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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8일][10월28일] 출석수업에서 듣기연습의 기본 공부법을 배우다


[058][1028][백일글쓰기2] 출석수업에서  듣기연습의 기본 공부법을 배우다

오늘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중어중문학과 3학년 과목 출석수업이 있었다. 나는 이번 학기에 3학년 과정 중에서 2개 과목을 듣는다. 오늘과 내일, 이틀에 걸쳐 과목당 6시간의 수업을 들어야 한다. 출석수업을 듣지 않는다면 출석수업대체시험을 보면 된다. 이동하는 불편함을 무릅쓰고 과목당 6시간을 투자하는 출석수업을 듣는 이유는 해당 과목의 공부법을 파악하기 위해서이다. 교재해설을 중심으로 하는 인터넷 강의와는 달리, 출석수업에서 만난 교수님들은 중국어 공부 팁을 알려주시고는 했다. 오늘도 물론 그러했다.


오늘 수업은 오후 1시부터 시작되었다. 집 가까운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목동에 있는 남부학습센터까지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송내역(부천) 인근에서 양천구청(목동)까지는 버스 한 번으로 30분이내로 도착한다.  남부학습센터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목동의 외곽에 있기 때문에 녹색 버스를 타고 약 10분 더 가야했다. 집안 일을 후다닥하고 버스를 타고 이동하느라 점심을 먹지 못해서 편의점 삼각김밥으로 간단하게 때우고 허겁지겁 계단을 뛰어올라 강의실로 갔다. 강의실 문을 열고 들어가서 바로 보이는 맨 앞자리에 앉았다. 교재와 필통을 꺼내고 겨우 교수님을 보았다. 어째 낯이 익었다. 가만히 보니, 중국어듣기연습2를 강의하는 교수님이었다. 인강에서는 짧은 커트 머리였는데, 오늘은 귀밑까지 오는 머리였다. 인강에서는 정장 차림이었는데 오늘은 비즈니스 캐주얼이었다. 인강에서는 진한 화장이었는데, 오늘은 옅은 화장이었다. 인강에서의 강렬한 모습과는 다른 온화하고 부드러운 모습에 첫눈에 알아채지 못한 것이다. 교수님의 정체를 알아차린 순간, 긴장으로 몸이 굳었다. 그러나 곧 매일 만나는 선생님처럼 친근하게 진행된 강의로 인해 저절로 몸이 이완되었다. 즐거운 3시간을 보냈다.

중국어듣기연습2 1~5강까지 공부를 하면서 느낀 점은 잘 들리는 부분은 무척 잘 들리는데 안 들리는 부분은 여러 번 반복해서 들어도 여전히 안 들린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과목의 진도는 다른 과목보다 늦다. 나의 생각에 이 과목은 각 과의 텍스트를 몽땅 암기해야만 할 것 같았다. 하지만 암기도 쉽지 않았다. 새로운 단어들을 자꾸만 잊어버리기 때문이었다. 나는 좌절감을 느끼고 있었다.

교수님은 듣기가 가장 어렵고 오래 걸리는 능력이라고 하셨다. 듣기 실력을 높이려면, 많이 들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나는 영어 공부를 할 때 문장 외우기를 많이 했었다. 회화 테이프 전체를 통으로 외우면 문장을 바로바로 꺼내서 대화와 작문을 할 수 있다. 그래서 동일한 방법으로 중국어를 공부했다. 무엇이 문제인지 영어와 동일한 효과를 보지는 못했었다. 왜 그랬을까? 오늘에야 비로소 그 이유를 알았다.

중국어는 한자(漢字)로 이루어진 고립어이다. 한자 하나하나는 고유한 의미와 발음을 갖는다. 따라서 각 글자가 갖는 뜻과 발음은 무척 중요하다. 새로운 단어를 만났을 때 단어 단위로 혹은 구 단위, 문장 단위로 외우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그 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었다. 단어가 아닌 글자 단위로 외우는 작업이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이 내가 빠뜨린 중요한 단계였다. 하나의 글자가 어떤 발음을 가지고 있고 그 뜻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알아야만, 글자와 글자의 조합인 단어의 발음과 뜻도 명확히 알 수 있다. 글자에 대한 지식 없이 단어만 외우게 되면 마치 불투명창을 통해 바깥풍경을 보는 것과 같다. 이것이 바로 단어가 잘 외워지지도 않았고, 반복해서 들어도 들리지 않았던 이유였다.

교수님은 글자를 보고 듣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그래서 오늘 공부의 시작은 1) 각각의 글자의 발음과 성조를 먼저 읽고, 2) 각 글자의 한자를 보고 3) 그 뜻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A) 각 글자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단어의 발음과 성조를 먼저 읽고 B) 단어의 한자를 보고 3) 그 단어의 의미를 파악했다. 이 두 단계를 거치고 나니, 문장이 더 잘 들리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아무리 들어도 안 들리던 부분까지 들을 수 있었다.

공부의 효과를 높이려면 의미 있는 구() 혹은 문장을 통째로 외워야만 한다. 교수님의 외우기는 무척 특이했다. 우선 문장의 1) 발음과 성조만 보고 읽는다. 2) 발음과 성조만으로 유추해서 문장을 분석하고 해석해본다. 3) 그 다음 한자로 이루어진 문장을 보고 읽으면서 해석한다. 4) 한국어 번역된 문장을 보고 중국어 문장을 떠올리며 중국어로 말해본다. 4개의 단계를 거치면 한국어와 중국어의 차이를 명확히 인지할 수 있게 된다. 중국어로 말하거나 듣거나 쓸 때 바로바로 중국어 구()나 문장이 튀어나오게 할 수 있다.

그 동안 나는 1) 새로운 단어의 발음과 성조와 뜻을 찾아 익히고 2) 한자로 된 문장을 읽으면서 분석하고 해석했다. 3) 문장을 통채로 외우기 위해 여러 번 반복해서 듣고 읽었었다. 이러한 나의 방법은 기초 없이 집을 짓은 것과 같았다.

이제부터는 다음과 같이 공부하려고 한다. 1) 새로운 단어의 각 글자의 발음, 성조와 뜻을 파악하고 익힌다. 2) 글자의 조합으로서의 단어의 발음 성조와 뜻을 파악하고 익힌다. 되도록이면 예문을 외운다. 3) 문장의 발음과 성조만을 보고 읽으며 한자로 구성된 원문을 유추해본다. 유추한 원문을 근거로 해석을 해본다. 4) 한자로 구성된 원문을 보며 읽고 해석한다. 이때 술술 읽히지 않는다면 반복해서 될 때까지 읽는다. 4) 한국어로 번역된 문장을 보면서 중국어 원문을 상기해서 중국어로 말해본다. 이 방법은 많은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하지만,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 노력한 만큼, 시간을 들인만큼 그대로 돌려받을 뿐이다.

교수님, 오늘 중국어 공부의 기초와 비법을 알려주셔서 무척 감사합니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는 진정한 평생교육대학임을 오늘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글자수 : 2200(공백제외)
원고지 : 14.8

#연금술사 #백일글쓰기 #숭례문학당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중국어듣기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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