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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일][05월12일][365매일글쓰기] 여행을 원한다

[133 일 ][05 월 12 일 ][365 매일글쓰기 ] 여행을 원한다   지친다 . 언제까지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할까 ? 조금 나아지나 싶으면 다시 터지는 집단감염 소식은 이제 그만 듣고 싶다 . 1 월부터 지금까지 4 달이나 지났다 . 극장에서 영화를 본지 4 달이 넘었고 , 대형 쇼핑몰에서 천천히 물건을 구경해 본지도 4 달이 넘었다 . 그동안 가족 식사도 못했다 . 어버이날조차도 . 매일 이 망할 전염병이 사그라들만한 정보를 찾아보지만 , 출구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 이제는 미국발 짜증나는 음모론까지 가세했다 . 서로 싸우지 말고 도와야 이 망할 전염병을 하루 빨리 물리칠 수 있을 텐데 , 한심하기 그지없다 .   코로나 19 의 위험이 사라지고 나면 , 배낭 하나 메고 훌쩍 떠나고 싶다 . 전망 좋은 곳에서 경치를 즐기고 , 소박한 국밥 한 그릇으로 배를 채우고 , 따뜻한 방에서 한 잠자고 일어나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고 싶다 . 기차도 타고 버스도 타고 걷고 싶다 . 마음이 동하면 하루 더 머무르고 , 새로운 목적지가 생기면 지체없이 그곳으로 가는 그런 여행을 원한다 .   아니면 , 외국의 어느 도시에서 한달 살기를 해보고 싶다 . 명승지를 찾기 보다는 그저 그 도시의 일상을 살아보고 싶다 . 그곳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 무엇을 사고 어디를 가는지 ,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 퇴근 후에는 무엇을 하는지 궁금하다 . 나는 이곳 한국에서 가족과 함께 사는 집을 청소하고 , 함께 먹을 음식을 준비하고 , 요즘은 철학 서적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 커다란 팝콘 통을 들고 영화를 보러 간다 . 기념일이면 가족 식사를 하며 서로의 소식을 주고 받는다 .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도 같은 생활을 영위할까 ? 아니면 다를까 ?   굳이 외국이 아니더라도 , 지금 살고 있는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의 한달 살기도 좋다 . 전주 한옥 마을 한복판에서의 한달을 살며 전주 시내를 탐방하고 동네 카페에...

[132일][05월11일][365매일글쓰기] 그날 저녁 나를 지켜준 것은 마스크

[132 일 ][05 월 11 일 ][365 매일글쓰기 ] 그날 저녁 나를 지켜준 것은 마스크   왠지 그 안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 저녁을 포장하러 방문한 식당의 출입구에 서서 나는 망설였다 . 날씨가 무척 좋아서 거리에는 사람이 많았다 . 더워서인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 일일 신규 확진자 수도 확 줄었고 , 곧 있으면 생활방역으로 전환하기 때문인지 분위기가 느슨해졌다 . 저녁을 사러 가는 식당은 시내 한 중심지에 있었는데 , 예전과 달리 거리의 모습은 달라져 있었다 . 마스크 안 쓴 사람들이 떠오르자 엘리베이터도 타기 꺼려졌다 .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바이러스의 공격력은 상승하고 인간의 방어력은 하락한다 . 즉 , 전염병이 전파되기 쉬워진다 .   에스컬레이터로 구불구불 천천히 식당을 향해 갔다 . 식당 앞에 서서 잠시 망설이다 주문을 했다 . 포장이 완료되기까지 15~20 분 걸린다고 했다 . 식당 안에 빈 자리가 있었지만 , 왠지 앉고 싶지 않았다 . 식당 밖에서 기다리겠다고 말해주고는 바로 식당을 나왔다 . 계속 마스크 안 쓴 사람들이 떠올랐다 . 머리 속에서 경고음이 계속 울리는 듯했다 . 나는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 그리고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 그래도 불안했다 . 식당 밖 의자에 앉아 있다가 종업원이 식당밖으로 가지고 나온 포장을 받아 들고 천천히 에스컬러이터를 타고 내려와 집으로 왔다 . 자꾸만 마스크 안 쓴 사람들이 떠올랐다 .     그리고 오늘 우리 마을 확진자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가 전해져 왔다 . 그날 저녁 어쩌면 나는 정확히 일주일 뒤에 확진 판정을 받을 종업원을 마주쳤을지도 모른다 . 뉴스에 따르면 식당 종업원은 그날 새벽에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다고 했다 . 등골이 서늘했다 .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나도 식당가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모두 마스크를 했다는 점이다 .   그렇다 . 마스크는 확실히 나를 ...

