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8일][12월07일][백일글쓰기2] 연습을
많이 해야 숙련될 수 있다
중국어 어법에 “只有 A 才 B : A해야만
B하다”는 표현이 있다.
A가 B의 유일 조건이라는 뜻이다. 이 어법의
예문으로 “只有多练习,才能熟练。연습을 많이 해야 숙련될 수 있다”가
있었다. 이 문장이 오늘 아침 나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흔히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고
한다. 공부를 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는 뜻이다. 경지에 이르기
위한 지름길이나 편법 따위는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어떤 사람들은
지름길이나 편법을 추구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꿈을 꾼다. 영화
<매트릭스>에 나오는 것처럼 특정 지식이나 능력을
뇌로 바로 전송하는 기술이 실현될 것이라는 희망을 전파한다. 예를 들어 우리 뇌에 하드디스크를 심어서, 네이버의 지식백과사전을 다운로드하면 된다는 식이다. 특정 지식이
필요하면 뇌에 이미 저장되어 있는 네이버의 지식백과사전을 검색해서 바로 쓰면 된다는 논리이다. 그러니
공부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당시에 이 말은 학부모 연수에서 튀어나왔다. 과도한 선행은 독이라는 주제의 강의였다. 듣자 마자 나의 뇌에서는
이 강사가 지식이 무엇인지 지혜가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왔다. 그럴 듯한 말로
포장했지만, 헛소리에 불과했던 것이다.
만약 그의 말 대로 인간의 뇌에 기계를 추가한다면 그것은 기계이지 인간이 아니다. 기계는 정보를 담고만 있을 뿐, 정보를 활용하지는 못한다. 우리 인간의 독보적인 능력 중 하나가 임의의 사실이나 데이터를 받아들여서 자기자신만의 방식으로 처리하여 정보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과정의 핵심은 ‘자기자신만 방식’이다. 이것을 얻기 위해 공부를 하는 것이다. 동양에서 수많은 지식인들이 사서삼경(四書三經)을 읽었다. 같은 책을 수백 번 수천 번 읽어도 개개인은 각자의 방식으로
이해했다. 그래서 그들의 언행도 각기 달랐다. 같은 input에 대한 다른 output. 그 비밀의 핵심이 각 개인이 가진
사고방식이었다. 그러므로 공부는 output이 최종목표가
아니다. 나만의 방식을 구축하는 것이 최종목표이다. 고대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이 점을 혼동하고 있다. Output에만 치중하다보니 지름길과 편법을 찾는
것이다.
공부의 핵심은 무엇인가? 그것을 다른 말로는 요령이라고도 한다. 그것 하나를 알면 남다른 공부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핵심을
알고 나면 헛웃음이 나올 것이다. 바로 성실이기 때문이다. 꽃이
피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 순간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바로 핵심이다. 왜 성실을 강조하는가? 성실은 행동, 즉 output이
아니다. 성실은 마음가짐이다. 이것은 개인 내면에 자리한
사고방식이고 프로세스(process)이다. 내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양질의 input이 들어와도 output은 쓰레기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고대인들은 알았던 것이다. 그런
이유로 동양에서는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이라는 구체적인 덕목을
강조한 것이다. 그리고 그 덕목의 기저에는 성(誠)이 자리잡고 있다. 지금의 말로 풀어 쓰면 성실이다. 고대 학자는 <중용(中庸)>에서 성(誠)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그래서 <중용>을 어려운 텍스트라고 한다. 단순한 진리나 지식이 아닌 인간
내면의 마음가짐에 대해 논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논어, 맹자, 대학 등을 읽은 후에야 비로서 <중용>을 읽어 낼 수 있다고 한다. 아, 오해는 마시라. <중용>은 절대 난해한 글은 아니다. <중용>처럼 쉬운 텍스트도 없다. 다만 그 안에 담겨진 오묘한 이치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런데 또 그 이치를 알고나면 이처럼 쉬운 것도 없다. 이치를 알았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실천이 쉽지 않다. 마치 이 글의 제목처럼 말이다. “只有多练习,才能熟练。연습을
많이 해야 숙련될 수 있다”
글자수 : 1460자(공백제외)
원고지 : 9.1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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