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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일][08월07일][365매일글쓰기] 일사천리一瀉千里

 

[220][0807][365매일글쓰기] 일사천리一瀉千里

 

일사천리는 강물이 쏟아져 단번에 천리를 간다는 뜻으로 조금도 거침없이 빨리 진행됨을 이른다.

 

오전 9시가 넘자마자 타통신사로 인터넷 가입 상담 채팅을 시작했다. 상담사는 컴퓨터로 채팅을 하고 나는 휴대폰을 채팅을 하느라 상담 속도가 느렸다. 상담사가 전화상담으로 전환하겠다고 하자마자 바로 전화가 걸려왔다. 인터넷만 되었어도 빠른 타자로 채팅만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었는데 아쉬웠다.

 

모든 상담은 뻔한 절차를 따른다. 장애발생신고를 하면 어떤 통신사이건 전원을 껐다가 5분 후에 켜라고 한다. 가입 상담을 하면 가입 혜택을 줄줄이 늘어놓는다. “말 끊어서 미안합니다만, 지금 가입하면 언제 개통되나요?” 빠르면 오늘 내로도 개통이 가능하다는 답이 왔다. “어제 저녁에 갑자기 인터넷이 고장나서 몹시 불편합니다. 오늘 개통이 되면 좋겠어요.”

 

나의 요구 조건은 딱 하나였다. 오늘 내로 인터넷을 쓰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상담사가 신나게 자기 회사의 인터넷과 TV의 장점을 줄줄이 읋는다. “좋네요!” 그 다음에는 가입 혜택을 줄줄이 나열한다. 딱히 원하지 않는 사은품이라 별 반응을 보이지 않자, 이번에는 요금 할인 혜택을 제시한다. 휴대폰까지 번호이동하면 더 많은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유혹한다. “, 인터넷만 오늘 개통되면 휴대폰도 번호이동할 겁니다. 당장 급한 건은 인터넷 사용입니다.”

 

상담사가 상품의 구체적인 특징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상담사는 주어진 업무 매뉴얼에 따라 반드시 해야할 멘트가 있다. 적절히 추임새를 넣으며 들었다.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에 대해서는 질문을 했다. 진지하게 듣고 내용을 기억했다.

 

요즘은 새로운 통신사에 인터넷을 가입하면 기존 통신사에 자동으로 해지 요청이 가도록 되어 있다고 한다. 기존 통신사로부터 해지 확인 전화가 올테니 꼭 받아달라고 한다. 기존 통신사에 대한 인터넷 해지가 완료되어야만 다음 절차가 진행된다고 설명한다. 한참 있으니 기존 통신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정말로 해지하는 것 맞느냐고 한다. 본인 인증을 한다며 개인 정보를 요구했다. 첫 번째 해지는 실패했다. 새로운 통신사에서 요구 사항을 빠뜨린 것이다. 다시 해지 절차를 진행했다. 두 번째에는 해지에 성공했다. 왜 해지하냐고 묻는다. 어제 있었던 일을 구구절절 설명했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당신 회사를 신뢰했는데 실망했다.”

 

기존 통신사와 해지 상담 전화가 끊기자마자 새로운 통신사 상담원이 확인 전화를 걸어 왔다. 조금 있으면 개통팀에서 전화를 할테니 꼭 받아달라는 부탁을 했다.

 

이 모든 일이 한 시간 사이에 일어났다.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이동통신대리점에 방문했다면 이렇게 빨리 끝낼 수 없었을 것이다. 대리점은 10시에 문을 열기 때문에 기다려야만 한다. 대리점까지 이동시간도 있다. 게다가 면대면으로 만나면 대화가 엉뚱한 데로 흘러가기도 해서 처리시간이 더 길다.

 

한숨 돌리며 휴대폰을 보니 어제 통화했던 기존 통신사의 장애상담원이 문자를 남겼다. 오늘 오후에 장애처리기사가 연락을 줄 것이라며 가장 늦은 시간대에 방문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이미 해지까지 했기 때문에 이 건을 자동을 소멸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곧이어 새로운 통신사에 설치 확인하는 전화가 왔다. 주소를 확인하고 가입한 상품을 확인했다. 그리고는 오후 3시에 설치기사가 방문할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다행이다. 남편이 집에 돌아오면 뉴스를 볼 수 있게 된다. 아이는 학교 온라인 수업을 들을 수 있고 인강도 들을 수 있다. 나도 글쓰기 카페에 글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오후 230분이 되자 새로운 통신사의 설치기사가 3시에 방문하겠다고 전화를 했다. 새로운 통신사의 설치기사가 왔다. 25년이 넘은 아파트인지라 개통이 오래 걸렸다. 날이 덥길래 일부러 에어컨을 켜놨는데도 집안보다는 집밖에 더 오랜 시간을 보냈다. 설치는 2시간 뒤에 완료되었다. 드디어 인터넷이 된다. TV도 된다.

 

설치가 한창일 때 기존 통신사의 장애처리기사가 방문시간을 잡기 위해 전화를 걸어왔다. “미안합니다만, 이미 해지했습니다.” 기존 통신사에 장애처리 취소 전화를 했어야 했나 보다. 이미 해지했는데도 장애처리는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 장애처리기사에게 미안했다.

 

인터넷이 되니 살 것 같다. 인터넷이 끊긴 동안은 보지 못했던 유튜브도 보고 넷플렉스도 봤다. TV도 시청했다. 아이는 컴퓨터 앞에서 온라인 수업을 듣고 인강을 들었다. 지금은 친구들과 게임을 한다.

 

남편이 집에 돌아와서 한 첫마디는 이제 TV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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