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일][05월17일][365매일글쓰기] 대나무나 식물 줄기 등을 얽어 만든
바구니에서 시작되다
단어 하나를 오랫동안
들여다보면, 친해지게 된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에 한 귀절인 “자세히
보아야 아름답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가 실감나는 요즘이다. 나는 한자를 잘 모른다. 그래서 중국어 단어를 외우는 데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택한 것은 어려운 한자를 오래오래 쳐다보는 것이다.
사전도 찾아보고, 문헌도 찾아보면서 이해될 때까지 보고 또 보기로 했다. 이 방법은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알아가는 즐거움을 준다.
涌现은 ‘(사람이나 사물이) 대량으로 나타나다’는 뜻이다. 涌은 샘솟을 용으로 湧로도 쓴다. 现은 나타날 현現의 간체자이다. 물이 샘 솟듯이
나타나니 ‘분수처럼 분출된다’는 뜻도 된다. 용涌이 생소했다. 그래서 자세히 들여다 봤다.
涌은 用에서 시작된 글자이다. 用의 한자사전을 보면 여러 뜻이 있다. 그러나 한자 사전은 用을
이해하는 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집에 있는 한자 관련 책들을 뒤적여봤다. 用은 대나무나 나무줄기를 엮어서 만든 격자 무늬의 바구니라고 한다. 요즘
흔히 보이는 라탄 바구니를 떠올리면 된다. 아니면 얇은 대나무를 엮어 만든 바구니 등을 떠올려도 된다. 갑골문에 나타난 用은 아래와 같다.
출처 : 바이두 https://baijiahao.baidu.com/s?id=1661959925960730822&wfr=spider&for=pc
이 글자는 그릇 혹은 도구를 뜻했다. 나중에 의미가 확장되어 도구를
쓰다, 일하다가 되었다. 현재는 쓸 용(用)으로 통용된다. 블로거 중에 대나무로 닭장을 만드는 과정을 올린 사람이
있었다. 블로거가 올린 사진의 대나무가 얽혀있는 모양과 갑골문의 用을 비교해 보면 비슷하다.
(http://cafe.daum.net/farmherb/FFbo/181?svc=cafeapi)
쓸 용(用)에 둥근 바구니의 둥근 주둥이 모양을 추가한 것이 甬이다. 바구니를 둥글게 짜서 안이 비었기 때문에 중간이 빈 대롱을 뜻하는 대롱 동(甬)이 되었다. 나중에 양쪽에 담을 쌓고서는 일부 사람만 다니게 만든
길 용(甬)으로 의미가 확장되었다.
길 용甬에 삼수변(氵)을 추가하면 물이 물길을 통해 솟아오르는
모습인 샘솟을 용(涌)이 된다. 이 글자와 같은 글자로 샘솟을 용(湧)도 있다. 한국에서는 湧이 더 많이 쓰인다. 예를 들면, 물이 솟아져 나오는 용출(湧出),해류의 수직적 순환에 의하여 해저 깊은 곳에서 해수면 부근으로
올라오는 해류인 용승류(湧昇流), 물이 솟아나는 샘인 용천(湧泉), 솟아나는 물인 용수(湧水)가 있다. 샘솟을 용(湧)의 오른쪽에 있는 날랠 용(勇)은
막힘없이(甬) 힘(力)을 쓴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涌보다 湧은 물이 더 힘차게 솟는 모습이다.
다시 중국어 단어인 涌现으로 돌아가 보자. 涌现의 발음은 yǒngxiàn으로 ‘용씨앤’으로 읽다. 涌现은 간체자이므로, 번체자는 湧現이다. 힘찬 기세로 많은 수/량이 나타나는 이미지이다.
배우고(學) 나면(而) 때에 맞춰(時) 익혀야(習)한다. 익힘(習)에는 시간이
걸리고 반복이 필요하다. 배우기만(學) 하면 기억에 남지 않는다. 기억에 남지 않으니 사용할 수 없다. 그러므로 꼭 익히는(習) 과정이
필요하다.
“자세히 보아야 아름답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 나태주
글자수 : 1265자
원고지 : 7.3장
참고문헌 : 문명 도슨트 한자, 전동필, 밥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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