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일][05월24일][365매일글쓰기] 하늘은
푸르고 햇볕은 따뜻한데
한참을 걸었다. 오래간만에 걷는 거리는 밝고 따뜻했다. 아직은 실내로 들어가기가 무섭다. 최근다시 목도한 바이러스의 강력한
전파력 때문이다. 카페에 들어가지도 않고, 거리를 걷고 또
걸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다리가 아파왔다. 예전 같으면 별거 아닌 거리를 걸었을 뿐인데, 벌써 다리가 아프다니
헛웃음이 나왔다.
딱 이맘 때였다. 꽃 구경도 가고 멀리 놀러도 갔었다. 춘천 닭갈비를 먹으러도 가봤고 대부도 해변에서 달랑게를 줍기도 했었다. 때로는
강화도 저녁 노을을 바라봤다. 강화도가 멀면 정서진도 좋았다. 이제는
그런 간단한 외출조차도 조심스럽다.
참, 이상하다. 코로나19는 마치 맞춤 제작된 전염병 같다. 일반적인 독감은 겨울 한 철로
끝난다. 봄이 되면 독감은 사라진다. 그런데 코로나19는 5월에도 왕성히 활동 중이다.
심지어 미국에서는 하루 천여명씩 사망하고 있다. 남미에서는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누구는 이르면 올 겨울에 백신이 개발될 수도 있다고 하고, 또 누구는
내년 초에 백신 임상 실험에 들어갈 것이라고 한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된다면, 그러면 내년부터는 일상을 완전히 회복할 수 있을까? 정말로 예전처럼 자유롭게 두려움없이 살 수 있을까? 코로나19를 잇는 또다른 바이러스가 출현하는 것은 아닐까? 이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도로 위에는 여전히 많은 차들이 달리고 있었다.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주말의 도로 위에는 이런저런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마트 안에는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장을 보고 있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일상을 영위한다. 그러나 마스크 안에는
두려움이 숨어 있다. 사람들의 눈동자에는 주변의 모르는 사람이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숨어 있다.
사람들은 마음 속 깊이 불안과 공포를 숨긴 채,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예전처럼 행동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불안과 공포는 누군가 다가오면 깜짝깜짝 놀라는 사람들의 행동에서
여지없이 드러나 버린다.
글자수 : 792자
원고지 : 5.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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