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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일][10월20일] 필통 속의 형광펜 비교


[050][1020][백일글쓰기2] 필통 속의 형광펜 비교

얼마전 백일글쓰기 단톡방에 필사하기 좋은 필기도구가 소개된 적이 있었다. 그 때 언급된 필기도구를 캡쳐해두었다가 문구점에 갈 때마다 찾아보고는 한다. 지금까지 방문한 문구점 중 어디에도 그 필기도구가 없어서 사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본다. 필기도구 추천에 대한 보답으로,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관심을 갖고 사용해본 몇몇 문구들에  대해 차례로 글을 써보려 한다. 오늘은 형광펜에 대한 나만의 생각을 시간순으로 정리해봤다.


2016년 가을, 생애 처음 연암집을 만나면서, 꼼꼼히 책을 읽게 되었다. 중요한 부분에는 밑줄을 그었다. 그러다가 더 중요한 부분을 발견했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아이가 쓰던 고체형광펜으로 표시를 했다. 오며 가며 사은품으로 받게 된 수많은 고체형광펜은 너무나 흔해서 집안 여기저기에 널려 있었다. 그 중에 하나를 들어서 책에 찍- 그었다. 계속 책을 읽어 내려가다 보니, 앞 부분을 다시 봐야할 순간이 왔다. 아까 형광펜을 찍- 그은 중요한 부분을 펼쳤다. 페이지를 펼치는 순간, 느낌이 싸~했다.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고체형광펜이 뭉친 부분이 끈끈이가 되어 페이지와 페이지를 달라붙게 했다. 순간 온 몸의 피가 식는 듯했다.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가까운 문구점에 갔다.
그림 1 고체 형광펜


문구점에서 심혈을 기울여 고른 제품은 모닝글로리의 마하 라이트 형광펜이었다. 발색도 좋았고, 형광펜 팁도 부드러워서 균일하게 칠해졌으며, 가격도 저렴했다. 그러나 잉크가 액체 상태여서 인지 종이의 재질에 따라 잉크의 양과 건조 정도가 달랐다. 어떨 때는 잉크가 한꺼번에 많이 나와서 줄을 칠 때 끝부분에 잉크들이 뭉쳐있는 느낌이 들었다. 광택이 나는 종이 위에서는 잉크가 잘 마르지 않는 문제도 있었다.
그림 2. 모닝글로리 마하 라이트


매일 독서를 하다 보니, 형광펜에 대한 욕심이 무럭무럭 자라게 되었다. 문구점이 보이면 들어가서 형광펜을 둘러보는 나날이 계속되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노크식 형광펜을 발견하게 되었다. 볼펜처럼 누르면 형광펜 팁이 튀어나오고 또 한 번 더 누르면 형광펜 팁이 들어가는 식이었다. 책을 읽을 때, 형광펜 여러 개를 들고 필요한 색의 형광펜의 뚜껑을 벗겨서 칠하고 다시 뚜껑을 씌우는 불편한이 없어서 좋았다. 게다가 팁 전체에서 골고루 잉크가 나와서 고르게 칠해졌다. 발색도 좋았고, 잉크도 금방 말라서 다른 페이지나 손에 묻지 않았다. 인생 형광펜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한동안 이 형광펜을 애용했다. 사용하다 보니, 노크부분이 고장이 나서 형광펜이 튀어나온 후 고정되지 않기도 했다. 그래도 노크부분을 꽉 잡고 칠하면 되었기에 꿋꿋이 사용했다.
그림 3. 모리스 노크식 퀵마크


그러던 어느 날, 암송을 하려고 필사한 글을 인쇄했다. 우리집 프린터는 잉크젯이어서 인쇄상태가 조악했다. 인쇄한 종이에 노크식 형광펜을 칠하자 마자, 난감한 일이 발생했다. 잉크가 심하게 번졌다. 집에 있는 형광펜들을 꺼내서 실험해 보니, 고체 형광펜만 번지지 않았다.

인생 형광펜이라 믿었는데, 의외의 사태에 난감하게 되었다. 문구점에 잉크젯 인쇄물을 들고가서 일일이 칠해봐야 하나 고민까지 했다. 그러다가 유튜브가 떠올랐다. “번지않는 형광펜으로 검색을 해보니, 필기류를 리뷰 전문 유튜버들의 영상이 검색되었다. 연필로 쓴 글씨에 대한 번짐 정도를 실험하는 영상을 보고, 선택한 형광펜이 바로 스테들러이다스테들러 제품은 문구점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브랜드이기도 했다. 스테들러 형광펜은 굵은 팁과 둥근 팁 두 가지가 있는데, 둘 다 쓰임새가 좋아서 사용하는 중이다. 이 제품은 어떠한 종이나 인쇄물에도 잘 칠해지며 잘 마른다.
-(ENG) [샒방구] #1 형광펜 편! (샒의 문방구 털기/학용품 총 리뷰!)Serim,
샒의 삶Serim's life, https://www.youtube.com/watch?v=38X8NppBubk, 번짐에 대한 실험은 링크의 320초부터 시작된다
그림 4. 스테들러 형광펜


오늘 갑자기 생각이 나서 형광펜 리뷰 동영상을 찾아봤다. 2년전과는 달리, 근래에는 다양한 색깔을 가진 형광펜을 리뷰하는 유튜버들이 다수였다. 리뷰의 초점도 기능보다는 색깔에 치중되어 있었다. 또 하나 알게 된 사실은 국산 제품을 리뷰하는 유튜버들이 늘었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국산보다는 외국 제품 리뷰가 압도적이었다. 일제불매운동의 여파로 국산대체품을 소개한다는 취지의 영상을 발견하고는 기분이 좋았다. 국산 제품 중에 동아 네오라인 제품이 인생 형광펜이라는 유튜버도 있었다. 그래서 오늘 아트박스에 가서 개나리색으로 득템했다. 책에 바로 사용해보니, 골고루 잘 칠해지고 번지지도 않았으며 잉크의 양도 적정했고 색깔도 좋았다. 좋은 리뷰를 해준 유튜버 덕분에 좋은 필기 도구를 찾아서 기분이 좋았다. 이 형광펜의 단 하나의 단점은 스테들러 텍스트라이터 클래식처럼 크다는 것이다.
- 인생 형광펜 TOP5, 입시덕후, https://www.youtube.com/watch?v=iTOp3roZimI
- 🇰🇷국산 필기구 리뷰&추천ep.2형광펜편🖍제일 비싼게 약500!(마일드라이너 대체펜,모나미,동아,자바), YESOM예솜, https://www.youtube.com/watch?v=_-dXa5IsDRM&t=402s
그림 5. 동아 네오라인

글자수 : 1826(공백제외)
원고지 : 11.52

#연금술사 #백일글쓰기 #숭례문학당 #제품리뷰 #필기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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