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005일][01일05일][365매일글쓰기] 조지 오웰의 에세이, 나는 왜 쓰는가 Why I Write


[005][0105][365매일글쓰기] 조지 오웰의 에세이, 나는 왜 쓰는가 Why I Write

매일 글쓰기를 하면서, 나는 작가들에게 경외심을 갖게 되었다. 무심코 읽었던 신문기사, 소설, 희곡, 수필 한 편을 쓰기 위해서 작가들이 들인 노력은 나보다 훨씬 밀도있었을 것이다. 그들은 어떤 경로로 작가가 되었을까? 글을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글 솜씨는 타고난 것일까 아니면 훈련에 의한 것일까? 궁금증은 매일 매일 쌓여간다.

조지 오웰의 산문집 <나는 왜 쓰는가>에는 그가 남긴 수백 편의 에세이들 중에서 엄선된 29편의 훌륭한 글이 실려 있다. 산문집의 제목인 <나는 왜 쓰는가 Why I Wirte>1946년에 발표된 에세이로 조지 오웰의 명작으로 꼽힌다. 조지 오웰은 왜 글을 썼을까?

첫째는 순전한 이기심때문이었다. 그는 스스로를 돈에는 관심이 적어도 더 허영심이 많고 자기중심적인 진지한 작가로 정의한다. 남들보다 더 나아 보이고 싶고, 그래서 사람들 입에 회자되어서, 불후의 작가로 남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 어린 시절, 부유한 학생들 사이에 끼인 하위상층중간계급 lower-upper-middle class 학생으로서 받은 수치와 모멸을 앙갚음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글 쓰는 사람 중에 자신이 쓴 글에 대한 자부심이 없는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모든 노력을 기울여 쓴 글에 애착이 없는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더 잘 쓰고 싶은 욕구가 없을 수 있을까?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글을 읽어 주기를 바라지 않을 수 있을까? 나는 단호하게 없다고 말하고 싶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조차도 순전한 이기심에 똘똘 뭉쳐 글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미학적 열정때문이었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운율, 댓구, 미적 표현, 탄탄한 구성, 극적인 전개를 신경 쓴다. 조지 오웰은 어린 시절에 문학작품 속의 단어와 구절로부터 소름끼치는 감동을 받고는 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쉬운 단어와 단순한 문체를 이용해 울림이 있는 글을 보여준다. 그의 첫 소설인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에 어려운 단어는 없다. 복잡한 문장도 없다. 그가 겪은 밑바닥 인생을 그저 담담히 풀어내기만 한다. 독자는 그의 글을 읽으며 한탄하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하며 웃음 짓기도 하고 때로는 주먹을 불끈 쥐고 응원하기도 한다. 첫 소설부터 드러낸 글의 미학은 가난에 찌든 생활 속에서도 반짝반짝 빛나는 인간성이었다. 바로 조지 오웰, 그 자신의 인간성이었다. 인간을 향한 절절한 연민과 냉철한 분석은 조지 오웰의 가슴과 머리였다. 조지 오엘이라는 인간 자체가 아름다웠기에 글도 아름다웠던 것이다.

셋째, ‘역사적 충동때문이었다. 자기 자신이 걸어온 길을 기록하고, 사건의 진상을 밝혀 기록하고, 여러 의견들의 핵심을 요약하고 동기를 꿰뚫어 기록한다. 그리고 그 기록이 묻히지 않고, 후세 사람들에게 읽히기를 바란다. 제국주의 허상, 식민지의 비참함, 가난의 진짜 모습, 따뜻한 인간성, 지식인들의 배신은 조지 오웰이 직접 겪은 일들이다. 날 것 그대로 기록했다. 잘 전달하기 위해 동물을 빗대어 우화하기도 했다. 소련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기초삼아 전체주의가 지배하는 지구의 끔찍한 미래를 그려내기도 했다. 실제로 소설 <1984>에 예언된 137가지 중에서 1971년에는 80가지가 실현되어 있었고, 1978년에는 100가지가 실현되었다고 한다(미국의 미래학자 데이비드 굿맨). 조지 오웰은 미래의 역사까지도 기록했다.
*) 관련자료 : 열린책들 출판사의 <1984> 작품해설

