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 7일차
제2부 농업혁명 7 메모리
과부하 (178~195페이지)
2019년 8월 9일 금요일
#사피엔스 #함께읽기 #숭례문학당 #농업혁명 #메모리과부하
#쓰기 #숫자 #전문가등장
▶오늘의 한 문장
분명한 사실은, 문서를
점토에 새기는 것만으로는 효율적이고 정확하며 편리한 데이터 처리를 보장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 목록 같은 조직화 방법, 복사기 같은 복제수단, 컴퓨터
알고리즘 같은 빠르고 정확한 검색법, 그리고 이런 도구들의 사용법을 아는 박식한 체하는 사서가 필요하다. - 190페이지
▶단상
인간의 생각은 자유롭게 일어났다가 스러진다. 맹렬하게 피어오를 때는 그 크기와 속도가 어마어마하다. 인간의 생각을 정확하게 인간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언어는 제한적인 표현 수단이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점은 언어별로 생각하는 방식도 달라진다는 점이다. 각각의 언어들은 각기 다른 단어와 문장 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에야 구어(생각내용)를 있는 그대로 쓸 수 있는 문자체계가 있어서 문맹률도 매우 낮아졌다. 대다수의 인간은 자국의 언어를 읽고 쓸 수 있다. 그러나 문자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상황이 완전히 달랐다. 도시나 나라를 지배하는 엘리트들(관료들)만이 문자를 읽고 쓸 수 있었다. 때로는 왕조차도 문맹자였다. 문자는 엘리트들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했다. 문자를 알기 때문에 농사를 짓는 등의 노동을 하지 않아도 왕으로부터 월급을 받을 수 있었다. 문자를 아는 사람은 현인으로 존경받았고, 이들 중에 왕을 선출하던 시기도 있었다. 나라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의식이 필요했는데, 그 과정이 점점 더 복잡해졌다. 따라서 의식절차를 상세히 기록하여 의식때마다 매번 정교하고 우아하게 의식을 행했다. 동양에서는 각종 제사가 바로 의식이었다. 평민들은 화려한 제사 의식을 구경하고 왕을 찬양했다. 왕이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옥으로 만들어진 줄들이 길게 늘어뜨려진 허리띠에서는 음악처럼 아름다운 소리가 났다. 이 소리를 만들기 위해 왕은 열심히 연습을 해야만 할 정도였다. 걸을 때마다 음악을 연주하는 화려한 복장을 한 왕을 평민들은 존경과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봤고, 충성을 맹세했다. 이 모든 과정은 예기(禮記)에 적힌 그대로 였다.
▶발췌
개미나 꿀벌 같은 일부 동물 종의 대규모 사회는 안정되었으며 회복성이
있다. 해당 사회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정보와 대부분이 유전자에 부호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 179페이지
인간은 단순히 자기 DNA를
복사하고 이를 후손에 전해주는 것만으로는 사회운영에 필요한 핵심정보를 보존할 수 없다. 사피엔스의 사회질서는
가상의 것이기 때문이다. 법과 관습, 절차와 예절을 지탱하려면
의식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질서는 빠르게 무너질 것이다. – 179~180페이지
제국이 생산하는 정보의 양은 엄청나다. 법률뿐 아니라 거래와 세금, 군수품과 상선의 목록, 축제와 승전기념일을 넣은 달력 등을 기록해야 한다. 수백만 년 동안
인간이 정보를 저장해 온 장소는 단 하나, 자신의 뇌였다. 불행히도
인간의 뇌는 제국 규모의 데이터베이스를 저장하는 장치로는 훌륭하지 않은데, 주된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용량이 부족하다. <중략> 둘째, 인간이 죽으면 뇌도 같이 죽는다. <중략> 셋째, 이것이
가장 중요한 점인데, 인간의 뇌는 특정한 유형의 전보만을 저장하고 처리하도록 적응했다. <중략> 진화의 압력에 적응한 결과, 인간의 뇌는 막대한 양의 식물학, 동물학, 지형학, 사회학의 정보를 저장할 줄 알게 되었다. – 180~181페이지
농업혁명에 뒤이어 유달리 복잡한 사회가 등장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정보가 중요해졌다. 바로 숫자다. – 181페이지
문제를 처음 극복한 것은 메소포타미아 남부의 고대 수메르인이었다. <중략> 기원전 3500~3000년
어느 시기에, 익명의 수메르 천재들이 뇌 바깥에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시스템을 발명했다. 대량의 수학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맞춤 시스템이었다. 덕분에 수메르인들은
인간의 뇌에서 비롯되는 사회질서의 제약에서 벗어나 도시, 왕국, 제국의
출현에 이르는 길을 열었다. 수메르인이 발명한 데이터 처리 시스템은 ‘쓰기’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 182~183페이지
마침내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은 단조로운 수학 데이터이외의 것을 쓰고
싶어졌다. 기원전 3000년에서 2500년 사이 수메르 문자체계에 점점 더 많은 기호가 추가되어, 오늘
날 쐐기문자라고 불리는 완전한 문자체계로 점차 바뀌었다. 사람들은 시와 역사책, 로맨스, 예언, 요리책을
썼다. 그래도 쓰기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여전히 대량의 수학적 데이터를 저장하는 데 있었고, 이 임무는 불완전한 문자 체계의 면면한 특권이었다. 히브리 성경, 그리스의 일리아스, 힌두교의 마하바라타, 불교의 팔리어 경전은 모두 구전 작품으로 시작했다. 이들 작품은
입에서 입으로 수많은 세대를 거치며 전수되었으며, 설사 문자가 발명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살아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세금 장부와 복잡한 관료제도는 불완전한 문자체계와 함께 태어났고, 이
둘은 오늘날 까지도 샴쌍둥이처럼 확고하게 연결되어 있다. – 187~188페이지
수메르와 파라오의 이집트, 고대
중국, 잉카 제국이 달랐던 점은 이런 문화들이 문자기록을 보관하고 목록을 만들고 검색하는 뛰어난 기술을
개발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또한 필경사와 서기, 사서와 회계원을
양성하는 학교에도 투자했다. - 191페이지
문자체계가 인간의 역사에 가한 가장 중요한 충격은 정확이 이것, 즉 인간이 세계를 생각하는 방식과 세계를 보는 방식이 점차 바뀌었다는 점이다.
자유연상과 전체론적 사고는 칸막이와 관료제에 자리를 내주었다. - 193페이지
9세기 이전 … 수학적
데이터를 전에 없이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불완전한 문자체계 하나가 새로 발명된 것이다. 그것은
바로 0에서 9에 이르는 열 개의 기호로 이뤄진 체계였다. <중략> 나중에 이 아라비아 숫자에 더하기, 빼기, 곱하기 등의 부호가 추가되면서 현대 수학적 표기법의 기반이
출현하게 되었다. 이 쓰기 체계는 여전히 불완전한 문자체계이지만, 세계의
지배 언어가 되었다. 거의 모든 국가와 회사, 기구와 조직은
데이터를 기록하고 처리하기 위해서 수학적 문자체계를 사용한다. – 193~194페이지
정부나 기구, 회사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싶은 사람은 숫자로 말하는 법을 배워야만 한다. - 194페이지
쓰기는 인간의 의식을 돕는 하인으로 탄생했지만, 점점 더 우리의 주인이 되어가고 있다. - 195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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