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6일][02월15일][365매일글쓰기] 엄마의 고민, 영어 교육

[046일][02월15일][365매일글쓰기] 엄마의 고민, 영어 교육

겨울방학이 끝나간다. 아이는 아빠와 방학 전에 약속했다. 매일 한 시간씩 스스로 영어 공부를 하겠다고. 우리는 끈기를 가지고 지켜봤다. 벌써 한 달하고도 반이 지났지만, 아이가 공부하겠다고 한 영어교재 위에 먼지만 뿌옇게 앉아있었다. 지난 목요일 늦은 밤, 남편이 드디어 한 마디 했다. “이제 중3인데, 어떻게 하려고 공부를 안 하는 거야?” “음, 그러게......”

나는 중학생이 된 이후, 오직 학교 공부만 했었다. 그러다 취직했고 회사에서도 공부는 이어졌다. 일을 잘 해내기 위해서 해야 할 공부가 많았기 때문이다. 회사를 그만둔 지금도 공부를 하고 있다. 엄마인 내 생각에는 아이는 분명히 고등학생이 되자마자부터 평생을 공부해야만 할 것이다. 엄마인 내가 살아온 시기의 변화 속도보다 아이가 살아갈 시기의 변화 속도가 더 빠를 것이기 때문에 공부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아이가 놀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남편의 걱정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중학생이 된 이후 배우기 시작한 영어는 항상 나의 약점이었다. 영어 과목이 싫어서 대충대충 공부했기 때문에 불안했던 과목이었고, 대학생이 된 이후에는 영어 원서를 느리게 읽어서 발목이 잡혔었고, 회사에서는 영어 듣기와 말하기가 안되어서 밀리기도 했었으니까. 30대가 된 이후, 상사들의 지원과 격려 덕분에 영어 공부를 제대로 하게 되었고, 영어를 족쇄에서 날개로 바꿀 기회를 맞이했었다. 어학은 결코 수학이 아니었다. 나는 수학을 공부하듯이 영어를 공부하려 했었다. 그래서 실패했던 것이었다. 그것을 30대가 되어서야 깨달았다.

다음 날 낮에 아이와 둘이서 진득이 대화를 했다. “학원에 다녀 볼래?” “집 근처에 000학원이 있어.” “거기 친구들이 다녀?” “응. A랑 B랑 C가 다닌대.” “거기는 어떤 식으로 가르친대?” “그냥 보통의 방법으로” 고민이 되었다. 막상 학원에 보내려고 마음 먹으니, 방식이 걱정되었다. 문제집만 푸는 건 아닌지 혹은 학원에 갔다가 영어를 싫어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등등.

“엄마랑 함께 공부해 볼래? 방학 때 공부하기로 했던 영어 교재 가져와봐.” 둘이서 영어 교재를 보면서 의견을 나누었다. 교재들의 장단점을 이야기했다. 교재를 펼치고 한 번 읽어보라고 했다. 발음은 훌륭했다. 어려운 단어를 설명해주고, 한국어로 번역해 보라 하니 잘해낸다. 위 아래 문장의 차이를 설명해 달라고 했더니, 영어 문장에 대한 개념도 제대로 알고 있었다. ‘영어 단어가 문제군!’ 영어 단어 교재를 펼쳤다. 단어와 예문을 읽어보라 했다. 유의어의 차이를 물어봤다. 나름 차이를 명확히 짚었다. 우리는 대화를 하며 가볍게 몇 페이지를 공부했다. “어때? 힘들었어?” “아니, 재미있었어!” “엄마랑 매일 이런 식으로 한 시간 정도 공부할까?” “그래, 좋아.”

아이와 나는 합의를 봤다. 매일 한 시간 정도 대화하며 공부하기로 했다. 아이의 스트레스를 최소로 하면서 즐겁게 어학을 공부하게 하고 싶었다. 엄마가 30대 느꼈던 즐거움을 알게 해주고 싶었다. 공부가 즐거우면, 더 오래 더 많은 노력을 들여 공부해낼 수 있으니까.

아! 우리는 어제 딱 한 시간 안되게 공부했다. 그리고 오늘은 어찌하다 보니 함께 공부하지 못했다. 아이는 친구들과 함께 밤을 샜다. 친구들이 하는 행사에 초대되어 간 것이다. 아이 말로는 아침 8시가 되어서야 잠을 잤다고 했다. 점심을 먹고 오후에 들어온 아이는 저녁까지 밀린 잠을 잤다. 일어나서 저녁을 먹고 난 후에 어찌어찌 하다 보니, 남편은 뉴스와 토론을 보게 되었고 나는 넷플렉스를 보고 있었고 아이는 게임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은 어쩔 수 없이 패스! 내일은 꼭!

애야, 우리의 공부가 실패하면 너는 학원 가야해!

글자수 : 1388자(공백제외)

원고지 : 9.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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