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8일][03월08일][365매일글쓰기] 진도가
밀리다
지난 금요일에 끝나는 읽기 강좌 <조지오웰 전작 읽기>에 집중하느라 지난 주에는 방송대 수업을 듣지 않았다. 그 결과
7%의 진도율을 맞추지 못했다. 나의 현재 진도율은 슬프게도
0%이다. 어제 밤 5과목의
교재를 모두 꺼내서 차례를 살펴보고 교재를 주욱 훑어봤다. 내용이 만만치 않다. 목과 어깨가 굳어졌다. 정말 21세기의
인생은 긴장의 연속이구나!
그런 와중에 읽으려고 쌓아 둔 책들이 나를 유혹한다. 너무 매혹적이서
나의 영혼을 이 책들에게 홀라당 바칠뻔 했다. 한나 아렌트의 정치사상 세트와 서양철학사 세트를 보면서
아쉬움에 한숨을 푹 내쉬었다. <코스모스>, <총, 균, 쇠>를 어루만지며
빨리 읽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 옆에는 중국어 원서 한 무더기가 애교뿜뿜을 한다. 어쩌랴, 시간도 에너지도 한정적인 것을!
오늘은 한 과목이라도 진도율 7%를 맞추기 위해 사이트에 접속했다. 과목 오리엔테이션을 듣고, 본문을 한 번 쭉 보고 대략 번역도 해보고
모르는 단어도 찾아봤다. 왜 이리 새로운지! 중국어와 나는
어색한 사이가 되어버렸다. 다시 친해지려면 관심과 애정을 주어야만 한다. 그런데 문장이 조금만 어려워져도 쩔쩔매게 되어서 나는 여전히 중국어가 두렵다.
특히 외래어, 예를 들어, 나라, 사람, 단체 이름을 마주치면 얼굴 전체가 붉어질 정도로 당황하게
된다. 지그시 노려봐도 정체를 도통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 그저 묵묵히 끝까지 해내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 조선 선비들은 책 한권을 최소 1천 번 읽었다고 한다. 담헌 홍대용선생이 후학들을 위해 쓴 <독서의 방법>에서는 처음 공부하는 사람은 문장을 외울 수밖에 없다고 조언한다. 여러
번 집중해서 소리 내어 읽고 또 읽어서 글의 뜻을 명확히 파악하면서 외운다. 글을 외우고 나면 머리
속에서 글을 자꾸 생각하게 되어 자연스럽게 의문이 생기게 된다. 읽은 글에 대해 질문이 생기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집중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훈련이 필요하다. 글에 의문이 생기면 스스로 생각을 하게 된다. 깊이 사색도 하고
이리저리 연구도 하다 보면 저절로 답을 찾게 마련이다. 그래도 모르겠다면 이때 비로소 다른 사람에게
물어본다. 담헌 홍대용선생은 홀로 충분히 고민해 본 사람이라면 타인에게 질문을 던지고 상대방이 대답을
하는 순간 바로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질문에 대한 탐구의 과정이 충분해서 외부의 조그마한 자극만으로도
톡 터지는 것이다.
집중해서 꼼꼼히 보고 외우는 것. 이것이 내가 외국어를 공부하는 방법이다. 오늘부터 1일이다.
글자수 : 989자(공백제외)
원고지 : 6.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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