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2일[[10월12일][백일글쓰기2] 엄마의
고민, 고등학교
편승(便乘)
1. 어떤 세력이나 흐름에 덧붙어서 따라가 자신의 이익을 거둠
2. (기본 의미) 남이
타고 가는 차 따위를 얻어 탐.
3. 가벼우면서 부리기에 편리한 배를 타는 것.
나는 그녀가 좋았다. 서로 교육관이 비슷했다. 그녀도 자기주도학습, 공교육과 예체능활동을 지지했다. 만나면 반가웠다. 재잘거리며 아이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입장을 바꾸었다. 사람들이 끝물이라고 하더라도, 특목자사고에 진학을 해야만 대학입시에 유리하다고 했다. 그리고 그녀의
아이는 올 해 특목고 입시에 성공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합격한 이야기는 순식간에 영웅담이 되었다. 물론 주변의 시기심 어린 험담도 오갔다. 그녀의 아이의 총명함과
노력은 억측으로 만들어진 소문으로 얼룩지기도 했다. 축하의 말을 해야 할지, 위로를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나는 그녀가 좋았었다. 서로 교육관이 비슷했었다. 그러나 나는 더 이상 그녀를 만나지 않는다. 우리는 서로 다른 길로
들어섰다. 나 홀로 길 위에 서서 고개를 숙인 채 주먹을 쥐고 눈물을 흘렸다. 나도 알고 있다. 이 길은 평탄하지 않다는 것을. 그렇지만 나는 희망했다. 일반고에서도 충분히 학부모들의 열망이 실현될
수 있다고. 오래간만에 동지를 만났었는데, 이제는 더이상
동지가 아니다.
나는 그녀를 이해한다. 어느 부모가 아이의 장래를 두고 도박하고 싶겠는가? 작년까지의 입시 성적을 두고 보면, 특목자사고는 모든 방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일반고는 무덤에 가까웠다. 그래서 매해 특목자사고
입시 성공담은 엄마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다. 매해 특목자사고 입시를 위한 매뉴얼이 갱신되고
배포되는 셈이다. 학원 수업, 동아리 활동, 교내 활동, 학교의 지원에 대한 세세한 이야기에 따라 특정 중학교
근처로 이사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특목자사고 입시 결과는 주변의 부동상 가치에도 영향을 준다. 부동산 전문가들 조차도 물건을 고르는 기준으로 학교를 강조할 정도이다. 사회
전반에 걸쳐 퍼져 있는 신앙에 가까운 믿음을 따르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녀를 이해한다.
그러나 나는 그녀를 더 이상은 만나지 않으려 한다. 만나면, 그들과 똑같은 말을 할테니까. 이제 홀로 묵묵히 길을 걷고 있자니
고독하기 그지없다.
글자수 : 885자(공백제외)
원고지 : 5.77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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