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일][06월19일][365매일글쓰기] 당신이
지금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이유
시민대학 강의를 듣다가 깜짝 놀랐던 순간이었다. 누군가가 물었다. “주자의 지행일치(知行一致)와
양명의 지행합일(知行合一)의 차이를 모르겠다. 도대체 지행합일은 무엇인가?” 강사는 고민했다.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지행합일을 설명할 수 있을까? 강사의 답은
이러했다.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이것이
앎이다. 그렇지만 담배를 끊지 못하고 오늘 지금 이 순간에도 담배를 피운다. 이것이 행동이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람은 지금 이 순간 담배를 피운다 해도 지금 당장 죽지 않을 것을 안다. 즉, 지금 당장 죽지 않을 것을 알기에 담배를 피운다. 그래서 앎과 행동은 하나이다(知行合一).
미리 예약된 검사를 위해 병원에 갔다. 십여 년 전 검사에서 발견되었던
병증을 추적하기 위한 검사였다. 화면으로 내 몸 안을 바라보며, 그
강의실을 떠올렸다. 나는 지금 당장 죽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에 운동도 하지 않고 탄산음료도 마시고
채소보다 탄수화물을 더 많이 먹고 있다. 나는 지금 당장 죽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에 검진을 뒤로 미루었다. 담당의사의 권유로 추가검사를 하면서도 소극적인 이유는 지금 당장 죽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집으로 오는 길에 마스크를 벗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바싹 붙은
채로 앉아서 마스크를 벗고 음료를 마시며 대화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마스크를 제대로 쓰고 있지 않거나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죽지 않을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감염병 예방수칙을 지키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간과한
것이 있다. 그들은 코로나19에 걸려도 죽지 않을 것이다. 국가와 사회가 그들을 열성적으로 치료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그들에 의해 전염된 사람들 중 어떤 사람은 감염병을 이기지 못하고 죽음을 맞게 될 수도 있다. 자신
때문에 죽은 사람이 생기면 어떤 기분이 들까?. 그러니 기억해주시라.
이렇게 더운 날에도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마스크를 쓴다. 자기 자신을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해야만 타인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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