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일][06월15일][365매일글쓰기] 큰일이다, 다 까먹었나 보다
불안하기로는 시험 보기 직전이 가장 불안한 법이다. 기말시험 대신
제출해야 하는 과제를 작성하는 중간중간에 자꾸만 등골이 서늘해진다. 지난 몇 달간 열심히 공부했다고
생각했는데, 배운 내용이 하나도 떠 오르지 않는다. 그럴
때마다 위기를 느끼는데 그럴수록 더욱 더 생각이 안 난다. 왤케 생소한 건가! 한탄을 해본다. 한탄할수록 머리 속이 백지장처럼 하얘진다.
지난 주말부터 이런 상태이다. 분명 배웠고 알고 있던 내용도 홀라당
날아가버린 듯해서 초조하고 불안하고 공포스럽다. 지난 학기보다 더 잘 읽게 되었고 더 잘 듣게 되기는
한 것 같다-쓰기와 말하기는 잘 모르겠다. 간혹 뉴스에 나오는
중국어를 알아들을 수 있고 읽을 수 있는 것을 보면 자신감이 상승하기도 한다. 그러다가도 작문할 때마다
어휘와 어법이 떠오르지 않아 쩔쩔매게 될 때는 자신감이 뚝 떨어진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중국어로 말할
기회가 없다는 점이다. 말까지 더듬더듬거리거나 벙어리처럼 한 마디도 못하면 나락으로 떨어진 기분이 들
것만 같다.
중국어 선생님이 일상속도로 말을 하면 알아듣기가 정말 힘들다. 뉴스에
등장하는 중국인들은 짧게 이야기하고 쉬운 내용이기 때문에 쉽지만 길게 이런저런 말을 하면 뇌가 작동을 거부해버린다. (중국어) 공포증이 인다. 나는
정말로 한국말을 잘 할 수 있다. 그리고 중국어 선생님은 중국말을 잘 한다. 나는 언제쯤이나 잘 듣고 말하고 읽고 쓸 수 있을까? 나는 이미
한국어를 잘 듣고 말하고 읽고 쓸 수 있는데 말이다.
여튼 요즘 열등감에 찌부러져 산다. 기말 끝나면 잽싸게 복습해서 자존감을
높여야겠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