수천수만 가지 기회가 널려 있었다 . 이것이 구글 어스가 나에 준 지혜였다 .   2015 년 영화 < 마션 > 이 개봉되었다 . 이전의 화성...

[184일][07월02일][365매일글쓰기] 반드시 해야 할 두 가지, 많이 읽고 많이 쓰기

[184 일 ][07 월 02 일 ][365 매일글쓰기 ] 반드시 해야 할 두 가지 , 많이 읽고 많이 쓰기   작가가 되고 싶다면 무엇보다 두 가지 일을 반드시 해야 한다 .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다 . 이 두 가지를 슬쩍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 지름길도 없다 . – “ 유혹하는 글쓰기 ” 176 페이지 , 스티븐 킹 , 김영사   책의 중반부에 들어섰다 . 글쓰기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들이 쏟아졌다 . 책에 등장하는 이것저것 모두 다 좋은 내용이었다 . 그 중에서도 많이 읽고 많이 쓰기는 “ 매일 글쓰기 ” 와 연결되기 때문인지 마음이 끌렸다 . 잘 쓴 글은 잘 쓴 글 대로 글쓰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 그렇다고 나쁜 글이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 스티븐 킹은 엉터리 작가의 글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 “ 형편없는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그렇게 쓰지 말아야겠다는 것을 배운다 -177 페이지 ”   백일 글쓰기를 막 시작했을 때 , 내 글은 무척 구렸다 . 그냥 그저 그런 글을 쓰는 그런 나날을 보냈다 . 좀 더 잘 써보기 위해서 ‘ 함께 읽기 ’ 를 시작했다 . 처음에는 하루 20 페이지 읽는 것도 힘겨웠다 . 단상을 쓸 때도 버벅거렸다 . 읽기나 쓰기를 제대로 하고 있기는 한 걸까 ? 매일 의구심이 들었지만 초보자의 열정으로 버텼다 . 함께 글을 쓰던 동료들은 서로를 위로해주었지만 다들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 백일이 다가오자 나를 비롯한 동료들은 결단을 내려야 했다 . 계속 함께 쓸 것인가 ? 새로운 글쓰기 모임에 들어갈 것인가 ?   나는 이곳저곳을 떠돌고 싶었다 . 아직 모든 것이 미숙했기 때문에 정착보다는 유랑을 택했다 . 새로운 모임 , 새로운 책 . 그러나 똑같은 글 . 어찌하여 글에 진보가 없는 걸까 ? 글쓰기를 시작한지 겨우 백일이 지났을 뿐인데 , 왜 좋은 글이 나오지 않느냐고 발을 구르고 있었다 .   두 번째 백일이 되었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