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044일][02월13일][365매일글쓰기] 특정 작가의 작품만 읽는 전작 읽기는 즐겁다


[044][0213][365매일글쓰기] 특정 작가의 작품만 읽는 전작 읽기는 즐겁다

2019년 하반기에는 <000 30일 읽기>를 하는 재미에 살았다. 매일 20여페이지를 읽고 발췌하고 단상을 쓰고 나면 하루가 보람찼다. 읽었던 책들도 하나같이 마음에 들어서, 한 달간 읽으면서 곱씹고 또 곱씹고는 했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면 책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책 속의 한 문장으로 시작한 생각잇기는 의외의 소득을 가져다 주었다. 예전에 나는 나의 의견을 타인에게 드러내는 것을 무척 어려워했었다. 오랜 동안 노출되어온 외부환경 영향이 컸다. 단상을 쓰다보니, 나의 생각이 나약하거나 어리석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자신감이 붙으니 처음에는 한 단락이었던 단상이 두 단락이 되었다가 세 단락으로 늘어갔다. 생각의 길이가 늘어나서 글 또한 길어지게 되었다. 이 일련의 과정은 생활에 활력을 가져왔다. 글쓰기가 좋아지고 독서에 빠져들게 되었다.

19학년도 2학기 기말고사가 끝나고 처음으로 전작 읽기에 도전했다. 그 동안 매주 한 권씩 읽어낼 자신이 없어서 망설였던 강좌를 눈 꼭 감고 신청했다. 무려 <조지 오웰 전작 읽기>였다. 한 번도 그의 책을 읽어 본적 없었는데, <삶의 격>을 통해서 맛본 소설 <1984>에 호기심이 일었기 때문이다. 첫 주는 무척 힘들었다. 조지 오웰의 산문집 <나는 왜 쓰는가>였는데, 어려운 주제의 글은 이해가 잘 안되었다. 그나마 공감가는 컬럼 하나를 두고 단상을 써봤다. 아는 만큼만이라도 써보려 노력했다. 이런 식을 몇 주가 지내고 나니, 매주 한 권씩 읽는 일에 점차 적응하게 되었다. 작가 한 사람의 글을 집중적으로 읽으면, 작가를 더 잘 이해하게 된다. 작가의 사고 방식을 파악하고 나면 글이 더 재미있어진다. 지금은 9번째 책을 읽고 있는데, 이번 주 내내 기분이 붕붕 뜨고 행복하다. 전작 읽기를 신청한 내 자신을 칭찬해야만 한다.

곧 있으면 20학년도 1학기가 시작된다. 학과 공부와 독서를 병행해 낼 수 있을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최선을 다해서 병행해 볼 생각이다. 이제는 책을 읽지 않거나 글을 쓰지 않는 일상은 재미가 없다. 홀로 읽는 것보다 함께 읽는 것이 훨씬 재미있고 홀로 쓰는 것보다 함께 쓰는 것이 더 든든하다. 홀로 읽고 혼잣말하기보다는 함께 이야기하면 외롭지도 않을뿐더러 다양한 생각 속에 나의 생각을 살짝 얹어 놓는 희열도 있다. 홀로 쓰다 보면 오늘은 그냥 넘어가고 싶은 유혹이 들지만, 함께 쓰면 오늘 꼭 글을 올려야만 하는 책임감이 든다. 간혹 내 글을 읽고 댓글을 달아주면 어깨가 들썩들썩한다.

첫 번째 백일글쓰기를 할 때는 매일 올라오는 모든 글을 읽고 댓글을 달았었다. 함께 글 쓰는 동료들을 응원하기 위해서였다. 서로 댓글을 달고 때로는 댓글 대화도 했었다. 무척 즐거운 경험이었다. 그러나 두 번째 백일글쓰기를 하던 중에 한국 정치가 치열한 대립으로 치닫는 상황이 발생했다. 항상 선거가 다가오면 자극적인 말을 쏟아내고 황당한 일도 일어난다. 그러나 지극히 일반적인 상식에 반하는 일에 순간 욱해 버리고 말았다. 격해진 감정 때문에 댓글을 다는 일이 어려워졌다. 결국 댓글 다는 일을 그만두었다. 거의 매일 일어나는 혐오 발언과 사실 왜곡 때문에, 내 자신이 제대로 알고 있는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진실을 다시 확인하는 나날이 계속되다 보니, 동료들의 글을 읽을 마음의 여유도 잃어버렸다.

