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일][06월01일][365매일글쓰기] 재난문자는
폰에 저장되지 않는다
옛날 옛날에(1991년) 처음으로
휴대폰을 만들 때, 누가 문자(SMS)를 주고받으리라 예상이나
했겠는가? 실제로 국내 이동통신 서비스가 막 시작되었을 때도 문자(SMS)는
관심 밖이었다. 전화기가 통신선에 연결되지 않는 것 자체가 어마무시하게 놀라운 기술이었기에, 계속 움직이는 전화기가 어디에 있는지 관리하고 전화를 연결시켜주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다.
PC통신에서 채팅하듯이 휴대폰으로 하는 채팅의 시작이 문자(SMS)이다. 문자서비스는 곧바로 젊은 사람들의 인기를 끌었다. 휴대폰으로 친구와 문자로 수다를 떨고는 했다. 물론 문자 이용료가
싼 나라 위주로.
공학자들은 문자서비스(SMS)를 위한 기술규격을 만들 때, CBS(Cell Broadcasting Service)라는 것도 만들었다. 문자는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있다. 마치 이메일처럼. 그런데
CBS는 기지국의 서비스 범위 안에 있는 모든 휴대폰으로 문자를 방송한다. 아무나 받을 수 있다. 당연히 보내는 사람은 기지국, 즉 이동통신회사이다. 기지국이 관리하는 영역을 셀(Cell)이라고 하기 때문에 CBS라는 이름이 붙었다.
CBS는 왜 만들었나? 재난재해시스템의
일부로 만들어졌다. 지금도 시골에 가면 마을회관에 스피커가 있어서 이장이 긴급 방송을 하고는 한다. 이와 똑같은 역할을 기지국에게 하게끔 만든 것이다. 회사입장에서는
돈이 안되는 서비스이니 가능한 기능을 쓰지 않으려 했다. 한때는 광고 송출로 돈을 벌어볼까 했지만, 수신자가 셀 단위로 방송되는 광고를 거부할 방법이 없어서 폐기되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는 CBS, 즉, 재난문자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정 지역에서의 코로나19 관련 소식을 그 지역에 있는 모든 핸드폰에 전달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재난문자는 국제기술규격이므로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라면 다 재난문자를 보낼 수 있다. 딱 하나의 문제는 그 나라의 이동통신회사가 재난문자서비스(CBS)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이다. 제공되지 않는다면 당연히 재난문자를 보낼 수 없다.
주말에 남편이 소파에 누워 말했다. “재난문자는 어디에 저장되지?” 라디오에서 라디오 방송이 나오지만, 라디오는 방송 내용을 저장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TV도 방송 내용을 저장하지 않는다. 라디오나 TV는 전파를 수신해서 들려주거나 보여줄 뿐이다. 그러므로 재난문자도 저장되지 않는다. 휴대폰은 재난방송을 수신해서
화면에 경보음과 함께 보여줄 뿐이다.
어제 받은 재난문자가 궁금하다면, 재난문자를 보낸 이에게 문의해봐야
한다. 여기서 한가지 문제는 재난문자 전송 이력을 누가 관리하고 있느냐이다. 이동통신회사인가? 정부기관이나 지자체인가? 코로나19 재난문자로 보건대 전송주체는 정부기관이나 지자체일 것이다. 모월 모일 모시에 송출한 재난문자 내용을 문의하려면 어디로 전화해야 할까? 이부분에
대해서는 공개된 정보가 없다. 재난문자의 내용은 정부기관이나 지자체의 홈 페이지, 블로그, SNS에 등재되어 있는 더 상세한 그래픽이나 문서가 포괄하기
때문이다. 굳이 한글 80자로 짤막하게 전해지는 재난문자를
찾아볼 사람은 없을 것이다. 차라리 그래픽 카드나 문서를 보는 것이 더 낫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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