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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일][04월11일][365매일글쓰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끝나다

[102][0411][365매일글쓰기] 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끝나다

 

2020415일 수요일은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선거 5일전부터 금토 이틀 간 사전 투표를 할 수 있는데, 지역에 상관없이 사전투표소만 가면 투표를 할 수 있어서 직장인들에게 특히나 인기가 많았다. 출근 전 혹은 점심 시간을 틈타 얼른 투표하고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직장인이 아니다. 남편은 이른 아침 출근길에 사전투표를 했다고 했다. 나는 점심을 먹은 후 느긋하게 집 근처의 사전투표소로 걸어갔다.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천천히 걸어 갔다.

 

이전까지의 사전투표소는 항상 사람이 없어서 도착하자마자 바로 투표를 하고 나올 수 있어서 선거 당일보다 신속하게 투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룰루랄라 발걸음도 가볍게 사전투표소가 있는 건물 정문으로 들어섰다. 사전투표소는 이 건물의 2층에 있었다. 유리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2층에 수많은 사람들의 상체가 보였기 때문이었다. 설마? 계단을 이용해서 2층에 도착했다. 계단을 빠져 나오자마자 누군가 체온을 잰다. 2층 홀이 웅성거린다. 뭐지? 순간 당황했다. 갑작스런 체온 체크에 지그재그로 줄을 선 사람들에 놀랐다.

 

2층으로 갈 수 있는 두 곳에 각각 발열체크하는 선관위 직원들이 서있었다. 줄을 서기 전에 발열체크를 해서 열이 없는 사람만 줄을 서게 했다. 관외 투표소에는 줄이 없었지만, 관내 투표소 줄은 매우 길었다. 줄 끝에 섰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슬금슬금 앞으로 전진하고 있었다. 가족단위로 나온 사람들은 가족끼리 뭉쳐있었다. 물론 다들 마스크는 착용한 채였다. 한참을 앞으로 이동했다. 갑자기 한 사람이 다가와 일회용 비닐 장갑을 나누어주었다. 미리 비닐 장갑을 끼고 신분증을 손에 들고 또 슬금슬금 앞으로 전진했다. 상황이 좀 웃프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비닐 장감을 끼고 앞 사람과 거리를 벌린 채 슬금슬금 걷는 나의 모습이 상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관내투표소 앞에 도착했다. 선관위 직원이 문 바로 앞에서 지키고 서서 한 사람씩 테이블 번호를 일러주며 들어가게 했다. 예전의 투표소는 선거명부를 확인하는 사람이 있고 그 옆에 투표용지를 주는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한 사람이 선거명부 확인과 투표용지 주는 일을 함께 하고 있었다. 선관위 직원은 내게 신분증을 달라고 했다. 신분증을 건네자, 마스크를 벗어달라고 한다. 마스크를 벗었다. 신분증의 사진과 얼굴을 비교하더니 신분증을 기계에 넣었다. 그러더니 우리집 주소를 부른다. “, 맞아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투표용지 드릴께요.” , 즉석으로 투표용지가 인쇄되어 나온다. 인쇄 속도가 무척 빨랐다. 나는 그 속도감에 기가 질렸다. 신분증을 넣자마자 주소를 확인하더니 곧바로 투표 용지 2장이 토해져 나왔다.

 

걸어서 바로 앞의 기표소로 들어갔다. 역시 비례대표 투표용지는 길었다. 위에서 아래로 한참을 훝어내려가야만 했다. 그래도 지방선거보다는 단촐해서 좋았다. 도장을 딱 두 번만 찍으면 되지 않은가! 도장을 두 번 콕콕 찍고 투표용지를 둘둘 말아서 투표함에 쏙 집어넣었다. 투표소를 나오며 보니, 줄은 처음과 동일한 길이였고, 사람들은 계속 계단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사전투표소 건물 1층에 있는 카페로 갔다. 커피 한 잔을 사먹고 싶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당분간 문을 닫는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아쉬웠다. 다시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천천히 걸어서 집을 향해 걸었다. 중간에 벤치에 앉아 풍경도 바라보고 하늘도 올려다 보았다. 완연한 봄이다. 이왕 나온 김에 동네 카페를 들르기로 했다. 몇 개월만에 들어간 카페에는 딱 한 테이블만 손님이 앉아 있었다. 아이스 음료를 주문하고 안락한 의자에 앉아서 책을 읽었다. 주인장이 직접 만든 생크림 케이크를 먹고 싶었지만 점심을 먹은지 얼마 안되어서 그만두었다. 한 챕터를 읽은 후 일어나서 아이에게 가져다 줄 아이스 음료를 하나 포장해서 포근한 햇살을 헤치며 집으로 갔다. 아이도 몇 개월 만에 맛보는 동네 카페 음료를 마시며 좋아했다.

 

그날 저녁 나는 사전투표 전국 현황을 분석해봤다. 20대 국회의원 선거때보다 2배 많은 사람들이 첫날 사전투표를 했다. 19대 대통령 선거때보다는 조금 낮은 사전투표율을 보였다. 7회 지방선거 때보다도 훨씬 높았다. 그런데 우리 동네 사전투표율이 다른 동네보다 낮았다. 왜 그럴까? 사전투표통계에는 동별, 연령별, 성별 통계가 제공되지 않는다. 좀 더 분석해보고 싶어도 데이터가 없어서 더 할 수 없었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분석을 종료했다. 1일차 최종 사전투표율은 12.14%이었다.

 

토요일인 오늘은 아침부터 사전투표 뉴스가 이곳저곳에서 화제였다. 오후 6시가 되었지만, 6시 통계는 나오지 않았다. 6시까지 사전투표소에 도착한 사람들이 모두 투표를 마치면 통계가 나올 듯했다. 느긋하게 밤 8시 즈음에 통계 사이트를 접속했다. 이번 사전 투표를 아래와 같이 정리해 봤다.

 


[차트] 시간대별 사전투표율 추이

 


[차트] 전국 광역자치단체별 최종 사전투표율(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율로 내림차순 정렬)

 

글자수 : 1951(공백제외)

원고지 : 1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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