지금 읽고 있는 조지 오웰의 <카탈로니아 찬가>에서도 공산당이 자행하는 지독한 사실 왜곡이 기술되어 있다. 조지 오웰은 이상주의자이다. 그는 평등을 추구하는 사회주의 혁명을 이루고자 스페인 내전에 참전했다. 극심한 빈부격차와 상하계급이 없는 이상적인 사회를 꿈꾸었다. 193612월의 바르셀로나에서 조지 오웰은 자신의 이상세계를 발견했고, 스페인 전역을 바르셀로나처럼 만들기 위해 전쟁에 참여했다. 순진한 그가 놓친 것은 정치 상황이었다. 소련은 동맹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유지하기 위해 스페인에서 막 시작된 혁명을 방해하기로 한다. 영국은 이미 스페인에 투자한 철도시스템으로부터의 수익을 지키기 위해 혁명을 외면하기로 한다. 프랑스는 혁명이 두려워 스페인의 혁명을 방해했다. 독일과 이탈리아는 같은 파시스트인 프랑코를 지지했다. 결국 소련의 사주를 받은 공산당에 의해 혁명의 순수한 꿈은 시들어버렸다. 공산당은 지금은 혁명이 중요하지 않다는 주장을 한다. 그리고 전쟁의 프레임을 노동계급을 위한 혁명에서 민주주의를 위한 전쟁으로 바꾸어 버렸다. 그와 더불어 공산당은 민주주의는 자본주의와 한 몸이라는 프로파간다를 전파한다. 유럽의 노동 계급은 민주주의를 위한 전쟁에 등을 돌려버렸고, 결국 스페인의 노동 계급은 버림받고 말았다. 또한 공산당은 진실을 교묘히 왜곡하여 노동계급의 혁명을 파시스트와의 더러운 거래라고 떠들어댔다. 그리고 공산당이 통제하는 언론을 통해 스페인내 여론은 물론 세계 여론까지 호도했다. 결국 스페인내에서도 스페인 노동 계급은 외면받고 말았다. 조지 오웰은 스페인 내전에서 공산당과 파시스트의 전체주의의 진짜 모습을 목격했고, 이후 전체주의의 위협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공산당의 가짜뉴스를 바로잡고 스탈린과 히틀러 만든 전체주의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영국대중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렸다.

조지 오웰의 글을 읽으면서 나의 글을 되돌아 보고는 한다. 그의 치열한 글쓰기와 나의 글쓰기를 비교해보면 쫌 부끄럽다. 조지 오웰은 말했다. “내가 발표한 모든 글들은 사실상 적어도 두 번을 쓴 것들이며, 나의 모든 책들은 세 번씩 썼고, 개별 문장들은 5~10회 다시 쓴 것들이 수두룩하다.” 나는 이제 겨우 270일 동안 글을 썼다. 조지 오웰이 남긴 평론과 칼럼만도 글의 양은 엄청나다. 조지 오웰과 같은 통찰과 글쓰기를 하려면 아직도 걸어가야 할 길이 멀다. 나의 첫 번째 전작 읽기가 조지 오웰의 글인 것을 나는 큰 행운으로 생각한다. 나는 다시 한 번 나로부터의 칭찬을 받아야만 한다.

글자수 : 2201(공백제외)
원고지 : 14.81

#연금술사 #365매일글쓰기 #숭례문학당 #조지오웰 #전작읽기 #카탈로니아찬가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사피엔스 3일차 3 아담과 이브가 보낸 어느 날

사피엔스 3 일차 제 1 부 인지혁명 3 아담과 이브가 보낸 어느 날 (70~101 페이지 ) 2019 년 8 월 5 일 월요일 # 사피엔스 # 함께읽기 # 숭례문학당 # 인지혁명 # 게걸스런유전자 #7 만년전부터 1 만년전까지 # 수렵채집위주생활 # 약 1000 만명인구 ▶ 오늘의 한 문장 현대인의 사회적 , 심리적 특성 중 많은 부분이 이처럼 농경을 시작하기 전의 기나긴 시대에 형성되었다 . 심지어 오늘날에도 우리의 뇌와 마음은 수렵채집 생활에 적응해 있다고 이 분야 학자들은 주장한다 . - 70 페이지

[034일][10월04일] 넷플릭스 크리미널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편

[034 일 ][10 월 04 일 ][백일글쓰기2]  넷플릭스 크리미널 영국 , 독일 , 프랑스 , 스페인편 넷플릭스를 가입하기 전에는 케이블 TV 에서 미드 ( 미국 드라마 ) 를 보고는 했다 . 유명한 미드는 여러 장르가 있는데 , 범죄스릴러 미드가 압도적으로 많다 . 미국의 각종 수사기관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범인을 잡는 장면은 시청자의 속을 후련하게 했다 . 정의가 실현되는 장면은 마치 어릴 적 읽었던 권선징악 ( 勸善懲惡 ) 동화들을 떠올리게 했다 . 비록 드라마이지만 ,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악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이야기에 심리적 위안을 느낀 것이다 . 일종의 카타르시스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