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일][07월16일][365매일글쓰기] 영화
반도
영화 반도를 봤다. 영화 부산행의 속편인 반도에 거는 기대가 컸다. 영화 살아있다를 본 사람이라면 좀 더 스케일이 큰 좀비 영화를 기대했을 것이다. 영화 살아있다가 아파트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인간 심리에 집중했다면, 영화
반도는 하루만에 좀비의 나라가 되어버린 나라에도 생존자가 있으며 그들이 어떻게 적응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전편인 부산행에서는 기차가 마지막 생존지인 부산으로 들어가면서 끝이 났다. 영화
반도에서 아쉬웠던 점은 이야기의 시작이 부산이 아니라 서울이라는 점이다. 전편과의 연속성이 끊겨서 어리둥절했다. 전편의 등장인물들은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 역시나 아쉬운 점이다.
영화 살아있다를 보면서 나는 코로나19라는 현재 시국이 영화에 영향을
주었다는 것을 알아챘 수 있었다. 영화 속 인물이 자가격리하는 사람을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영화가 크게 감동을 주지 못했던 이유는 현실과 매우 달랐기 때문이다. 현실에서는 코로나19와 치열한 사투 끝에 대다수 사람들이 감염되지
않았다. 지역감염이 일어나도 신속한 대응으로 조기 진화했다. 감염자와
접촉해서 감염된 사람들도 대부분 회복했다. 오직 몇몇만이 회복하지 못했을 뿐이다.
이 부분에서 영화 인랑이 떠올랐다.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시나리오로
인해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영화였다. 영화 인랑의 시나리오는 개봉한 시점의 상황과 너무 달랐다. 그러면 대중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영화 인랑이 보고 나오면서 나는
“뭐야, 실망했어!”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반면에 영화 기생충은 관람하는 내내 자신의 상황을 대입할 수 있어서 공감할 수
있었다.
영화 반도도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시나리오를 가졌다. 영화 반도에서는
국민의 99.999999%가 좀비로 변했고 국가 시스템은 붕괴되었다.
영화 월드워Z처럼 말이다. 그러나 영화 월드워Z에서는 국가는 붕괴되어도 UN이 전면에 나서서 정보를 모으고 질병을
퇴치할 방법을 찾는다. 영화 살아있다에서도 간접적으로나마 국가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질병을
퇴치할 방법을 찾고 있음을 암시한다. 그러나 영화 반도는 전혀 그렇지 않다. 한국을 지옥을 만들고 폐허로 만들었다. 게다가 유일한 육상로인 북한은
적대국이라서 어떠한 도움도 주지 않으며 철의 장벽처럼 국경을 봉쇄하고 나머지 삼면은 바다로 봉쇄되어 있어서 ‘반도’라 불리지만 실제로는 ‘섬’이나
다름없다.
하기야 현재도 국외로 가려면 비행기나 배를 이용해야만 한다. 한반도라
부르지만 실제로는 일본처럼 섬나라이다. 유라시아 대륙에 속해 있지만 속해 있지 않다. 섬으로서의 한국은 문화 또한 유라시아 대륙과 떨어져 있다. 그래서
특유의 문화를 구축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현재에 만족하기 보다는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이처럼
끈질기게 노력하는 국민은 세계에서 유일할 듯하다. 자신의 나라를 헬조선이라 부름으로써 현실을 단디 인식한다. 그리고는 바위처럼 단단한 헬조선을 어떻게든 깨기 위해서 노력한다. 이러한
문화는 영화 ‘반도’와는 정반대이다. 그래서 영화 반도에 공감할 수 없었다. 차리라 ‘반도’보다는 ‘섬’이라고 제목을 지었으면 이해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면 한국이 아닌
판타지 속의 나라를 떠올렸을 테니까.
만약 영화 반도에서 좀비와 처절하게 싸워서 이길 가능성을 찾았다면 어떘을까? 이
모습이 한국 국민에 더 가깝기 때문에 영화에 좀 더 몰입하게 될 것이고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재미있었어!”라며 나왔을 것이다. 거참,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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