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일][12월16일][백일글쓰기2] 두부를
얼렸더니
종종 TV에서 혹은 사람들이 얼린 두부로 찌개를 끓이면 맛있다고 했다. 그래서 유효기간이 간당간당한 두부를 포장된 채로 냉동실에 넣어 얼려 봤었다.
꽝꽝 언 두부를 꺼내서 요리를 하려니 너무 단단해서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다. 냉장실에
넣고 하루를 보낸 다음 꺼내서 해동된 두부로 찌개를 끓여봤다. 맛이 없었다. 듣기로는 두부에 있는 수분이 얼어서 구멍이 숭숭 뚫리고 그 사이로 찌개 국물이 흡수되어서 맛있다고 했다. 구멍이 숭숭 뚫려 있기는 했다. 그런데 두부의 식감이 별로였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절대로 두부를 얼리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전에 유통기간이 간당간당한 두부 한 모의 절반으로 국을 끓이고 반 모가 남았다. 남은 두부를 두고 고심했다. 버릴까 말까. 버리기는 아까워서 깍둑 썰기를 한 후 물기 없이 냉동을 시켰다. 며칠
후 꽁꽁 언 깍둑 두부로 굴국을 끓였다. 오! 두부가 맛있다.
이 사건으로 얼린 두부로 국이나 찌개를 끓이면 더 맛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런데
얼리는 조건과 요리하는 시점이 중요했다. 우선 얼릴 때는 물기를 제거하고 바로 요리할 수 있도록 잘라서
보관해야 한다. 찌개나 국에 넣을 거라면 깍뚝 썰기를 하고 부칠 거라면 큰 직사각형으로 썰어 두어야만
한다. 얼고 나면 두부끼리 붙어서 떼어낼 수가 없으니 적당량만큼 소분해서 냉동해야만 한다. 요리를 할 때는 해동하지 않고 바로 조리하는 것이 더 맛있다. 냉장실이나
상온에 두고 해동하니 질겨졌다. 언 채로 국에 바로 넣고 끓이니 생두부와 동일하게 부들부들 거리면서
국물이 배어서 맛이 좋았다.
마트에 가면 두부를 두 모나 세 모를 묶어서 파는데 한 모만 사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 아무리 저렴해도 양이 많아서 비싸더라도 한 모 혹은 반 모를 샀었다. 이제
냉동 두부를 활용하는 법을 알게 되니, 묶음 상품을 기쁜 마음으로 집어 들 수 있게 되었다. 두부 요리에 새로운 세계가 열린 것이다.
글자수 : 724자(공백제외)
원고지 : 5.2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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