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일][10월09일][백일글쓰기2] 기다림
주역은 자연과 인생의 변화를 기술한 책이다. 예를 들면 기다릴
때는 저 멀리서부터 점점 더 가까워지면서 기다리는데, 각 기다림에도 방법이 있다. 멀리 있을 때는 무리해서 나아가지 않는다. 중간 즈음에서의 기다릴
때에는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상대방으로부터 공격을 받아서 손실이 있더라도 냉정함을 잃지 않고 조급해하지
말아야 한다. 가까이 다가섰을 때에는 상대방이 나에게 항복할 것이지만,
그렇다고 자만해져서는 안된다. 아직도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조심하며
정도를 지켜야 한다. 그리고 기다림이 끝났을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목적을
달성했다고 마음을 놓고 방만하게 즐겨서는 안된다. 항상 자신을 낮추어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읽고 나와 주변의 생활에 대입해보는 즐거움이 컸다. 주역으로
지적 유희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 [017일][09월17일] 재미있는 주역강의를 나에게 상으로 주다 中에서
나는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태가 언제 끝날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어떤 결과로 갈지는 확신할 수 있다. 실행하는
사람의 의지가 확고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의 의지도 확고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기다림은 어디 즈음일까? 수괘(需卦)의 육사효(六四爻, 육六은 음陰을 뜻한다) 즈음이 아닐까? 일은 이미 구삼효(九三爻, 구九는
양陽을 뜻한다)의 단계를 지났다. 구삼효에서는 물을 건너
물가의 진흙 위에 서서 도적을 이 다가오는 낌새를 느끼는 단계이다. 이번 사태는 도적에 대해 경계하고
대비하는 단계를 이미 지났다. 육사효는 위험과 어려움 속에서 상처를 입어 피를 흘리고 있는 단계이다. 고난에 들어선 것이다. 이번 사태는 고난의 한 중간을 지나고 있기
때문에 육사효의 단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단계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은 이치에 따르는 것이다. 이치에 따라 때를 기다리며 때에 맞추어 위험과 어려움을 헤쳐나가야만 한다. 이치에
따른다 함은 상대방과 쓸데없이 다투거나 경쟁하지 않고, 흐름에 순응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유순하게 때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육사효(六四爻) 다음은
구오효(九五爻)인데, 원래
양의 자리인데 양이 왔으니 명분과 지위를 얻은 자리이다. 따라서 구요효 단계가 되면, 기다림이 끝나게 된다. 지금의 기다림도 곧 끝난다는 의미이다.
변화를 이야기하는 주역을 점만 치는 책으로 보면 정말 재미없는 텍스트일 것이다.
앞에서 실제의 일(사건)에 적용해 보면, 일의 변화를 읽을 수 있으니 괘(卦) 하나만 알아도 재미있는 텍스트가 된다. 64괘를 다 알지 못해도, 공부해둔 몇 개의 괘를 두고 사색을 해도 충분하다. 물론 64괘를 모두 다 알면 더 다양한 변화를 읽을 수 있겠지만!
글자수 : 1023자(글자수)
원고지 : 6.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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