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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일][10월22일] 웃는 것밖에 할 수 없었던 사람, 조커


[052][1022][백일글쓰기2] 웃는 것밖에 할 수 없었던 사람, 조커

오늘은 아이가 친구들과 홈파티를 했다. 아이는 그동안 갈고 닦은 요리 실력을 뽐낼 기회에 잔뜩 기대에 부풀었다. 어제 저녁부터 밑준비를 해두고, 집에 없는 재료를 사러 갔다오기도 했다. 오늘 아이와 친구들이 저녁을 먹는 2시간 30분동안, 나는 영화 조커를 보고 왔다. 아이가 꼭 봐야한다고 권했기 때문이다.

조커는 악당이다. 1989년 개봉한 영화 <베트맨>에서 잭 니콜슨이 열연한 조커는 너무 무서워서 악몽까지 꿨던 기억이 난다. 이후에 여러 명의 조커가 등장했었는데, 그들 모두 다 공포스러운 캐릭터였다. 소름끼치는 웃음 소리와 함께 잔인한 행동을 서슴치않는 악당들이었는데, 바로 이 조커가 주인공인 영화가 만들어진 것이다.
배트맨(1989년영화) 관련 자료


영화 조커에서 주인공은 한번 웃음이 터지면 멈출 수가 없다. 그의 웃음은 언제 터지나? 그가 비참함을, 절망을 느낄 때 터진다. 조커는 어머니의 말에 순종하며 해피해 보이기 위해서 웃는다. 강요된 웃음이 바로 조커의 웃음이다. 사람은 즐거움, 만족, 기쁨, 행복함을 느낄 때 웃는다. 그러나 조커에게는 즐거움도, 만족도, 기쁨도, 행복함도 없다. 그래도 웃어야 한다. ? 어머니의 사랑받기 위해서이다. 인간의 가장 기본 관계인 어머니에게조차 암묵적으로 강요받은 웃음으로 인해, 조커의 환경은 비틀어지고 어글어진다. 가짜 웃음은 가짜 즐거움, 가짜 만족, 가짜 기쁨, 가짜 행복을 만들어낸다. 이것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들이 처한 상황과 동일하다.

인간이라면 기분이 나쁠 때, 웃고 싶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무표정한 얼굴을 싫어한다. 무표정한 얼굴의 사람을 이상한 사람이라고 뒤에서 험담하고 손가락질을 해댄다. 그러므로 타인에게는 항상 웃는 얼굴을 보여주어야만 한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거짓 웃음이다. 한때 진짜 웃음과 거짓 웃음을 구별하는 법을 다룬 기사가 뉴스에 등장한 적이 있다. 가짜 웃음 구별법이라며 눈 주위의 근육이 움직이지 않으면 가짜 웃음이라고 단정했다. 실제로 어떤 사람이 나와 한참 이야기를 나눈 후에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진짜로 웃는군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말을 한 사람은 대화 내내 거짓 웃음을 짓고 있었다.

대화하는 동안 내가 느꼈던 위화감은 거짓 웃음 때문이었다. 이 대화에서 진심으로 상대방을 대한 나를 그 사람은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러면 자신의 거짓 웃음도 알고 있었을까? 나는 단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누가 자기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있겠는가? 인간은 단지 자기 앞만 볼 뿐이다. 대다수의 인간은 자기자신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면서도, 눈 앞의 타인에 대해서는 잘 안다고 생각한다. 대다수의 인간은 자기자신을 잘 알지 못하기에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 다만 눈 앞의 타인에 대해서는 잘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타인의 잘못도 잘 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기자신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 타인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한다. 바로 가 이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이기 때문이다. ‘라는 렌즈가 투명하지 못하고 초점이 맞지 않기 때문에 자기자신조차도 제대로 보지 못하게 된다. 그러니 타인인들 말해 무엇하겠는가!

영화 조커에서도 왜곡된 렌즈를 가진 가진 자들이 등장한다. 왜곡된 렌즈를 가진 사람에게는 자기자신은 미화되고 타인은 비하(卑下)된다. 그리고 를 나눈다. ‘는 우월하고 는 열등하다. ‘의 도덕은 신성한 것이고 의 도덕은 타락한 것이 된다. ‘는 정의(正義)롭고 는 부정(不正)하다. ‘는 논리적이도 는 감정적이다. 등등으로 끝없이 를 나눈다. 조커는 에 속해 있다. 그래서 그는 무엇을 하든지 상관없이 열등하고 타락했고 부정하며 감정적이다. 그래서 조커는 조커가 되었다. 누가 그렇게 만들었나? 바로 이다.

글자수 : 1557(공백제외)
원고지 : 9.4

#연금술사 #백일글쓰기 #숭례문학당 #영화조커 #영화관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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