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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9일][11월08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중어중문학과의 장점


[069][1108][백일글쓰기2]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중어중문학과의 장점

처음 중국어를 접한 것은 2003년 말이었다. 몇년간 영어 회화 새벽반에 다녔었다. 출근 전에 2시간씩 공부하고 퇴근 후에 2시간씩 복습하는 생활을 수년 간 지속했었다. 유학을 갈 것도 아니고 해외 취업도 할 것도 아니고 이민을 갈 것도 아닌 취미로 수년간 영어에 푹 빠져지낸 세월이었다. 학원에서 공부할 수 있을 때까지 다 하고 나니, 다른 언어를 배우고 싶어졌다. 또 다른 취미를 갖고 싶었다. 스페인어를 배워볼까하고 찾아봤다. 직장 근처 학원에서는 스페인어를 가르치는 곳이 없었다. 죄다 영어 학원뿐이었다. 어쩌다 일본어와 중국어 학원이 보였다. 그 중에서 지하철역과의 접근성이 좋은 학원을 선택했다. 그리하여 중국어 학원에 등록하게 되었다.


처음 배우는 중국어는 신비로웠다. 성조도 재미있었고, 회화도 재미있었다. 집중해서 몇 달을 공부하니, 아주 조금 들리기 시작했고, 아주 조금 쓸 수 있게 되었다. 그러던 중에 결혼을 하게 되었고, 멀리 이사가게 되어 중국어 공부는 그만두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의 중국어 학원과 강사의 수준이 무척 높았었다. 교재도 훌륭했고, 강사는 마치 학교 선생님처럼 체계적으로 잘 가르쳐 주었다. 공부는 그만두었지만, 중국어에 대한 친근함은 유지되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즈음에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 주부가 되었다. 몇년간 멋모르고 바쁘게만 지내다가 아이가 3학년이 되자, 시간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집 근처의 중국어 학원에 등록했다. 10년만에 다시 중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10년전에 열심히 공부했던 것은 깡그리 잊어버렸음을 알게 되었다. 처음부터 다시 공부했다. 중국어는 정말 재미있는 언어이다. 당시 학원 강사는 산동반도에 있는 대학을 갓 졸업한 젊은 사람이었다. 무척 친절했고, 더 잘 가르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던 사람이었다. 한국어가 서툴러서 서로 가르쳐주기도 했다. 그러던 강사가 학원과의 계약기간이 끝나자 중국으로 돌아가버렸다. 중국으로 돌아가자마자 취업을 해서 잘 살고 있다는 소식을 마지막으로 연락은 끊기고 말았다.

친구의 소개로 지금의 중국어 선생님을 만났다. 어순과 어법을 너무나도 쉽게 가르쳐주어서 깜짝 놀랐었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온 후에 한국어도 배울겸해서 한국방송통신대학 중어중문학과를 다녔다고 했다. 그래서 나도 용기를 내어 한국방송대학교의 중어중문학과에 3학년 편입을 했다. 편입할 당시에는 2년동안만 집중적으로 공부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첫 학기를 보내면서 나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중어중문학과는 중국어만을 공부하지 않는다, 한자/한문, 중국어, 중국문학, 중국사회와 문화 등을 배웠다. 중국어 능력 향상을 위해 입학했지만, 중국어보다 다른 분야가 더 재미있었다. 처음에는 한자와 한문에 푹 빠져들었다. 그러다가 중국 사회와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마치 새로운 세계가 열린 것 같았다.

중어중문학과에 편입하게 된 것은 단순히 중국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커리큘럼대로 수업을 듣다 보면, 언어 외에도 중국의 역사, 철학, 문학, 사회현상 등에 대해서도 배우게 된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수업을 듣고 있노라면, 내 자신이 우물 안의 개구리와 같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자각하게 되자 가만 있을 수 없었다. 이런 저런 자료도 찾아서 보게 되었고, 흥미를 끄는 분야의 책들도 읽게 되었다. 비록 인터넷 강의이지만 수업만으로도 큰 자극을 받게 된 것이다. 공부하면 할수록 나의 세계도 커져갔다.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내가 느껴졌다. 이런 것이 삶의 기쁨이지 않을까?

방송대는 누구나 편입학 할 수 있다. 개방대학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졸업하기는 무척 어렵다. 저학년의 공부는 그런대로 쉬운 편이다. 하지만 3학년부터는 어렵다.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따라잡기 힘들다. 그래도 인터넷 강의를 열심히 들으면 해낼 수 있다. 강의 듣는 것 자체만으로도 학습량이 많다보니,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다. 어렵다면, 1학기에 3~4과목만 들어도 된다. 조금씩 전진해도 뭐라 하는 사람 하나 없다. 그저 스스로 즐겁게 공부하면 된다. 만약 혼자 공부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면, 각 지역학습센터의 튜터강의를 신청해서 함께 공부하면 된다. 이외에도 각 학습센터별로 있는 학습동아리에 참여할 수도 있다. 아쉽게도 우리 지역의 튜너강의는 저녁에 있어서 주부인 나는 아이를 돌봐야 해서 참여해보지 못했다. 학습 동아리도 모이는 시간이 주말이어서 같은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다.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은 그들만의 끈끈한 동지애가 보인다. 서로 격려하고 챙긴다. 쫌 부럽다.

내년까지 중어중문학과의 전공과목을 모두 들어 볼 생각이다. 내년에 중국어 공부가 일단락이 되면, 다른 학과에 다시 입학해보려 한다. 관심이 가는 학과가 여럿이라서 그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어떤 학과를 선택하게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관심 학과를 탐색하는 것조차도 즐겁다. 한국방송통신대학에서 배우면서 나는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다시 시작했다. 배움을 통해 기회를 엿본다.

글자수 : 1910(공백제외)
원고지 :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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