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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7일][03월07일][365매일글쓰기] 조지오웰 전작 읽기 끝나다

[067][0307][365매일글쓰기] 조지오웰 전작 읽기 끝나다

금요일 밤 9시에 시작하는 온라인토론 전까지 완독을 하기 위해 열심히 책을 읽었다. 오후가 되자 눈이 침침해지고 시야가 흐릿해졌다. 금요일 자정이 되던 때가 떠오른다. 자정이 되자 휴대폰 대기화면은 금요일을 띄웠다. “, 금요일? 목요일이 아니라구!” 아차 싶었다. 며칠 동안 몸이 좋지 않아서 쉬엄쉬엄 책을 읽었지만, 목요일과 금요일에 좀 더 노력하면 완독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여유롭게 책을 읽고 있던 중이었다. 그런데 목요일이 사라졌다. 어떻게 요일을 착각할 수 있는지 헛웃음이 났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자각이 들자, 눈이 빠져라 책을 읽었다. 새벽 2시가 되자 눈은 읽어도 머리가 받아들이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잠을 잤다.

금요일 아침이 되었다. 눈에 불을 키고 책을 읽었다. 아침을 만들어 남편의 출근을 돕고 나서 또 집중해서 책을 읽었다. 늦잠을 자고 일어난 아이에게 밥을 차려주고 또 책을 읽었다. 읽고 읽고 또 읽다가 60페이지를 남겨두고 지쳐버렸다. 잠시 눈을 붙였는데, 눈을 떠보니 저녁 6시가 되었다. 아이의 저녁을 챙기고 또 책을 읽었다. 머리가 지쳤다고 보이콧을 하기 시작했다. .... 몇 페이지만 더 읽으면 완독인데.....

책을 덮고 발제문을 열고 항목별로 의견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정신없이 작성하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95분이란다. 부랴부랴 단톡방에 들어가보았다. 하룻동안 너무 많이 읽어서인지 단톡방의 글이 잘 읽히지 않는다. 그때그때 나의 의견을 보냈다. 단톡방에서 하는 토론에서는 글쓰기를 할 때보다 더 강한 표현을 쓰게 된다. 온라인 토론이라서 말이 아닌 글로 토론하는데도 글쓰기를 할 때보다는 더 구어에 가까운 표현을 쓰게 되고 더 강한 어조로 쓰게 된다. 그래서인지 온라인 토론하는 재미가 솔솔하다. 쫌 후련하달까.

어쨌든 토론을 무사히 마쳤다. 12번의 토론 중에 2번을 빠졌다. 한 번은 몸이 아파서 할 수 없었고, 또 한 번은 기분이 매우 저조해서 토론에 제대로 참여할 수 없었다. 10번의 토론 중에서 처음 토론을 제외하고는 흥미진진했다. 첫 토론은 준비를 못해서 거의 의견을 말하지 못했지만, 그 외에는 미리 토론 준비를 했다. 그리고 책을 읽는 동안 끌리는 대목에서 글쓰기를 하기도 하고 발제문의 항목으로 글을 쓰기도 했다. 중간에 한나 아렌트에 끌려서 한나 아렌트 정치사상에 대한 입문서를 읽고 글을 쓰기도 했다. 글감이 끊이지 않는 12주였다. 그래서인지 무척 만족스럽고도 행복했다.

한 사람의 글을 집중해서 읽다 보면, 작가를 촘촘히 분석하게 된다. 한 작품만 읽는 경우와는 달리 이런저런 작품을 읽다 보면 연대기별로 작가의 글이 변하는 과정을 관찰하게 되고 작가의 심리나 사상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작품 하나를 읽고나면 그 전 작품들까지 재해석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이래서 그 때 그 작품에서 그런 표현을 했음을 깨닫게 된다. 혹은 작품 간에 동일한 표현을 발견하기도 한다.

당연히 매주 한 권씩 읽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러나 힘든 일을 해내고 나면 성취감이 크다. 그 성취감에 취해서 다음 책을 읽을 힘이 생긴다. 한 주 한 주가 지날 때마다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커진다. 작가를 더 애정하게 되고, 작품을 더 애틋하게 어루만지게 된다. 때로는 작가처럼 쓰고 싶다는 욕망이 불끈 솟아오르기도 한다. 이런 재미에 전작 읽기를 하나보다. 마음 같아서는 이어서 전작 읽기에 도전하고 싶은데, 봄학기가 시작되어서 시간 여유가 많지 않다. 전작 읽기는 여름 방학 때 다시 도전할 생각이다. 정말 행복한 12주였다. 땡큐 <조지오웰 전작 읽기>! 땡큐 김민영 작가님!

<조지오웰 전작 읽기>20191213일부터 시작해서 202036일 종료되었다. 12주간 매주 1권씩, 12권의 책을 읽고 온라인 토론을 했는데, 과정 운영자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끝까지 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운영자는 온라인 토론 하루 혹은 이틀 전에 발제문을 공유했고, 이 발제문은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 주었다.

그 동안 읽은 책은 다음과 같다.
1. 나는 왜 쓰는가, 한겨례출판 : 산문집(난이도 상)
2. 버마시절, 열린책들 : 소설 (난이도 하)
3. 동물농장,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 : 소설 (난이도 하)
4. 1984, 문학동네 : 소설 (난이도 하)
5 조지오웰, 고세훈, 한길사 : 작품 해설서 (난이도 상)
6. 모든 예술은 프로파간다다, 이론과실천 : 산문집(난이도 중)
7. 위건 부두로 가는 길, 한겨례출판 : 르포 (난이도 하)
8. 더 저널리스트, 한빛비즈 : 산문집(난이도 중)
9. 카탈로니아찬가, 민음사 : 자전소설 (난이도 중)
10. 엽란을 날려라, 지만지 : 소설 (난이도 하)
11. 조지오웰 영국식 살인의 쇠퇴, 은행나무 : 산문집(난이도 중)
12. 조지오웰 수정의 야인, 박홍규, 푸른들녙 : 연대기식 작품 해설서(난이도 하)



글자수 : 1825(공백제외)
원고지 : 13

#연금술사 #365매일글쓰기 #숭례문학당 #조지오웰전작읽기 #최고의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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