넷째는 정치적 목적때문이었다. 조지 오웰처럼 작가 자신의 삶과 글이 정확히 일치하는 작가는 드물다. 그의 모든 글은 그가 직접 경험한 것이다. 놀랍지 않은가? 식민지 경찰이 되어서 식민지 생활을 경험했고, 영국으로 귀국해서는 작가가 되기 위한 길을 걸었다. 형편없는 수입 때문에 지독한 가난에 시달려야 했다. 초보 작가는 글로 먹고 살기 힘들었기 때문에 저임금의 일자리를 전전했다. 서점 점원으로 일하면서, 사회주의자인 서점 주인의 영향을 받아 노동자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탄광촌의 생활을 경험하며 취재하기도 했다. 스페인 내전에서는 사회주의자들의 편에 서서 함께 싸웠다. 그러나 스페인 내전 중에 그는 자신의 이상이 현실과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순수한 이상은 인간의 탐욕에 물들어 더럽혀져 있었다. 그가 꿈꿨던 이상적인 세상이 절대로 이루어 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래서 사회주의자들을 비판했다. 전체주의를 혐오했다. 독일 나치와 소련 공산당의 야합과 횡포에 분노했다. 그렇게 자신이 인생 경로마다 자신이 경험한 바를 글로 남겼다. 그 때 그 상황에서의 그가 남긴 기록은 21세기인 지금 읽어도 공감이 된다. 조지 오웰의 시선이 적중(的中)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조지 오웰이 지향한 정치적인 글쓰기이다.

모든 작가는 허영심이 많고 이기적이고 게으르며, 글 쓰는 동기의 맨 밑바닥은 미스테리로 남아 있다. 책을 쓴다는 건 고통스러운 병을 오래 앓는 것처럼 끔찍하고 힘겨운 싸움이다. 거역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어떤 귀신에게 끌려다니지 않는 한 절대 할 수 없는 작업이다. 아마 그 귀신은 아기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마구 울어대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본능일 것이다. 그런가 하면 자기만의 개별성을 지우려는 노력을 부단히 하지 않는다면 읽을 만한 글을 절대 쓸 수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좋은 산문은 유리창과 같다. 나는 내가 글을 쓰는 동기들 중에 어떤 게 가장 강한 것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어떤 게 가장 따를 만한 것인지는 안다. 내 작업들을 돌이켜 보건대 내가 맥없는 책들을 쓰고, 현란한 구절이나 의미 없는 문장이나 장식적인 형용사나 허튼소리에 현혹되었을 때는 어김없이 정치적목적이 결여되어 있던 때였다. - <나는 왜 쓰는가> 300페이지, 조지 오웰, 한겨례출판

글자수 : 2188(공백제외)
원고지 : 14.75

#연금술사 #365매일글쓰기 #숭례문학당 #조지오웰 #나는왜쓰는가 #WhyIWrite #하루종일뭘쓸까고민하다가막판에글감을정했다 #아직글이어설프다그래도재미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사피엔스 3일차 3 아담과 이브가 보낸 어느 날

사피엔스 3 일차 제 1 부 인지혁명 3 아담과 이브가 보낸 어느 날 (70~101 페이지 ) 2019 년 8 월 5 일 월요일 # 사피엔스 # 함께읽기 # 숭례문학당 # 인지혁명 # 게걸스런유전자 #7 만년전부터 1 만년전까지 # 수렵채집위주생활 # 약 1000 만명인구 ▶ 오늘의 한 문장 현대인의 사회적 , 심리적 특성 중 많은 부분이 이처럼 농경을 시작하기 전의 기나긴 시대에 형성되었다 . 심지어 오늘날에도 우리의 뇌와 마음은 수렵채집 생활에 적응해 있다고 이 분야 학자들은 주장한다 . - 70 페이지

[034일][10월04일] 넷플릭스 크리미널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편

[034 일 ][10 월 04 일 ][백일글쓰기2]  넷플릭스 크리미널 영국 , 독일 , 프랑스 , 스페인편 넷플릭스를 가입하기 전에는 케이블 TV 에서 미드 ( 미국 드라마 ) 를 보고는 했다 . 유명한 미드는 여러 장르가 있는데 , 범죄스릴러 미드가 압도적으로 많다 . 미국의 각종 수사기관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범인을 잡는 장면은 시청자의 속을 후련하게 했다 . 정의가 실현되는 장면은 마치 어릴 적 읽었던 권선징악 ( 勸善懲惡 ) 동화들을 떠올리게 했다 . 비록 드라마이지만 ,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악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이야기에 심리적 위안을 느낀 것이다 . 일종의 카타르시스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