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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일][08월20일][365매일글쓰기] 인기의 비결은 공감

 

[233][0820][365매일글쓰기] 인기의 비결은 공감

 

이러 저리 검색을 하다가 문득 눈에 띈 기사가 있어서 읽어봤다. 이 기사를 읽고 나서 가장 먼저든 감정은 반감이었다. 기사는 대중은 기획사가 기획력으로 휘두를 수 있는 존재들인데 빅히트가 BTS 외는 성공한 그룹이 나오지 않고 있으니 기획력에 문제가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니 BTS의 세계적인 성공은 우연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 [연예 마켓+] 방탄소년단 잇겠다더니…TXT, '아이랜드'도 어쩌나

https://www.hankyung.com/life/article/202008149633H

 

내가 BTS를 알게 된 것은 2018521일이었다. 그 전까지 무려 20여년 간은 음악에 관심이 하나도 없었다. TV를 보다가 음악 프로그램이 나오면 채널을 돌릴 정도였다. 직장에서 받는 극한의 스트레스 때문에 개그 프로그램이나 명랑한 예능 프로그램을 주로 봤다. 특히 아이돌들이 나오면 그 얼굴이 그 얼굴이어서 구별할 수가 없었다. 노래 또한 그 노래가 그 노래여서 헷갈렸다. 아이를 위해서 음반을 살 때는 오프라인 레코드점에 가서 점원에게 추천을 받을 정도였다. 그런 내가 BTSBBMA(BillBoard Music Award) 컴백 영상을 보게 되었다. 멤버들 얼굴도 몰랐고 노래도 몰랐다. 그들이 누구이기에 이런 성과를 올렸는지 궁금했다. 기획사의 파워인가 싶었다.

 

그래서 BTS에 대해 조사를 하기 시작했다. 기사들을 읽고 공연 영상을 보고 팬들의 SNS를 읽었다. BTS는 대형 기획사 소속이 아니었다. 가수 백지영이 부르는 <총 맞은 것처럼>을 작곡한 사람이 방시혁 씨이고 그가 만든 기획사가 빅히트이며 BTS는 빅히트 소속의 아이돌 그룹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2013613일에 데뷔한 이래 오랜 기간 동안 힘든 활동을 이어왔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또한 그들의 팬덤 이름이 아미이고 그들의 로열티(충성도)가 매우 높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여기까지는 평범한 조사였다. 그러던 중에 <Not Today> 뮤직 비디오를 보게 되었다. “All the underdogs in the world, A day may come when we lose, But it is not today, Today we fight”로 시작하는 이 노래에 나의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나와 BTS와는 거의 한 세대 차이가 나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노래를 듣는 동안 사회 생활을 하면서 부딪쳤던 수많은 좌절과 실망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그리고 노래를 듣는 동안 다시 나의 인생을 위해 싸워봐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또 하나의 곡은 <불타오르네(Fire)>였다. 곡의 끝에 슈가는 용서해줄께!”라고 쿨하게 쏘고 돌아서서 걸어간다. 그 장면은 내 마음 속에서 계속 재생(replay)되었다. “그래 다 용서해줄께!” 나에게 좌절을 준 수많은 일들을 용서하고 나에게 상처를 준 수많은 사람들을 용서했다. 이 세상에는 절대 악도 절대 선도 없기 때문에 내가 누군가로부터 상처를 받았다면 나 또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음을 상기했다. 나를 옭아매던 세상을 향한 원망을 던져버리자 몸과 마음이 모두 홀가분해졌다.

 

대중가요를 하나도 모르던 나를 사로잡은 BTS의 매력은 무엇인가? 그것은 진심(眞心)과 진심(盡心)이다. 우선 그들의 노래와 그들의 인생경로는 일치한다. 그리고 고난과 좌절 속에서도 그들은 최선을 다한다. 온 마음을 다해서 곡을 만들고 공연을 한다. 힘들어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다시 일어나 온몸을 부딪혀 도전하는 모습에서 나 또한 힘을 얻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이 신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그들은 완벽하지 않다.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나와의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고 나 또한 그들처럼 해낼 수 있다는 용기를 갖게 한다.

 

내가 과거에 아이돌들이 나올 때마다 채널을 돌렸던 이유는 그들이 하나같이 인형같았기 때문이었다. 다들 아름다웠다. 나와는 다른, 별개의 존재들이었다. 그리고 그들 하나하나를 구별해낼 수가 없었다. 누군가에게 매력을 느끼려면 그 사람다운 개성이 보여야만 한다. 똑같아 보이는 사람, 똑같아 보이는 노래, 똑같아 보이는 공연을 하면 대중의 시선을 잡아 둘 수 없다. 가장 자기다울 때에야 비로소 대중은 마음을 열고 팬이 된다.

 

BTS가 막강한 팬덤을 갖게 된 이유는 그들이 살아온 과정에 사람들이 공감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노래에 실려 있는 그들의 마음과 메시지에 공명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기획사의 기획력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아티스트 스스로가 만들어내야 하는 정신(spirit)이다.

 

나는 BTS를 좋아한다. 그렇다고 BTS만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물론 BTS가 나의 최애이기는 하지만, 다른 가수들도 좋아한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들은 하나같이 그들만의 정신을 표출하는 사람들이다. 항상 그들의 새 노래를 고대하며 공연영상을 찾아보기도 한다. 그리고 그들을 응원한다. 이것은 20185 21일 이전에는 하지 않았던 행동이다. 좋은 가수 덕에 다른 좋은 가수들을 알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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