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7일][11월16일][백일글쓰기2] 갑자기 뚝 끊긴 반찬메뉴 문자
집에서만 노는 나에게 아파트 단지
상가에 있는 반찬가게는 무척 소중하다. 게다가 반찬가게에서는 매일 오전에 <오늘의 반찬 메뉴>를 문자로 보내주고, 예약을 받는다. 마음에 드는 메뉴를 골라 예약을 하면, 시간에 상관없이 찾으러 갈 수 있어서 좋았다. 간이 세지도 않고 믿고 먹을 수 있는 가게여서, 지난 몇
달간 거의 매일 반찬을 사먹었다. 간혹 닭죽, 반계탕, 카레, 소불고기와 같은 특식이 나오기도 해서, 반찬을 사먹는 재미가 있었다.
그런데 지난 주부터 문자가 오지를
않는다. 맨 처음 든 생각은 장사가 안되어서 문을 닫았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다양한 음식이 거리에 상관없이 배달되는 요즘은 집 가까이 있는 식당이 도리어 장사가 안된다는 기사를 막 읽은
참이었다. 그 다음에 든 생각은 가계 사장님이 병이 나셨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이었다.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랜 시간 장사를 하는 일은 쉽지 않다. 체력이
많이 소비된다. 감기 몸살에 걸렸을지도 모른다. 걱정을 하며
며칠을 보냈다.
며칠 전, 너무 궁금해서 문자를 보냈다. 매일 오던 반찬 메뉴 문자가 며칠째
오지 않는데,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으시냐고 물어봤다. 답신이
왔다. 매일 단체 문자를 보냈었단다. 그런데 나에게는 도착하지
않은 것이다. 답신을 받고 나니, 마음이 놓였다. 별일 없다 하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왜 문자가 오지
않는걸까?
반찬가게 사장님이 보내는
단체 문자가 나에게 도착하지 않기에, 내 휴대폰의 통신사에 문의를 해봤다. 통신사에서 답하기를 반찬가게로부터 나에게 온 문자가 없단다. 수신자인
내 폰에는 문제가 없다는 뜻이었다. 수신자인 나의 입장에서는 단체 문자가 오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나에게 문자가 도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반찬가게 사장님께 알려주는 것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끝이 났다.
오늘도 반찬메뉴 문자는
오지 않았다. 매일 오던 문자가 오지 않으니 반찬을 사는 대신에 집에서 간단히 만들어 먹게 되었다. 매일 한두개의 반찬을 소량 만들어 먹었다. 그리고 오늘 저녁에는
집에서 조금 떨어진 맛집에 가서 된장찌개를 포장해 왔다. 일요일인 내일 아침에 먹을 생각이다. 반찬메뉴 문자가 오지 않으니, 생활패턴이 조금씩 바뀌어 간다.
글자수 : 857자(공백제외)
원고지 : 5.85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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