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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일][05월06일][365매일글쓰기] 소심小心

[127][0506][365매일글쓰기] 소심小心

 

최근 몇 년간 시력이 많이 나빠졌다. 원래는 안경을 쓰지 않아도 다가오는 버스 번호를 식별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알아볼 수가 없다. 게다가 늦은 밤이 되면 눈이 피로해지면서 책의 글자가 잘 보이지 않는다. 시력이 나빠지니, 자신감이 떨어졌다. 특히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의 불안감은 엄청나다. 그래서 항상 휴대폰 앱의 도움을 받는다. 버스나 지하철 도착 알림 서비스는 필수이다. 도보로 길을 찾아 갈 때도 멀리 있는 간판이 잘 보이지 않으니 길을 찾을 때 더듬더듬거린다.

 

시력이 천천히 나빠졌다면, 천천히 적응했을 것이다. 그러나 노안이 진행되면서, 근시까지 함께 나빠지니 적응이 쉽지 않았다. 결국 나는 소심(小心)해졌다. 겁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훌쩍 낯선 곳으로 떠나고는 했다. 첫 방문의 흥분으로 심장이 뛰기도 했다. 시력이 나빠진 후로는 여행처럼 낯선 곳에 가는 것이 부담스럽다. 눈으로 재빨리 정보를 파악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정보 파악이 느리면 판단도 느려질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입력(input)이 늦게 들어오기 때문에 처리능력과 속도가 같더라도 결과(output)는 늦게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니 새로운 정보가 필요 없는 상황을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다가 변화를 두려워하게 되지 않을까? 시력 저하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바로 변화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세대는 끊임없이 등장할 것이고, 기술도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사회 또한 급변하고 있다. 이 와중에 내 자신이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래서 내린 오늘의 결론은 검진을 받으러 안과에 가야 겠다이다. 정확한 시력을 측정하고 시력 보호를 위한 의사의 의견도 듣고 안경도 새로 맞춰야 한다. 혹시 안과 질환이 있는지도 꼭 확인해 보려 한다. 시야가 뿌예지고 있는데 혹시 백내장은 아닌지 궁금하기도 하고, 휴대폰을 들여다 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어서 황반변성이 있는 것은 아닌지 두렵다. 내일은 오전에 안과로 달려가 검사를 받고 안경점에도 들러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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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지 : 5

 

#연금술사 #365매일글쓰기 #숭례문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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