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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일][01월07일][365매일글쓰기] 책 읽기


[007][0107][365매일글쓰기] 책 읽기

한달 동안 매주 한 권 씩 조지 오웰의 책을 읽었다. 이번 주가 5주차이고 다섯 번째 책을 읽고 있다. 한 주에 한 권을 읽으면 1년에 52권을 읽을 수 있다. 이것이 가능한가?

나는 내가 일주일에 한 권 씩 읽을 줄 몰랐다. 그것은 내게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책을 느리게 읽는 편이고, 동시에 여러 권의 책을 읽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한 권만 읽을 때와 두 권을 동시에 읽을 때의 차이는 명확하다. 지루하지 않다. 그리고 책의 내용이 서로 연결되어 생각거리가 풍부해진다. 여러 권을 읽어 나가려면 빨리 읽을 수 없다. 천천히 읽으면서 책의 내용을 음미하고 곱씹다 보면 적어도 한 달은 걸린다.

나의 독서 스타일은 책에 밑줄 긋고, 형광펜을 칠하고, 여백에 낙서를 하고, 중요한 부분에 인덱스를 붙여서 다 읽은 후에는 나만의 책으로 만드는 것이다. 완독 후에는 밑줄 긋고 형광펜으로 칠해진 부분이 내 머리 속을 돌아다니게 내버려 두었다. 그러나 갑자기 일어나 책을 펼쳐 확인을 하고는 했다. 느리게 읽다보니, 읽었던 부분을 다시 읽기도 한다. 이어서 읽으려니 앞부분이 생각나지 않아서 그랬다. 간혹 사람들이 나에게 어떻게 그리 잘 기억하냐고 묻는데, 그 원리는 간단하다. 떠오를 때마다 책을 펼쳐서 확인하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알게 된 사실은 400여 페이지의 책은 3일이면 완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주일이 아니라 3! 그러면 일주일에 2권을 읽을 수 있고, 1년이면 104권을 읽게 된다. 경이로운 숫자이다. 그러나 이것은 최악의 독서이다. 왜냐고?

독서의 정수는 재독(再讀)이다. 책을 처음 읽어서는 책의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기는 힘들다. 두 번째. 세 번째. 읽는 횟수를 거듭할 수록 글쓴이의 의도가 명확히 다가온다. 작가의 생각을 이해하고 나면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일은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의도하지 않아도, 뇌가 스스로 일을 한다. 뇌가 스스로 정리하기를 멈추는 순간이 있는데, 그 때는 책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을 때이다. 그 부분을 다시 읽어주면 비로소 뇌가 스스로 일하기 시작한다. 길을 걸을 때나 설거지를 할 때와 같이 아무런 생각없이 그저 움직이는 그 순간에 뇌가 갑자기 질문을 던진다. “윈스턴과 오브라이언은 동일 인물이지 않을까?” 얼토당토 않은 질문을 받으면 생각이 시작된다. 이런 이유로 옛 사람들은 다독(多讀)을 권장했다. 사람들은 다독(多讀)을 할 수 있는 한 많은 책을 읽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옛 사람들에게 다독(多讀)여러 번 읽어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이었다.

凡讀書, 必熟讀一冊, 盡曉義趣, 貫通無疑, 然後乃改讀他書. 不可貪多務得, 忙迫涉獵也.
범독서, 필숙독일책, 진효의취, 관통무의, 연후내개독타서. 불가탐다무득, 망박섭렵야.
무릇 독서는 반드시 한 책을 여러 번 읽어 내용을 완전히 알아 통달하여 의심이 없게 된 연후에 곧 다른 책을 바꾸어 읽는다. 많이 읽기를 탐하고 얻기를 힘써 이 책 저 책 읽기를 서둘러서는 아니 된다. – 격몽요결(擊蒙要訣), 이이(李珥)

위 글은 중어중문학과 초급한문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 과목 출석 수업에서 교수님이 옛 일화를 소개해 주셨다. 우리 조상들은 한 권의 책을 천 번 이상 읽었다는 취지의 이야기였다. 듣자마자 나는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곱씹어 생각해보니, 나는 어린 시절에 명작 동화집을 읽고 또 읽어서 책이 너덜너덜 해질 때까지 읽었었다. 적어도 백 번은 읽었을 것이다. 또 공자께서는 끈이 3번이나 떨어질 정도로 주역을 읽고 또 읽으셨다고 했다. 일개 동화책도 재미있어서 백 번을 읽었는데, 인생 책이라면 백 번으로 턱없이 부족하다. 적어도 천 번을 읽지 않겠는가?

매주 한 권 씩 읽고 있는 요즘, 나의 기분은 저조하다. 책을 읽었지만, 내용을 꿰뚫지는 못했다. 훌륭한 작가의 생각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 우울하다. 무기력하다. 한 귀퉁이라도 잡기 위해서 읽은 내용을 글감 삼아 글을 써보지만 만족스럽지 않다. 뇌 안에서 그림이 그려지다만 찝찝함에 시달린다. 윈스턴과 오브라이언, 이 두 인물만 놓고도 여러 가지 생각이 들이 피어올랐다가 사라지고는 한다. 책을 한 번 더 읽어보고 싶은 욕구에 시달린다. 하지만 이번 주 금요일까지 완독해야 할 책이 있다. 새 책을 읽으면서 이미 읽은 책 4권을 옆에 쌓아 두고 페이지를 펼쳐보는 것으로 나의 마음을 달래본다.

글자수 : 1623(공백제외)
원고지 : 11.21

#연금술사 #365매일글쓰기 #숭례문학당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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