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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일][07월20일][365매일글쓰기] 어쩌다 축의 시대

[202][0720][365매일글쓰기] 어쩌다 축의 시대

 

정말 어쩌다 보니 <축의 시대>를 읽기 시작했다. <우파니샤드> 1권을 읽던 중에 옮긴이가 주석에 언급한 카렌 암스트롱의 <축의 시대>를 발견했다. 읽으려고 사 둔 책 중의 하나였다. 책장에 가서 책을 들고 와서 목차를 훑어보고 각 장에 인덱스를 붙였다. 책의 부제는 <종교의 탄생과 철학의 시작>인데, 부제에 딱 맞게 고대부터 기원전 2세기 무렵까지의 이야기만을 담고 있다.

 

어쩌다 <축의 시대>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서양철학사>를 읽던 중에 아리스토텔레스에서 미궁의 덫에 빠졌다. 책이 도대체 뭘 말하려는 알 수가 없었다. 게다가 <우파니샤드>를 읽던 중에 자주 졸았다. 산문이 아닌 서사시라서 더 지루했다-나는 시를 즐기지 않는다. 중간중간 달린 주석을 읽다보면 내 마음이 엉뚱한 길로 들어섰다. 같은 말이 되풀이되니 더 지루했다. 본질은 하니이니 여럿으로 나누지 말라. 도를 도라 부르면 더이상 도가 아니다. 나의 본체와 브라흐만은 하나이다. 등등등. 그동안 살아오며 얻어들은 글들이 뒤섞이고 엉켰다.

 

어쩌다 <축의 시대>로부터 나는 다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베다>는 기원전 1000년 경에 문자로 기록되었다. 글로 기록되지 이전에 수천 년간 구전으로 전수되어 왔기 때문에 그 역사는 기원전 3천 년 즈음으로 예측한다. 기원전 1500년 무렵 카프카스 초원에서 평화롭게 살던 아리아인들이 카프카스 산맥 남쪽에 위치한 메소포타미아와 아르메니아와 교역을 시작한다. 이때 아리안들의 평화를 무너뜨리는 세 가지가 수입된다. 첫 번째는 야생마를 길들이는 법, 두 번째는 수레, 세 번째는 청동기이다. 아리아인들은 말이 끄는 전차로 인해 이동의 기쁨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전사가 되었다. 이제 아리아인들은 이웃을 약탈하는 유목민이 되었다. 아리아인들 중 일부는 어쩌다 보니 파키스탄 남부이자 인도 북부인 펀자브 평야에 정착하게 되었다. 그곳에는 기원전 2300 ~ 2000년경에 찬란한 인더스 문명을 꽃피웠던 토착민들이 살고 있었다. 아리아인들은 토착민들로부터 가축과 곡식을 약탈했다.

 

인도의 아리아인 중에는 카프카스 평야에서 싹튼 평화로운 아리아인, 즉 예언자가 극소수 남이 있었다. 나머지는 몽땅 전사이자 약탈자가 되었다. 예언자는 평상시에도 참을성 있게 잡념을 없애고 마음의 문을 열어 신의 계시를 들었다. 이것이 <베다>의 시작이다. 초기의 <베다>는 일곱 예언자 집안의 소유물이었다. 지금으로 치자면 일곱 가문은 각각 저작권이 있는 시집을 보유하고 독점하고 있었던 것이다. 예언자들은 아리아인의 중요 축제인 희생제에서 자신의 집안이 보유한 시를 읊었다. 예언자들이 시를 읊는 강세와 억양 그리고 팔과 손가락의 움직임을 통해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은 성스러운 홀림을 경험했다. 이로써 유추하자면 <베다>의 지식은 정보가 아니라 소리이다.

 

어쩌면 <우파니샤드> 또한 원어인 샨스크리트어로 읊어야 비로소 진짜 우파니샤드가 되지 않을까? 내가 졸렸던 이유는 눈으로 읽었기 때문이 아닐까?

 

어쨌든 나는 지금 <축의 시대>의 도움을 지렛대 삼아 <서양철학사><우파니샤드>를 끝까지 읽어 나갈 힘을 얻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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