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일][05월11일][365매일글쓰기] 그날
저녁 나를 지켜준 것은 마스크
왠지 그 안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저녁을 포장하러 방문한 식당의
출입구에 서서 나는 망설였다. 날씨가 무척 좋아서 거리에는 사람이 많았다. 더워서인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도 확 줄었고, 곧 있으면 생활방역으로 전환하기 때문인지 분위기가 느슨해졌다. 저녁을 사러 가는 식당은 시내 한 중심지에 있었는데, 예전과 달리
거리의 모습은 달라져 있었다. 마스크 안 쓴 사람들이 떠오르자 엘리베이터도 타기 꺼려졌다.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바이러스의 공격력은 상승하고 인간의 방어력은 하락한다.
즉, 전염병이 전파되기 쉬워진다.
에스컬레이터로 구불구불 천천히 식당을 향해 갔다. 식당 앞에 서서
잠시 망설이다 주문을 했다. 포장이 완료되기까지 15~20분
걸린다고 했다. 식당 안에 빈 자리가 있었지만, 왠지 앉고
싶지 않았다. 식당 밖에서 기다리겠다고 말해주고는 바로 식당을 나왔다.
계속 마스크 안 쓴 사람들이 떠올랐다. 머리 속에서 경고음이 계속 울리는 듯했다. 나는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그리고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그래도 불안했다. 식당 밖 의자에
앉아 있다가 종업원이 식당밖으로 가지고 나온 포장을 받아 들고 천천히 에스컬러이터를 타고 내려와 집으로 왔다. 자꾸만
마스크 안 쓴 사람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오늘 우리 마을 확진자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가 전해져 왔다. 그날
저녁 어쩌면 나는 정확히 일주일 뒤에 확진 판정을 받을 종업원을 마주쳤을지도 모른다. 뉴스에 따르면
식당 종업원은 그날 새벽에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다고 했다. 등골이 서늘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나도 식당가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모두 마스크를 했다는 점이다.
그렇다. 마스크는 확실히 나를 보호해주었다. 그날 저녁 나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휘둘렀을 칼날을 마스크 방패로
막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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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지 : 4.7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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