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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일][07월29일][365매일글쓰기] 배달 오토바이를 볼 때마다

[211][0729][365매일글쓰기] 배달 오토바이를 볼 때마다

 

길을 걷거나 운전을 하다 보면 종종 오토바이를 보게 된다. 배달 오토바이들은 뒤에 음식을 넣는 적재함을 달고 도로를 누빈다. 종종 신호 위반을 하며 위험한 곡예 운전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럴 때마다 나의 가슴은 철렁 내려앉는다.

 

기억 하나.

 

그 날은 안양을 가기 위해 경수대로를 달리고 있었다. 신호에 걸려 정차했는데 내 앞차는 노란불에 재빨리 사거리를 건너가버려서 내 차가 맨 앞에 서있었다. 그 때 오토바이 한 대가 신호를 위반한 채 속도를 높여 직진했다. 그러다가 급하게 죄회전 출발을 하던 자동차와 부딪쳤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하늘을 날아 도로 위에 떨어졌다. 다행히 헬멧을 쓰고 있었다. 쓰러진 오토바이 운전자는 몸을 일으키려고 상체를 일으켰다. 아마도 사고의 충격으로 아드레날린이 급속히 분비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일어나지 못했다. 두 다리가 부러진 것이다. 신호가 바뀌어서 내 차는 도로 위에서 고통스러워하는 그를 지나쳐 직진해야만 해서 그 뒤의 상황은 알 수 없다.

 

당시에는 인터넷이 지금처럼 빠르지 않았고 휴대폰에는 카메라도 없었다. 물론 네비게이션도 블랙박스도 없던 시절이다. 이 것이 내가 생애 처음 목격한 교통사고였다. 이전까지는 교통사고가 날 때 사람이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자동차 운전자는 차 문과 지붕이 있어서 차에서 내려 두 다리로 멀쩡히 걸어 다녔지만 오토바이 운전자에게는 헬멧 이외에는 보호 장치가 없었기 때문에 크게 다쳤다.

 

기억 둘.

 

오래 간만에 친정에 갔다가 심하게 배탈이 났다. 덜 익은 음식을 먹었기 때문인 듯했다. 여동생이랑 종합병원 응급실에 갔는데 몇 시간 동안 응급실 병상에 누워있었다. 그 사이에 119구조대원들이 급하게 들어왔다. 교통사고 환자를 데려온 것이다. 의외로 조용했다. 119구조대원들의 긴박했던 분위기와 다르게 많이 다치지 않은 듯했다. 잠시 후, 나의 생각이 틀렸음을 알게 되었다. 어떤 아주머니께서 대성통곡을 하셨다. “이놈아! 내가 조심해서 몰라고 했지!” 그러면서 환자를 철썩철썩 때렸다. 아주머니의 울음 소리 외에는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환자가 죽어있었기 때문이었다. 죽은 아들을 손바닥으로 치면서 야단치던 아주머니의 통곡은 아직도 선명하게 떠오른다. 이어지는 구급대원의 설명에 따르면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중에 트럭과 부딪혔고 머리에 부상을 입어 즉사했다는 내용이었다. 그 후로도 통곡소리는 이어졌다.

 

현재

 

도로 위에서 신호를 위반하거나 곡예 운전을 하면서 달리는 배달 오토바이를 볼 때마다 저절로 두 개의 사건이 떠오른다. 그들에게 배달이 중요하다는 점을 나는 충분히 이해한다. 그래서 나는 항상 마음 속으로 기도한다. 아무 사고 없이 무사히 배달을 마치기를. 조금만 더 안전하게 운행하기를. 당신이 안전하기를. 왜냐하면 당신은 누군가의 소중한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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