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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일][01월22일][365매일글쓰기] 사람은 무엇인가


[022][0122][365매일글쓰기] 사람은 무엇인가

내가 쏘지 못한 이유는,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그 바지 때문이었다. 나는 이곳에 파시스트들을 쏘기 위해 왔다. 그러나 바지를 부여잡은 사내는 파시스트가 아니다. 그는 당신과 꼭같은 동료인간일 뿐이었다. 당신도 그를 향해 총을 겨누고 싶지 않을 것이다. – 에세이 <스페인내전을 돌이켜본다> 중에서

스페인 내전이 일어나자, 조지 오웰은 자기 돈을 써가며 스페인 민병대에 입대했다. 파시스트와의 대치 중에 민병대의 비행기가 나타났다. 그러자 파시스트 측의 참호에서 반라의 병사 한 명이 바지를 부여잡고 파시스트 장교에게 뛰어갔다. 조지 오웰은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충분히 그 병사를 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쏘지 않았다. 왜인가?

우리는 끊임없이 피아(彼我)를 가른다. 니편과 내편으로 나뉘어 서로 적대한다. 심지어는 목숨까지 빼앗는다. 내편에게는 한없이 너그럽다. 설령 내편이 잘못이나 죄를 저질러도 눈감아준다. 왜냐하면 내편이니까. 반면에 상대편에게는 잔인하게 군다. 그들의 사소한 잘못조차도 눈감아주지 못하고, 벼랑 끝으로 밀어붙인다. 어느 순간, 내편을 적이라고 느끼게 된다. 언제 그럴까? 내편이라고 생각했던 인간에게 비인간적인 측면을 발견했을 때이다. 가치의 차이가 너무 커서 나와 함께 할 수 없다는 판단이 들면, 더 이상 내편이 아닌 적이 된다. 반대로 적에게서 내편의 향기를 맡을 때도 있다. 언제 그럴까? 적이 인간성을 드러냈을 때이다. 우리는 외적 조건으로 피아를 구분하지만, 진정한 피아는 내적 조건에 의해 자연스럽게 갈리게 된다. 내적 조건의 기준은 바로 인간성이다.

인간됨의 도리를 지키는 나와의 동질감이 느껴지면, 적은 더 이상 적이 아니라 동료로 인식된다. 외적으로는 나라가 달라서, 민족이 달라서, 인종이 달라서, 계급이 달라서 등의 여러 이유로 아군과 적군으로 나뉠 수는 있다. 적군도 나와 같은 인간임을 느끼게 되면, 더 이상 적군을 향해 총을 쏠 수가 없어진다. 반면에 이질감이 느껴지면, 아군이라도 바로 적으로 간주된다. 이러한 동질감과 이질감은 어느 순간 불 붙듯이 느껴진다. 그리고 보통은 서로 익숙해질수록 더 잘 드러난다.

조지 오웰은 죽음이 판 치는 전쟁터 한 가운데에서 적의 병사도 인간임을 알아차린다. 파시스트가 아닌 인간이라는 사실, 이것이 전쟁의 참혹함이다. 인간이 건강하고 멀쩡한 인간을 죽게 한다. 그 반대의 일도 일어난다. 건강하고 멀쩡한 내가 죽게 된다. 조지 오웰은 스페인 내전을 통해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소련 공산주의자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보호하기 위해 혁명을 주도하는 민병대를 모함한다. 결국 스페인 민병대의 혁명은 좌초되고 파시스트가 승리하게 된다. 이것이 현실이었다. 영국의 언론들은 소련 공산주의를 옹호하고 그들의 말을 그대로 보도했다. 결국 스페인 민병대는 안팎으로 적으로 인식되어 어느 날 홀연히 사라지거나 재판도 없이 처형되었다. 이것이 현실이었다. 소련,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의 파시스트들은 가짜뉴스를 만들어 더 나은 삶을 꿈꾸던 민병대를 몰살시켰다. 이것이 현실이었다.

위화는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있는 대학살기념관을 방문했다. 그곳에는 나찌의 학살로부터 유태인을 도와준 비유태인들의 이름이 적힌 기념관도 있었다. 그 수가 약 2만명 정도 되었다. 기념관에는 독일 목사(중국어로 표기된 이름은 马丁 尼莫拉)의 말이 새겨져 있었다.

起初他们追杀共产主义者,我没有说话---因为我不是共产主义者;接着他们追杀犹太人,我没有说话---因为我不是犹太人;后来他们追杀工会成员,我没有说话---因为我不是工会成员;此后他们追杀天主教徒,我没有说话---因为我是新教教徒;最后他们奔我而来,却再也没有人起来为我说话了。처음에 그들(나찌) 공산주의자들을 추격해서 죽였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니까; 이어서 그들은 유태인을 추격해서 죽였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유태인이 아니니까; 그후에 그들은 조합원을 추격해서 죽였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조합원이 아니니까; 이후에 그들은 천주교도들을 추격해서 죽였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신교도이니까; 마침내 그들이 나를 향해 달려왔지만, 아무도 일어나서 나를 위해 말해주지 않았다. - <我只知道人是什么> 2페이지, 위화, 译林出版社

우리는 언제까지 외적조건으로 피아(彼我)를 구분하고, 서로 적대할 것인가?

글자수 : 1785(공백제외)
원고지 : 9.71

#연금술사 #365매일글쓰기 #숭례문학당 #조지오웰 #스페인내전을돌이켜본다 #위화 #人是什么 #사람은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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