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일][12월18일][백일글쓰기2] 좌석버스
안에서의 휴대폰 싸대기 사건
그건 사고였다. 좌석 버스를 탔는데,
타고 보니 퇴근 시간대였다. 꽉 찬 버스. 맨
뒷 자리 바로 앞에 빈 자리가 있어서 앉았다. 좌석버스에서는 서있으면 안된다. 재빨리 앉은 후, 휴대폰으로 SNS를
봤다. 내 옆의 창가자리에는 남학생이 큼지막한 백팩을 무릎에 올려 놓고 있었다. 물론 내게도 큰 가방이 있었으니 두 좌석이 모두 가방으로 꽉 차있었다.
갑자기 옆의 남학생이 일어섰다. 나도 자동적으로 일어서서 비켜주었다. 급하게 일어서느라 한 손에는 가방, 다른 한 손에는 휴대폰이 들려있었다. 큰 백팩을 들고 우찌우찌해서 좌석 틈을 빠져나가는 남학생을 위해 몸을 최대한 뒤 쪽으로 뺐다. 아뿔사, 그 순간 버스가 신호에 멈춰있던 출발한다. 작용반작용의 원칙에 따라 내 몸이 출렁거렸다. 앞으로 쏠리는 듯하다가
엄청난 속도로 몸이 뒤로 젖혀졌다. 허우적 거리다 내 폰이 뒷줄 한 중앙에 앉은 젊은 남자의 광대뼈에
부딪쳤다. 빰을 떄린 것이다.
너무 당황해서 순간 얼었다. 그리고는 몸을 숙여 미안합니다를 연발했다. 아닌 밤 중에 홍두깨격으로 갑자기 빰을 맞은 젊은이는 황당한 표정이었다. 얼마나
아플까? 너무 미안해서 계속 미안하다고 했다. 그러자 통로로
빠져나가던 백팩 남학생이 움찔거린다. 잠깐의 정적 후, 백팩
남학생이 고개를 돌려 나에게 미안하다고 한다. 어쩌겠는가? 일어설
때 휴대폰을 가방이나 주머니에 넣고 잘 잡고 일어섰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내 잘못이 아닌가! 그래서 백팩 남학생에게 내 잘못이니 괜찮다고 해주었다. 그리고는
다시 뒷 좌석 젊은이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이 일이 있은 후에는 좌석 버스 탈 때 더 조심하게 되었다. 되도록이면
창가쪽에 앉고, 버스가 완전히 선 후에 일어선다. 그리고
좌석버스를 탈 때마다 내 핸드폰으로 빰을 맞은 잘생긴 젊은이가 떠오른다. 빰은 괜찮은가? 정말 황당했겠다. 매우 미안하이.
글자수 : 728자(공백제외)
원고지 : 4.8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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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학당 #좌석버스에서있었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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