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일][06월18일][365매일글쓰기] 곰
발바닥 요리 熊掌 1편
<맹자>에서
갑자기 곰 발바닥 요리가 튀어나왔다. 뭔가 했다. 맹자의
곰 발바닥 요리 이야기는 의외로 혁명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왜 그런지는 이 글을 끝까지 읽은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우선은 곰 발바닥 요리 이야기부터 시작하자.
생선요리도 내가 먹고 싶은 것이고 곰 발바닥요리도 내가 먹고 싶은 것이지만 두 가지를 모두 먹을 수 없다면
나는 생선 요리를 버리고 곰 발바닥 요리를 택할 것이다. 삶(生)도 내가 원하는 것이고 도의(義)도
내가 원하는 것이지만 두 가지를 다 가질 수 없다면 나는 삶을 버리고 도의를 택할 것이다. - <맹자> <고자 상> 316페이지, 박경환 옮김, 홍익출판사
나는 생선 요리를 먹어 본 적은 있어도 곰 발바닥 요리는 먹어 보지 못했다. 그
맛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이름은 무수히 많이 들어봤다. 그런데 그 곰 발바닥 요리가 맹자에 등장했다. 방송대 <경서제자강독>
강의를 듣다가 깜짝 놀라서 유튜브인가 하고 확인해야 할 정도였다. 맹자가 곰 발바닥 요리를
꺼낸 이유는 누구나 생선과 곰 발바닥 둘 중 하나를 택하라면 당연히 더 가치가 있는 곰 발바닥을 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논리를 전개하기 위한 선작업이라 하겠다. “자, 봐라! 모두들 생선보다는 곰 발바닥이 더 귀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나서 사는 것(生)과 대의(大義)를 각각
생선요리와 곰 발바닥 요리에 비교한다. 맹자의 논리대로라면 곰 발바닥을 택하듯이 대의(大義)를 택한다. 여기에서
유명한 사자성어가 나온다. 사생취의(捨生取義). 삶을 버리고 의를 취한다.
삶(生) 역시 내가
원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삶보다 더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기에 구차하게 삶을 얻으려고 하지 않는다. 죽음 역시 내가 싫어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죽음보다 더 싫어하는
것이 있기에 환란을 피하지 않고 죽는 경우가 있다. – 같은 책 316~317페이지
삶보다 더 간절히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대의(大義)이다. 의(義)란 무엇인가 나의 욕심을 버리고 타인을 배려하기 위해 마땅히 해야
하는 것(宜)이다. 대의를
져버리느니 구차하게 삶을 구걸하지 않고 죽음을 받아들이겠다는 맹자의 결연한 태도가 드러난다.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가들은 조국의 독립이 자신의 삶보다 더 중요했기 때문에 죽음을 무릅쓰고 일제와 싸웠던 것이다. 20세기
중후반에는 독재정권으로부터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독재에 저항했던 것이다.
만일 사람들이 삶보다 더 간절히 원하는 것이 없다면 삶을 얻을 수 있는 어떤 방법인들 쓰지 않겠는가? 만일 사람들이 죽음보다 더 싫어 하는 것이 없다면 환란을 피할 수 있는 어떤 방법인들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나에게 삶보다 더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살 수 있는데도 그 살 수 있는 방법을 쓰지 않는
경우가 있다. 또 나에게 죽음보다 더 싫어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환란을 피할 수 있는데도 그 환란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쓰지 않는 경우가 있다. – 같은 책 317페이지
인간 사회가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목숨을 구하고자 남의 죽음을 모른 체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만약 사회 구성원 개개인이 자신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남을 죽게 했다면, 인간
사회는 이미 진즉에 망했을 것이다. 동아시아에서는 수많은 선비(士)들이 불의한 군주의 앞에 머리를 찧으며 부당함을 소리 높여 주장했다. 불의한
군주도 선비들을 내치지 못하고 자신의 뜻을 꺽은 것은 수천 년 전부터 한 명의 선비가 나아가 상소하여 죽더라도 연이어 다른 선비가 나아가 상소하여
불의가 사라질 때까지 그 끝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의를 위해 자신의 목숨보다 소중히 여겼던 선비들의
기개가 독특한 동아시아 문화를 만든 것이다.
바로 일제 강점기에 임시정부를 수립하고 끈질기게 독립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는 것이다.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일제에 의해 죽임을 당했지만, 그 뒤를 잇는
또 다른 이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는 독립운동가들의 뜻을 잊지 않고 이어가고
있다. 끊임없이 약한 나라라고 세뇌시키는 주변 강대국들의 틈에서 꿋꿋하게 스스로 일어서서 강대한 나라로
만들어가고 있지 않은가! 강대국들의 손바닥 위에서 굴려지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독재와 결별하고 진정한
민주주의로 거듭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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