[131일][05월10일][365매일글쓰기] 오랫만에 세계 코로나19 현황을 들여다 봤다

[131 일 ][05 월 10 일 ][365 매일글쓰기 ] 오랫만에 세계 코로나 19 현황을 들여다 봤다   그게 4 월 25 일이 마지막이었다 . 그동안 언론에서 미국이 어쩌구 , 일본이 저쩌구 , 영국이 이러쿵 , 싱가포르가 저러쿵 했지만 , 심드렁했다 . 우리 나라에서 우리끼리 그 나라에 대해 떠들어대봤자 아무런 영향력이 없기 때문이었다 . 미국 대통령은 계속 별거 아니라고 하고 일본 총리는 일본이 최고이고 잘 제어하고 있다고 했고 , 영국 총리는 중환자실에서 가까스로 살아나왔지만 달라진 것이 없었고 , 싱가포르는 외국인 노동자를 방치했을 뿐 여전히 방역 최고 국가였다 . 다른 나라에 신경쓰기 보다는 우리 나라가 잘 해내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낫기 때문이었다 . 간혹 한국인들을 열 받게 하는 외국 정부의 언사를 언론들이 전해왔지만 , 외국에서 뭐라하던 언론이 뭐라하던 한국 정부는 일의 경중과 선후를 잘 살펴서 잘 처리할 것이기 때문에 무시했다 .   이태원 클럽 관련하여 확진자가 급증하자 , 문득 외국은 어떻게 되었나 궁금해졌다 . 그래서 사이트에 들어가 데이터를 다운로드 받아서 정리해봤다 . 와 ! 놀랐다 . 미국의 확진자가 134 만명을 넘었고 사망자는 8 만명에 육박했다 . 2017 년 기준 인구수로 봤을 때 , 십만명당 414 명이 코로나 19 에 걸렸고 , 25 명이 사망한 것이다 . 스페인의 수치는 더 높았다 . 미국과 같은 기준으로 563 명이 확진이 되었고 57 명이 사망했다 . 이탈리아의 360 명 , 50 명보다 높다 . 영국도 324 명 , 47 명으로 만만치 않은 수치이다 .   또 다른 이슈로 유명세를 치룬 스웨덴은 어떻게 되었을까 ? 언론에서 그리고 일부집단에서 집단면역 실험을 한다며 부러워했던 스웨덴은 2017 년 기준 인구는 1 천만명이 안되지만 , 5 월 9 일 기준 확진자는 25,921 명이고 사망자는 3220 명이다 . 이것을 인구 십만명당으로 보면 , 262 명이 확진...

