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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일][06월20일][365매일글쓰기] 차라리 객관식 25문항을 풀고 싶다

[172][0620][365매일글쓰기] 차라리 객관식 25문항을 풀고 싶다

 

코로나19로 기말시험을 볼 수 없게 되자 모든 과목이 온라인 과제로 대체되었다. 수강 과목 중에 중국어듣기연습1 과제가 압권이었다. 과제로 듣기를 잘하는지 어떻게 평가할까했더니만, 교재 필사와 읽기가 과제로 나왔다. 필사야 중간과제에서도 했던 것이라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읽기는 난관이었다. 방송대 어학과정의 최대 단점은 학생이 말할 기회가 극히 드물다는 점이다. 게다가 나의 개인적인 성향 또한 읽기와 쓰기에 치중되어 있어서 나는 말하기에 취약하다.

 

교재를 읽기 시작하자마자 목이 아파왔다. 뒷목과 어깨가 단단히 굳어서 너무 힘들었다. 조금 연습한 후 내 목소리를 녹음해봤더니, 된 소리만 잔뜩 들어있었다. 발음도 엉망이었다. 내 목소리를 들으며 울먹울먹거렸다. 도저히 어찌할 도리가 없어서, 창피하지만 중국어 선생님께 내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중국어 선생님이 파안대소한다. 웃을 정도이면, 큰일났다.

 

내가 처음 중국어를 배울 때 나를 가르쳐 주신 선생님의 발음이 강했나 보다. 나의 발음이 너무 강하다고 한다. 거기에다 긴장까지 하니 전혀 중국어스럽지 않은 읽기가 되어버렸다. 1시간 동안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발음을 교정하고 끊어 읽기를 했다. 수업이 끝난 후, 혼자서 교과서를 여러 번 읽었다. 여전한 발음 버릇에 절망했다.

 

내 목소리를 녹음한 후 들어봤다. 내가 잘못하고 있는 발음과 성조를 교재에 표시했다. 읽고 녹음하고 듣고를 수없이 반복했다. 입 안이 말라 쩍쩍 소리가 날 정도이다. 남편과 아이가 듣고 웃을까봐 부끄러웠지만, 과제제출시한이 일요일까지 인지라 계속 했다. 읽고 녹음하고 듣고. 또 읽고 녹음하고 듣고. 횟수는 세지 않았지만 엄청 여러 번 한 듯했다.

 

완벽하게 읽고 싶었지만, 읽을 때마다 꼭 한두 곳을 틀린다. 자꾸 그러니까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 짜증나!” 남편이 서재에 나오면서 말한다. “, 짜증나!” 남편은 일 때문에 짜증났고 나는 읽기 때문에 짜증났다. 남편이 출근한 후에도 계속 읽고 녹음하고 들었다. 이제는 내 목소리가 너무 친근하다.

 

너무 많이 읽어서 두통이 생겼다. 어쩔 수 없었다. 한두 군데 틀려도 이것으로 마무리해야 했다. 아쉽지만 가장 잘 된 녹음 파일을 골라 제출했다. 제출하고 나니, 마음이 후련하다.

 

기말과제를 제출하고 나서야 듣기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이것이 교수님의 노림수였나? 여하튼 읽기는 가장 난이도가 높은 과제였다.

 

다음 주부터 중국어 선생님께 발음 교정을 해달라고 졸라야 겠다. 그동안 제 발음이 구리죠?”라고 해도, 중국어 선생님은 웃으며 이제는 교정하기 너무 늦었으니, 그냥 편안히 하던 대로 하세요. 대화할 때는 발음이나 성조가 틀려도 다 알아듣습니다.”라며 위로해 주고는 했다. 이제는 안되겠다. 내 구린 발음을 고쳐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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