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1일][03월21일][365매일글쓰기] 불면
어느 날 늦은 오후에 마신 커피 한 잔이 시작이었다. 그날 새벽 네다섯시까지
눈만 꿈뻑꿈뻑했다. 머리는 멍한데 잘 수 없게 되었다. 수년
전 겪었던 바로 그 불면이었다. 보통 불면은 마음이 안정되어 있지 않을 때 온다. 그동안 독서에 몰입했던 마음이 새로운 몰입 대상을 찾고 있어서 그럴 수도 있다. 코로나19(COVID-19)가 종식될 듯해서 안심하고 있다가 갑자기
등장한 31번 환자와 그 이후의 사태로 인해 낙담해서 그럴지도 모른다.
코로나19로 세계적인 위기가 닥친 상황에서 다들 함께 극복하자고 한 목소리 내는 이 와중에
삐딱선을 탄 사람들로 인해 욱해서 그럴지도 모른다. 코로나19로
인해 바깥에 나가지 못해서 그럴지도 모른다. 어쨌든 나는 불면의 밤들을 보낸다.
아이가 그랬다. 누워서 눈을 감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면 마음이
가라앉게 되어서 잠이 온다고. 애야, 엄마의 머리 속에는
뭐가 그리 많은지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을 수가 없단다. 눈만 감으면 온갖 생각들이 팝콘 튀듯이 팡팡
튄다. 그러니 마음이 널뛰기만 하는구나.
밤에는 자고 아침에는 일어나서 낮 동안 활동을 해야 한다. 일상을
잘 지켜야 건강한 몸을 유지하고 마음이 안정된다. 옛 사람들의 마음 공부는 항상 일상을 충실히 지키는
것으로 시작했다. 일상이 흐트러지면 마음 또한 흐트러지게 마련이다. 불면이
개선되지 않고 심해지는 이유는 일상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일상을 되찾으려고 핸드폰에 건강관리 앱을 설치했다. 체지방계로 측정해
본 결 최소 10키로그램은 감량해야만 한다. 한 때 열심히
걸어 다녔고, 감량 목표치에 근접했던 적이 있다. 그 때는
걸음이 너무 가뿐해서 뛰고 싶었다.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서 앱에 운동 목표량을 설정했다. 어제와 오늘 목표 미달이다. 나에게 실망했다.
매일 글쓰기를 하는 것처럼 매일 일상을 기록하면 일상복귀가 가능할까? 언제
잠에서 깨었는지,하루 세끼는 먹었는지, 운동은 어느 정도
했는지, 독서는 얼마나 했는지, 공부는 얼마만큼 했는지, 잠이 든 시간은 언제인지를 글쓰기와 결합시켜버리면 잘 될까? 그냥
해 보련다.
오늘의 기록 : 2020년 3월
21일 토요일, 새벽 3시에
잠이 들어 오전 9시즈음에 일어났다. 하루 세끼를 먹었다. 겨우 1111걸음 걸었다. 한나
아렌트 <인간의 조건>101~108페이지를 읽었다. 중국어듣기연습1 강의 1개를
들었다.
글자수 : 904자(공백제외)
원고지 : 6장
#연금술사 #365매일글쓰기
#숭례문학당 #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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