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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일][06월30일][365매일글쓰기] 그녀 또는 그가 책을 읽어주다

[182][0630][365매일글쓰기] 그녀 또는 그가 책을 읽어주다

 

오늘 전자책을 샀다. 전자책은 휴대가 간편하다. PC에서, 탭에서, 휴대폰에서, 전용리더기에서 언제든지 책을 꺼내서 읽을 수 있다. 가장 큰 장점은 본문 검색이 무척 간편하고 빠르다. 또한 밑줄을 그을 수 있고, 형광펜도 칠할 수 있다. , 메모 남기기는 쫌 어렵다.

 

전자책의 또 하나의 장점은 책을 읽어주는 기능이다. 눈으로 읽는 것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필요 없는 기능이겠지만 유튜브에 적응한 사람들에게는 무척이나 요긴한 기능이다. 구매한 전자책을 읽으려고 PC전용뷰어를 열자 업데이트를 시작했다. 한참을 꾸물꾸물 뭔가를 하더니 뷰어가 화면에 나타났다. 전자책을 다운로드 받고 <듣기>를 실행했다. 들으면서 설정을 열어봤다. 성우가 추가되어 있었다. 목소리를 바꾸어 가며 들어봤다. 다들 목소리에 특색이 있어서 듣기 좋았다.

 

책을 읽어주는 목소리를 듣다가 깜빡 졸았다. 너무 편안해서 자꾸 졸렸다. 물론 텍스트의 내용이 쉽고 재미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인상깊은 구절이 나오면 <듣기>를 종료한 후에 형광펜을 칠한 후 다시 <듣기>를 실행했다. 나중에 형광펜을 칠한 부분만 따로 모아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중에 발췌록을 만들어 두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해서 오늘 산 책을 1/4 정도 읽었다.

 

읽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문제는 소프트웨어였다. 누가 PC, , 핸드폰의 성능에 불만을 느끼겠는가? 결국 차이는 전자책 뷰어이다. 내가 이용하는 온라인 서점의 전자책 뷰어는 한마디로 독자를 괴롭게 한다. 오늘만 해도, 뷰어의 설정을 바꾸면 처음부터 다시 읽어댔다. 반복적으로 읽어대는 목소리가 나를 괴롭혔다.

 

한편으로는 잘못된 전자책 편집은 독자에게 지옥이다. 전자책 편집자는 아마도 전자책을 자주 이용하지 않는 사람일 것이다. 종이책과 달리 전자책의 장과 절로의 전자책의 접근은 편집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전자책은 독자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마치 전자책 따위는 사지 말라고 고래고래 소리치는 것만 같다. 방금 전에도 읽고 있는 곳이 책의 전체 중에 어디인지를 알고 싶어서 목차를 불렀지만, 목차에서는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었다. 다시 시작한 <듣기>는 뷰어에 보이는 부분이 아닌 엉뚱한 부분을 읽어대기 시작했다. 아휴~ 한숨이 절로 나왔다.

 

외국 제품과 비교해서 미안하지만, 전자책 전용기기의 지존은 킨들이다. 하드웨어 성능과 기능도 훌륭한데 가격도 저렴하다. 킨들 뷰어는 전용기기이던 휴대폰이든 PC이든 탭이든 상관없이 완벽한 기능을 자랑한다. 메모를 남기기도 수월하고 사전 찾기는 환상적이다. 단지 아쉬운 점은 한글 책이 없다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고개를 들어 정면 벽을 전부 차지하고 있는 책장을 바라본다. 서재의 책장에 더 이상의 공간이 없어서 온라인으로 책장을 주문해서 직접 조립한 후 벽면 전체에 세워두었다. 처음에는 책장이 대부분 비어 있었지만 3~4년이 지난 지금은 책장이 미어터질 지경이다. 책 위에 책을 쌓아 둔 책장을 바라보면 한숨이 나온다. 이 중에 다수의 책은 굳이 종이책일 이유가 없다. 진지하게 책을 분석하지 않아도 된다면 전자책일 때가 더 활용도가 높다. 언제든지 책을 펼쳐 원하는 부분을 신속하게 찾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의 전자책 전용기기와 전용뷰어들은 기능이 꽝이다. 너무 심하게 말해서 미안하지만 실제로 그렇다. 우리나라의 서점은 종이책을 판매하는 일만큼은 세계 제일의 서비스를 자랑한다. 온라인 서점은 밤에 주문하면 다음 날 바로 배송이 완료되며, 기본 10% 할인에 적립금도 준다. 오프라인 서점도 온라인과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서점이 보유하고 있지 않는 책을 주문하면 온라인에 비해 하루 정도 더 걸리지만 상당히 빠르게 주문한 책이 서점에 도착한다. 그러나 전자책에 대해서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꽝이다. 꽝꽝꽝!

 

기술과 문화의 변화추이를 보건대, 이대로 가다가는 언젠가는 외국서점에 국내서점이 먹혀버릴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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