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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일][09월14일] 아무것도 하기 싫은 토요일


[014][0914][백일글쓰기2] 아무것도 하기 싫은 토요일
#연금술사 #백일글쓰기 #숭례문학당 #토요일은노는날 #공부안하는날

매번 토요일만 되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진다. 매일매일을 꽉꽉 채워서 보내줬으면,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푹 쉬어도 되는 거 아닐까? 책도 저 멀리 던져 버리고, 헛소리로 가득 찬 뉴스 창도 닫아버리고, 인강에서도 로그아웃하고, 외워야 하는 단어장도 닫은 채로 아무 것도 보지 않고 아무 소리도 듣지 않은 채로 그냥 있어도 되지 않을까?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의 공연 영상만 마음껏 보고, 인터넷으로 드라마 몰아보기를 해도 되지 않을까? 그러나 나의 마음은 여전히 책에 로그인 되어 있고, 뉴스들은 내 주위를 맴돌고, 단어들은 머리 속을 떠돌아다닌다.


어제 썼던 글이 밤 새 꿈에 나타나 나를 괴롭혔다. 이것이 잘못되었고, 저것이 문제라고 시끄럽게 떠들어댔다. 그래서 오전에 어제 글을 싹 다 지우고 다시 썼다. 글을 다시 올리고 나니, 시간이 많이 흘러 있었다. 오늘이 글을 쓰기 시작한지 100일하고도 24일째인데, 글쓰기는 여전히 어렵다. 어떤 때는 만족스럽고 어떤 때는 그저 그렇고 또 어떤 때는 매우 불만스럽다. 마음에 안드는 글을 쓰고 나면, 마음이 매우 불편하다. 무엇을 해도 찌뿌둥하고 불만스럽다. 글에 대해 곱씹고 또 곱씹어보게 된다. ~ 다 지우고 다시 써야만 마음이 개운해진다.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들은 이런 스트레스를 어떻게 견뎌낼까?

심란한 마음을 뒤로 하고 아이와 함께 닭죽을 끓였다. 어제 큰 집에서 보내준 삶은 닭 반 마리를 꺼내서 살을 뼈와 껍질에서 분리해서 잘게 찢어 두었다. 1시간동안 불린 쌀을 냄비에 넣고 참기름을 듬뿍 넣고 볶기 시작했다. 아이에게 쌀 볶는 방법과 언제까지 볶아야 하는지를 알려주었다. 아이는 이 모든 과정이 신기하다고 했다. 쌀이 끈적해지고 반투명해졌을 때, 쌀을 불렸던 물을 넣어주었다. 그 사이에 당근, 양파, 버섯을 잘게 다지기 시작했다. 심혈을 기울여서 야채를 잘게 다지는 아이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쌀알이 어느 정도 풀어졌을 때, 찢어 놓은 닭살과 다진 야채를 넣고 푹 끓였다. 쌀알이 완전히 풀어졌을 때, 불을 끄고 송송 썰은 파를 넣고 그릇에 담아냈다. 아이와 함께 요리를 하다 보니, 글로부터 오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행복이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소소한 일상 생활에서 오는 것이다. 가족과 함께 대화하고 요리하고 청소하는 작은 일들로 마음은 자연스럽게 치유된다. 이것이 진정한 힐링이다. 오늘은 토요일이니까, 이만 끝!

글자수 : 963(공백제외)
원고지 : 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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