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일][07월19일][365매일글쓰기] 게임도
수행이다
요즘 모바일 게임에 빠졌다. 무료해서 잠깐만 해보려고 설치했는데, 그만 중독되고 말았다. 게임의 이름은 ‘꿈의 정원’인데, 황폐한
정원을 하나씩 아름답게 꾸미는 어드벤쳐 게임이다. 게임 내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퍼즐을 풀어서 별을
모아야 한다. 각 단계별로 제시되는 목표만 달성하면 별 하나를 얻을 수 있다.
첫 정원은 얼결에 완성되었다. 두 번째 정원도 순식간에 아기자기하게
꾸며졌다. 문제는 세 번째 정원에서 일어났다. 엉망진창이었던
정원이 아름답게 변하자 내 마음 속에서 무언가 들끓기 시작했다. 나머지 정원들의 꾸며진 모습을 보고
싶다. 그리하여 정원 가꾸기에 중독되었다.
정원을 가꾸려면 별이 필요하다. 별을 얻으려면 퍼즐을 풀어야 한다. 단계가 올라갈수록 퍼즐이 어려워진다. 퍼즐을 풀다 보면 목표를 잊고
눈 앞의 상황에 급급해지고는 한다. 블럭들을 맞추면 번쩍거리며 사라지기 때문에 전체를 보지 못하고 한
곳만 보고는 한다. 그럴 때마다 실패했다.
목표를 잊고 전체를 보지 못하는 순간이 나에게는 자주 일어난다. 그
순간 알아차리면 행운이다.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알아차리지 못하고 부분의 부분으로 계속 빠져들 때이다. 이것은 불운이다. 후회만을 남기기 때문이다.
“퍼즐조차도 수행이 되는구나!”
눈 앞의 것에 쫓기지 않고 하늘을 보고 땅을 바라보고 인간을 관찰해야만 복잡한 퍼즐이 풀린다. 자기자신의 실수를 줄임으로써 제한된 횟수내에 퍼즐을 완성할 수 있다. 또한
약간의 행운도 필요하다. 시스템이 도와주어야먄 한다. 실수를
줄이고 시스템의 도움을 얻으면 퍼즐은 손쉽게 풀린다.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감각에만 매달려서는 안된다. 근본을 봐야 한다. 퍼즐판 전체를 보고 돌아가는 상황(시스템의 동작)도 파악해야 한다. 내가 원하는 시나리오대로 밀고 나가려 욕심을 부려서도
안된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물론
근본을 잊지 않고서 말이다.
‘꿈의 정원’을 지워 버릴려다가
수행의 과정으로 삼으려고 그냥 두었다.
스스로 생겨난 아뜨만이 우리의 감각들을 밖으로 향하게 하였으니 감각은 안에 들어앉은 아뜨만을 보지 않고
밖의 대상들만을 보려 든다. - <우파샤니드 1> 125페이지, 이지숙 옮김, 한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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