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일][12월24일][백일글쓰기2] 생소한
온라인 독토
<삶의 격>에서
언급된 <1984>의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어떻게
사람의 정신세계를 완벽하게 파괴할 수 있는지 정말 궁금했었다. 그러던 중에 발견한 <조지 오웰 전작 읽기> 프로그램을 냉큼 신청했다. 매주 1권을 읽어내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었다. 이번 주가 3주차인데,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았다. 산문집에서 소설로 넘어오면서 읽기 훨씬 수월해진 탓도 있다. 조지 오웰은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쉽게 쓰는 작가인 듯하다. 12권을
읽고 난 후에도 같은 평가를 내릴지는 모르지만, 3권째 읽고 있는 현재의 평가는 그러하다.
지금까지 참가한 읽기 프로그램은 발췌와 단상을 단톡방에 올리기만 하면 되었다.
그런데 <조지 오웰 전작 읽기> 매주
금요일 저녁 9시에 온라인 독서토론을 한다. 프로그램 운영자가
미리 올려준 발제문에 맞춰 나의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처음해보는 생소한 방식이라 첫 번째 온라인 독토에서는
얼어붙었다. 두 번째 온라인 독토에서는 미리 나의 의견을 적어서 준비해두었다가 그때 그때 단톡방에 붙여넣기로
올렸다. 의견을 올린 후 이어지는 핑퐁식 토론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단톡방에서
누가 누군지도 모르겠는데 이 사람 저 사람이 대화를 주고받으니 정신이 하나도 없다. 언제 끼어들어야
할 지도 막막했다.
온라인 독토에 대한 나의 첫 인상은 별로였다. 소수의 사람이 참여한다면, 그럭저럭 할 만할 듯하다. 다수가 참여하기에는 공간이 좁다. 여기서 말하는 공간이란 단톡방의 창 크기를 말한다. 한 사람이 말하면
창은 위로 올라가 버리는 구조이기 때문에 여러 사람이 동시에 말하면 대화를 놓치기 일쑤이다. 위로 올라가서
찬찬히 읽다보면 지금하는 이야기를 놓친다. 이래도 저래도 대화의 타이밍을 놓치게 되어 있다.
그래도 재미있는 점은 소수의 적극 토론자들이 벌이는 토론이 볼만 하다는 것이다.
그들은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독서 포인트와 해석을 내놓는다. 나는 말없이 단톡창을 바라보며, “이렇게 생각하는 구나”라든지 “나랑
생각이 같네”라고 중얼거린다. 발췌와 단상을 올리는 것과는
결이 확연히 다르다. 더 많은 단상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또한 1주 1책이라는 구조도
무척 신기하다. 혼자서 하라면 절대로 해내지 못할 일을 함께 읽기 때문에 해낼 수 있었다. 이것이 함께 읽기의 힘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12주
동안 12권의 책을 읽어내다니, 그리고 덤으로 독서 포인트는
물론 책에 대한 완벽한 이해까지 가능하다니, 이보다 좋은 프로그램이 있겠는가?
글자수 : 961자(공백
제외)
원고지 : 6.3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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