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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일][06월02일][365매일글쓰기] 종합병원에 가다

[154][0602][365매일글쓰기] 종합병원에 가다

 

주말에 갑작스럽게 몸 속이 아팠다. 꼼짝없이 누워서 종합병원 예약을 시도했다. 폰으로 막 예약을 하려는데, 예약시스템이 튕겨냈다. 혹시나 해서 인터넷으로 시도해봤는데, 또 튕겨냈다. ~ 뭐 이리 복잡한가! 그냥 의료진의 전문분야와 진료 스케쥴만 확인하고는 원하는 의사에게 진료를 받기 위해 오늘까지 기다렸다. 나는 그 의사가 누군지 모른다. 그냥 같은 성별의 의사를 원했고, 전문 분야가 내 증상에 적합했기 때문에 선택했다.

 

병원에 도착했다. 문득 바닥을 보니 노란 선이 그어져 있었다. 병원에 들어가려면 출입증을 끊어야 한단다. 코로나19관련 질문 몇 가지를 받고 답한 후에 모든 항목이 아니오이면 출입증을 발급해준다. 출입증을 보여주고 문 앞에서 체온을 재고, 접수 번호표를 뽑았다. 오래간만에 와서 절차를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그냥 본능적으로 행동했다. 조금 있으니 내 차례가 되었다. 병원진료카드를 내미니, 그거 말고 출입증을 보여달라고 한다. 출입증이 없으면 접수를 안받아주겠다는 뜻이었다. 여차저차하여 진료과목과 의사를 지정하고 접수를 마쳤다.

 

해당 진료과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사람이 많지 않아서 슬슬 걸어갔다. 진료과에 도착해서 또 한 번 헤맸다. 나는 분명 접수를 했는데, 또 접수를 해야 하나? 아니면 지명한 의사의 방 앞으로 가면 되나? 왜 여기에 또 접수대가 있지?

 

그랬다. 본관에서 접수를 해도, 진료과에서 다시 접수를 해야 한다. 다시 번호표를 뽑고 기다렸다. 진료과 접수를 하고 나니 예약을 하지 않아서 30분에서 1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기다렸다. 폰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다.

 

드디어 의사를 만났다. 사진보다 더 어려보인다. 환자의 말을 잘 들어주어서 좋았다. 물론 요즘 의사들이 다 그렇기는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나를 진료하는 의사가 어떠냐가 중요하니까. 찬찬히 설명을 하고 대화를 했다. 우선 검사를 해봐야 겠단다. 나도 동의했다. 내가 종합병원에 온 이유는 검사때문이었으니까. 짧은 진료를 마치고 간호사에게 이런저런 설명을 들었다. 가만히 보니 병원에서는 간호사가 하는 일이 무척 많은 것 같았다. 전문지식도 갖춰야 하고, 병원 시스템도 통달해야 하고, 환자를 잘 다뤄야 하는 종합 지식이 필요한 직업이다. 물론 의사도 그렇다. 의학 전반은 물론 전문분야의 지식도 갖추어야 하고, 진료 기법도 통달해야 할 뿐만아니라 약에 대한 지식도 있어야 한다. 게다가 환자도 잘 다루어야 한다.

 

안내 받은 대로 검진센터로 갔다. 다시 접수를 했다. 검사 일정을 잡고, 설명도 들었다. 다들 전문가라 그런지 믿음직스럽다. 다시 안내 받은 대로 수납을 하러 갔다. 병명이 없는 상태라 검사비가 많이 들었다. 채혈을 하러 갔다. 몸이 안 좋아 어제 저녁 이후로 아무것도 먹지 않아서 채혈이 가능했다. 물조차도 마시지 않았더니 혈관이 수축되어서 여러 번 찔린 다음에 성공했다. 마지막 코스는 약국이다. 병원 안 약국과 외래 약국 두 군데를 다 들러야 했다. 외래 약국에 갔더니, 환자들이 다들 마스크 있냐고 물어본다. 마스크...... 요즘은 마스크 없으면 외출이 불가능하니 개인에게는 무척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약사에게는 하나의 일일 뿐이다. 약사와 환자 간의 마스크에 대한 열정 차이가 느껴진다.

 

집에 와서, 아이에게 엄마가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보호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아이가 곤혹스러워했다. 병원에서 아이가 할 일은 검사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것 뿐이니 그럴만도 했다. 착하게도 일정을 조절해서 함께 가겠다고 한다. 병원을 다녀왔을 뿐인데도 여행을 다녀온 것처럼 피곤하다. 마치 우주 정거장을 방문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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