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5일][03월05일][365매일글쓰기] 마스크
처음 국내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약국에 갔었다. 작은 약국 한 켠에 일회용 마스크 봉지 몇 개가 걸려있었다. 가격은
3천원. 그때는 집에 황사 마스크가 몇 개 있었기에 일회용
마스크를 살 필요가 없었다. 게다가 마스크를 자주 사지 않았었기에 3천원이
비싼지 싼지 알 수 없었다. 그저 일회용 마스크 3개에 3천원이구나 했다.
2주후 다시 약국에 갔다. 카운터에
마스크, 손소독제, 소독용 알콜은 모두 품절이고 언제 들어올지
모른다는 게시물이 붙어있었다. 할머니 한 분이 마스크가 있던 곳에서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흰색의 무언가를 들고 카운터에 가셔서 “이거 마스크인가?”라고 물었다. 아쉽게도 그것은 마스크가 아닌 범위가 넓은 상처에
붙이는 천 밴드였다. 그 밴드 위에 천 마스크가 몇 개 걸려 있었다.
가격은 2천원. 나는 색깔별로 각 하나씩 총 3개를 샀다.
나는 일회용 마스크를 쓰고 걸으면 숨이 차서 헥헥거리고는 했다. 겨울이라
비염이 있어서 더 그랬거나 아니면 심리적인 이유일 수 있었다. 어쨌든 일회용 마스크를 오래 쓰고 있기가
무척 힘들었다. 집에 와서 천마스크의 비닐 포장을 뜯고 써봤다. 일회용
마스크와 달리 보드랍다. 얼굴에 딱 달라붙는다. 숨 쉬기
편했다. 하루 종일 쓰고 있어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편했다. 일회용
마스크가 몇 개 남아있었지만, 천마스크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남편이 천마스크를 보더니 그 중에서 가장 무난한 색을 골라 쓰고 출근했다. 그리고는
내가 산 천마스크보다 더 근사해 보이는 천마스크를 몇 장 더 사서 가져왔다. 매일 아침마다 하나씩 쓰고
나가면 나는 사용한 마스크를 손빨래해서 건조대에 널어 말렸다. 이제 마스크 걱정은 끝이다.
남편은 코로나19 현장을 하루 종일 누비고 다닌다. 누구보다 마스크 물량 수급과 문제점을 잘 알고 있는 사람 중에 하나이다. 그런
남편이 천마스크를 쓴지 벌써 일주일이 넘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일회용 마스크를 사지못해 발을 동동
구른다. 단지상가의 빵집 여사장님도 일회용 마스크가 없어서 구하지 못했다고 하소연하신다. 우리는 카운터를 사이에 두고 서서 마스크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하루
종일 손님을 응대해야해서 천마스크를 사용하기 꺼려진다는 말에 수긍이 갔다. 예전에는 30개를 3만원에 샀는데, 이제는
5개를 3만원이라고 한다.
<허생전>의 허생보다 지독하다. 허생은
민생에 영향을 주지 않는 품목-대추, 곶감 등-만을 매점매석했다. 그런데 마스크는 민생과 밀접한 품목이다. 꼭 그렇게 해서라도 돈을 벌고 싶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장가도
올랐을까? 지자체는 여전히 공장도가로 구매한다고 하던데...
어쨌든 우리 가족은 천마스크로 버티기로 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미세 침방울의 크기가 미세먼지보다는 클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냥 나의 뇌피셜이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하면 전염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다. 예를 들어 12번 환자의 경우는 자신이 감염된지도 모른 채 약 2주간 여러 곳을
방문했지만, 계속 마스크를 착용한 덕분에 밀접접촉자 수백명 중에 부인을 제외하고는 단 한 명도 감염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때만 해도 대중들에게 코로나19의 위험성이
인지되지 않아서 마스크 착용율이 절반도 안될 때였다.
일회용 마스크의 일일 생산량과 인구수를 대비해봐도 일회용 마스크를 매일 하나씩 사용하기는 어렵다. 만약 코로나19가 한국에 국한된 감염이라면 수입하면 된다. 그러나 ...... 이미 코로나19는
전세계에 퍼져 있다. 그 이야기는 일회용 마스크의 수요가 한꺼번에 치솟았다는 뜻이다. “이 없으면
잇몸으로” 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KF94, KF80 마스크가
없으면 부직포 마스크라도 써야 하듯이, 일회용 마스크가 부족하면 꼭 필요한 사람에게 양보하고 천마스크를
쓸 수밖에 없지 않을까? 아니면 한 때 중국에 등장했듯이 투명 비닐 봉지라도 쓰고 다녀야 할까? 어려울수록 서로 도와야 고비를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글자수 : 1478자(공백제외)
원고지 : 9.67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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