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6일][02월25일][365매일글쓰기] 얼터드
카본 Altered Carbon
이 드라마는 넷플릭스에서 자체 제작한 공상과학 드라마로 1년 전에
공개되었다. 나는 어제 오늘, 이틀에 걸쳐 시즌 1을 몰아봤다. 말 그대로 인간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이야기인데도 왠지
현실감이 있다. 곧 우리 인류에게 닥칠 과학 대혁명의 결과물을 미리 본 듯했다
얼터드 카본 Altered Cabon는 몸을 바꾸어가며 사는 삶을
뜻한다. 이렇게 표현해 놓고 보니, 불교의 윤회사상이 떠오른다. 생명체가 죽으면, 영혼이 다른 몸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그 윤회말이다. 실은 부처는 윤회를 말한 적이 없다. 불교가 토속화하는 과정에서
인도의 토속 신앙과 결합하면 윤회라는 개념이 추가되었다고 한다. 티벳 불교에는 윤회 사상이 강하게 침투되어
있는데, 티벳의 경우는 조금 황당한 이유로 윤회가 도입되었다. 상세한
내용은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 속의 <십륜포찰>에 기술되어 있다. 어쨌든 종교가 윤회를 말하는 이유는 현재의 삶에서 착하게 살라는 것이다. 그래야
다시 태어날 때 뱀, 개구리, 개 등의 동물이 아닌 인간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으니까.
그러나 드라마에서의 얼터드 카본은 “경험하고 싶은 것은 많은 데 인간의
생명이 턱없이 짧아서, 몸을 바꾸어 가며 생명을 연장하고 싶은 욕망”에서
시작된다. 와, 정말 공감되는 욕망이다. 기술을 계속 발전하고 하고 싶은 것은 많은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이것저것
다 하기에는 시간이 짧다는 것을 통감하게 된다. 그래서 ‘선택과
집중’하라고들 한다. 다 할 수 없으니 하나만 선택해서 잘하라는
것이다. 여기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 미래의 사람들이 인간의 몸에 작은 디스크를 삽입하여, 인간의 의식을 그 곳에 실시간으로 저장하게 한다. 신체가 죽더라도
이 작은 디스크만 있으면 다른 몸에서 삶을 이어 갈 수 있다.
자, 이제 무엇이 문제가 될까? 태어날
때 가지고 있던 몸이 노화, 병, 사고 등으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면, 다른 몸을 사야만 한다. 그렇다. ‘돈’이 문제이다. 돈이
많을 수록 더 좋은 육체를 살 수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돈이 많으면 자기 자신의 전성기 시기의 신체를
복제해서 영원한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 여기에는 수많은 기술이 필요하다. 대략적으로 뭉뚱그려 언급해도 유전공학, 정보공학, 컴퓨터공학, 전자공학, 물리학, 화학, 통신, 생명공학
등등. 기술을 가진 자는 돈을 모을 수 있고, 이들은 정부나
공공기관을 뛰어넘는 신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는 논리이다.
현대는 역사상 처음으로 모든 인간이 기본적으로 평등하다는 사실을 인정한 시대이며, 사람들은 이 사실을 자랑스러워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역사상 유례없는
불평등을 창조할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역사를 통틀어 언제나 상류계급은 자신들이 하류계급보다 똑똑하고
강건하며 전반적으로 우수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들은 언제나 스스로를 속였다. 사실 가난한 농부에게서 태어난 아기의 지능은 황태자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이제 새로운 의학적 능력의 도움을 받는다면, 상류계층의 허세가 머지않아 객관적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이것은 과학소설이 아니다. – <사피엔스> 580~581페이지, 유발 하라리, 김영사
유전공학을 통해 더 강하고 더 똑똑한 인류가 탄생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위 어느 곳에서 이런 시도를 하는 공학자가 있을지도 모른다. 달성되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이다. 오싹하지 않은가! 유발 하라리의 말대로 처음에는
배 속에 있는 태아의 선천성 기형이나 병을 치료하는 기술로 등장할 것이다. 그리고 나서 노골적으로 부자들을
위한 맞춤 서비스로 변형되고야 말 것이다. 마치 성형처럼 말이다.
장기 이식 수술에 성공한 이후, 인류는 장기 밀매의 싹을 자르지 못하고
있다. 돈이 필요한 사람들이 자신의 장기를 팔고자 하기 때문이다. 얼터드
카본에서는 장기가 아닌 인체를 사고 판다.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그런데
돈이 지배하는 세계, 즉 자본주의 세계에서는 돈의 논리가 승리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인류 모두가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를 해야만 한다.
글자수 : 1547자(공백제외)
원고지 : 10.29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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