[130일][05월09일][365매일글쓰기] 코로나19는 재확산될 것인가

[130 일 ][05 월 09 일 ][365 매일글쓰기 ] 코로나 19 는 재확산될 것인가   5 월 6 일 용인시에서 원인불명의 코로나 19(COVID-19) 확진자 1 명이 나왔다 . 이 환자는 용인 66 번으로 불린다 . 코로나 19 가 국내 지역 발생이 0 명이 되기를 바라고 있던 국내 분위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 2 월 17 일에 확진 판정을 받은 31 번 환자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 용인 66 번은 5 월 1 일 금요일 밤부터 5 월 2 일 토요일 새벽까지 이태원 일대를 방문했는데 , 그가 방문한 장소는 클럽과 주점과 같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었다 . 클럽 한 곳만해도 방문자가 500 여명이었다 . 각 지자체는 곧바로 SNS 와 뉴스로 사실을 전파하고 용인 66 번과 동선이 겹치는 사람들의 자발적인 진단검사를 호소했다 .   이후로 다수의 이태원 클럽 방문자에 대한 진단검사가 실시되었고 , 5 월 7 일 이후로 국내발생 확진자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 5 월 6 일 수요일 1 명을 시작으로 5 월 7 일 목요일 2 명 , 5 월 8 일 금요일 18 명 , 5 월 9 일 토요일인 오늘 15 명 ( 오전까지의 집계 ) 으로 총 36 명이 되었다 . 오늘 오후에도 확진자는 계속 늘고 있다 . [ 차트 1] 4 월 25 일부터 5 월 9 일까지 2 주간 일별 확진자 추이   [ 차트 2] 4 월 25 일부터 5 월 9 일까지 2 주간 지역별 확진자 추이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들은 증상이 발현해도 코로나 19 에 감염된 것을 모르고 외부활동을 계속했다 . 이 때문에 , 그들이 동선은 복잡하고 , 접촉자도 많다 . 가장 큰 문제는 자신과 가장 많이 접촉할 수밖에 없는 가족과 친구에게 자신의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있다는 점이다 . 코로나 19 는 아이러니하게도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을 병들게 한다 . 그리고 그 중에 노약한 사람은 더 심하게 아프게 된다 . 그 와중에 자기 자...

[129일][05월08일][365매일글쓰기] 인재

[129 일 ][05 월 08 일 ][365 매일글쓰기 ] 인재   어느 회사의 한 부문이 증발한 적이 있다 . 오랫동안 특정 기술을 연구해 오던 한 무더기의 사람들이 모두 퇴출당한 것이다 . 아마도 회사의 수장은 그 기술의 실현 가능성을 Zero 로 판단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 아니면 회사 내의 권력다툼 때문일지도 모른다 . 여하튼 이유는 모르지만 결과는 그 업계의 바깥에 있는 나에게도 알려졌다 . 물론 그 회사는 그 특정 기술을 제품으로 만들기도 했었다 . 제품 시판 결과는 참혹했다 . 재고 Zero 라는 일본의 토요타 웨이가 인기를 얻고 있던 시기였기에 , 회사는 그들을 완벽하게 방출해 버렸다 .   그리고 몇 년 후 그 회사는 큰 위기를 맞았다 . 그 회사가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던 그 특정 기술이 보편화된 것이다 . 세계적인 기업들이 인력을 대거 투입해서 핵심 기술을 완성해냈다 . 그래서 하루 아침에 판도는 180 도 달라졌다 . 급변한 기술 및 사업 환경에서 그 회사는 위기에 직면했다 . 그 회사에는 그 특정 기술을 아는 사람이 Zero 였기 때문이다 . 물론 완벽한 Zero 는 아니었다 . 그 특정 기술을 안다는 또 다른 한 무더기의 사람들이 그 회사 내에 있었기 때문이다 . 대체 인력이 있다면 , 그 회사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어야 했다 .   그 업계 바깥에 있던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 왜 그 회사만 그 특정 기술이 적용된 신제품을 만들지 못하고 있을까 ? 그 회사의 경쟁사들이 세계적인 기업이 완성해낸 핵심기술을 이용해서 순식간에 신제품을 출시했는데도 말이다 . 오직 그 회사만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 대체 인력이 있다고 했는데 문제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   이 사건은 마른 수건도 쥐어짜면 물이 나온다는 도요타웨이의 폐해가 드러난 순간이었다 . 탈수가 너무 심해서 동력이 떨어져 버린 것이다 .   < 삼국지 > < 무제기 > 에 따르...

