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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일][02월01일][365매일글쓰기] 조지 오웰이 주장한 계급 철폐에 대한 단상


[032][0201][365매일글쓰기] 조지 오웰이 주장한 계급 철폐에 대한 단상

직시해야 할 사실은, 계급 차별을 철폐한다는 것은 자신의 일부를 포기하는 것을 뜻한다는 점이다. 여기 중산층의 전형적인 일원인 내가 있다. 내가 계급 차별을 없애기 바란다고 말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고 행하는 거의 모든 것은 계급 차별의 산물이다. 나의 모든 관념은 어쩔 수 없이중산층의 관념이다. 책과 옷과 음식에 대한 나의 취향, 명예에 대한 나의 감각, 나의 염치, 나의 식사예절, 나의 어투, 나의 억양, 심지어 나의 독특한 몸동작도 전부 특정한 훈육의 산물이며, 사회 위계의 윗부분에 있는 특정한 지위의 산물이다. 이런 사실을 이해할 때, 나는 프롤레타리아의 등을 두드려주며 그가 나와 다를 바 없는 사람이라고 말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이해하게 된다. 그와 정말 밀접한 관계를 맺고 싶다면 단단한 각오가 필요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위건부두로 가는 길> 217페이지, 조지 오웰, 한겨례출판

조지 오웰은 자신을 상류중산층이라고 소개했다(166페이지). 20세기 초 영국의 상류중산층은 연 소득 2천 파운드(2억원)에서 300파운드(3천만원)까지 넓게 분포되어 있었다. 그들은 영국제국이 형성될 때 등장한 공직자, 군인, 전문직으로 식민지에서 지배층로서 활동했다. 영국내에서는 겨우 하인 1~2명을 둘 수 있지만 식민지에서는 영국내 귀족에 버금가는 특권층 생활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들은 식민지 생활을 선호했다. 제국이 쇠퇴기에 접어들자, 상류중산층도 몰락하기 시작했다. 생활 수준이 노동 계급과 같아졌지만, 그들은 여전히 브루주아였다. ‘h’발음을 제대로 할 줄 알고, 교양있는 말투를 사용하며, 양복을 입고, 정찬을 먹는다.

조지 오웰이 희망을 건 사회주의를 영국에 정착시키려면, 계급은 철폐되어야만 한다. 영국내 상류층(귀족)은 물론 중산층까지 지금까지 누리던 사회 특권을 내려놓아야만 노동계급과 수준을 맞출 수 있다. 실제로 이러한 사건은 중국에서 일어났다. 19665월부터 197612월까지 10년 동안 중국공산당은 부르조아계급의 자본주의, 봉건주의, 관료주의 잔재를 청산하기 위해 대대적인 숙청작업에 들어갔다. 이것을 문화대혁명이라 부르며, 무산계급(無産階級, 노동계급)위주의 문화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두었다. 10년간 수 많은 지식인들이 갖가지 죄로 처형되거나 자살하거나 유폐되었다. 10년간 어린이와 청소년에 대한 교육 또한 맥이 끊겼다. 교사들조차도 혁명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지식은 곧 악이라는 인식이 퍼져서 학생들은 책을 읽지도 않았다. 이것이 조지 오웰이 바라던 혁명일까?

영국의 계급철폐를 하루 아침이 이루려는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 20세기초 영국에서는 대부분의 부를 귀족들이 쥐고 있다. 그들은 무자비한 자본가이기도 하고 무능한 정치인이기도 했다. 계급을 철폐하려면 부의 재분배가 필수인데, 조지 오웰이 말하는 사회주의 혁명은 중국에서 일어난 문화대혁명과 같은 수준으로 폭력적이어야만 한다. 이것은 조지 오웰이 말한 자신의 일부를 포기하는수준으로는 절대로 될 수 없다. 자기의 모든 것, 즉 생명을 포기를 각오해야만 가능하다. 따라서 나는 조지 오웰의 사회주의 예찬에 동감할 수 없다.

계급 철폐를 어떻게 이루어야 하는지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0년간 문화대혁명을 한 중국에는 더욱 더 강력해진 이념계급이 들어섰다. 자유민주주의 선봉에 선 미국에서도 을 기준으로 한 계급은 날이 갈수록 더욱 더 굳어가고 있는 중이다. 21세기인 지금도 중국이나 미국이나 조지 오웰이 언급한 중산층노동계급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평등을 최우선으로 하건, 자유를 최우선으로 하건 사정은 매한가지이다.

글자수 : 1410(공백제외)
원고지 : 8.77

#연금술사 #365매일글쓰기 #숭례문학당 #조지오웰 #위건부두로가는길 #계급차별철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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