[128일][05월07일][365매일글쓰기] 삼국지 함께 읽기를 포기하다

[128 일 ][05 월 07 일 ][365 매일글쓰기 ] 삼국지 함께 읽기를 포기하다   소설 삼국지는 나의 중학시절을 대표하는 책이다 . 집에서 1 시간 떨어진 학교를 배정받자 엄마는 울었다 . 시내에 있는 그 많은 중학교를 두고 하필이면 멀리 변두리에 위치한 신생학교를 배정받았기 때문이었다 . 긴 시간을 버스를 갈아타가며 통학을 했던 힘든 시절에 나에게 위안을 준 것은 영웅호걸들이 천하제패 ( 天下制覇 ) 하는 이야기였다 . 수많은 사람들이 등장하는 소설 속에서 관우의 멋진 수염을 칭찬하고 공명의 백우선을 탐냈다 . 주유가 피를 토하며 죽을 때는 발을 동동 굴렀다 . 3 년내내 삼국지를 백 번은 읽었던 것 같다 . 중학생의 눈으로 중학생의 마음으로 읽고 또 읽었다 .   중학생 때 읽었던 삼국지는 일본 소설을 번역한 것이었다 . 40 대가 되어 다시 선택한 책은 황석영 작가의 번역본인 창비 출판사의 10 권짜리 삼국지였다 . 혼자 읽어보려 했으나 , 중학 시절 읽었던 책과 도입부부터 달랐고 , 문체도 상당히 달라서 적응이 되지 않았다 . 그래서 책은 몇 년간 먼지 속에 잠겨 있었다 . 숭례문학당에서 삼국지 함께 읽기를 발견했을 때 무척 기뻤다 . 매일 조금씩 함께 읽어나가면 끝까지 읽어낼 수 있기 때문이었다 . 그간 숭례문학당의 읽기 강좌에서 얻는 작은 성공을 믿었다 .   그러나 실패했다 . 나는 삼국지와 함께 이중텐의 < 삼국지 강의 > 도 함께 읽어 나갔다 . 삼국지를 읽으며 사건의 전후맥락을 파악하고 승패의 원인을 생각하려 노력했다 . 등장인물 각각에 조명을 비춰서 그들 각자가 사건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해보려 했다 . 중학시절과 달리 전풍 , 저수 , 순욱 , 가후 , 서서 , 공명 등과 같은 모사들에 저절로 마음이 갔다 . 모사들은 무엇을 보았고 , 어떤 계책을 내어놓았는지를 관찰했다 . 또한 동탁 , 여포 , 원소 , 원술 , 유표와 같은 실패한 인물들을 유심히 살폈다 . 각 인물의 장...

[127일][05월06일][365매일글쓰기] 소심小心

[127 일 ][05 월 06 일 ][365 매일글쓰기 ] 소심小心   최근 몇 년간 시력이 많이 나빠졌다 . 원래는 안경을 쓰지 않아도 다가오는 버스 번호를 식별할 수 있었는데 , 요즘은 알아볼 수가 없다 . 게다가 늦은 밤이 되면 눈이 피로해지면서 책의 글자가 잘 보이지 않는다 . 시력이 나빠지니 , 자신감이 떨어졌다 . 특히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의 불안감은 엄청나다 . 그래서 항상 휴대폰 앱의 도움을 받는다 . 버스나 지하철 도착 알림 서비스는 필수이다 . 도보로 길을 찾아 갈 때도 멀리 있는 간판이 잘 보이지 않으니 길을 찾을 때 더듬더듬거린다 .   시력이 천천히 나빠졌다면 , 천천히 적응했을 것이다 . 그러나 노안이 진행되면서 , 근시까지 함께 나빠지니 적응이 쉽지 않았다 . 결국 나는 소심 ( 小心 ) 해졌다 . 겁이 많아졌다 . 예전에는 훌쩍 낯선 곳으로 떠나고는 했다 . 첫 방문의 흥분으로 심장이 뛰기도 했다 . 시력이 나빠진 후로는 여행처럼 낯선 곳에 가는 것이 부담스럽다 . 눈으로 재빨리 정보를 파악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 정보 파악이 느리면 판단도 느려질 수밖에 없다 . 왜냐하면 입력 (input) 이 늦게 들어오기 때문에 처리능력과 속도가 같더라도 결과 (output) 는 늦게 나오기 때문이다 . 그러니 새로운 정보가 필요 없는 상황을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   이러다가 변화를 두려워하게 되지 않을까 ? 시력 저하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바로 변화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새로운 세대는 끊임없이 등장할 것이고 , 기술도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 사회 또한 급변하고 있다 . 이 와중에 내 자신이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   그래서 내린 오늘의 결론은 검진을 받으러 안과에 가야 겠다이다 . 정확한 시력을 측정하고 시력 보호를 위한 의사의 의견도 듣고 안경도 새로 맞춰야 한다 . 혹시 안과 질환이 있는지도 꼭 확인해 보려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