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135일][05월14일][365매일글쓰기] 누가 내 닭발을 가져갔나

[135][0514][365매일글쓰기] 누가 내 닭발을 가져갔나

 

개나리색 형광펜이 곧 떨어질 듯했다. 책에 찍~ 줄을 그으면, 예전과 달리 색이 엷다. 서점이나 문구점에 들를 때마다 같은 브랜드의 개나리색 형광펜이 있는지 찾아봤지만 없었다. 마지막으로 아트박스에 가보기로 했다. 어제 아트박스가 있는 대형마트에 갔다. 그곳에서 개나리색 형광펜을 700원 주고 구매했다. 안심이 되었다. 개나리색 옆에 다소곳이 서있던 엷은 녹색 형광펜도 함께 구매했다. 이제부터는 두 가지 색으로 포인트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행복해졌다.

 

온 김에 마트에서 장을 보기로 했다. 아이의 온라인 수업에서는 종종 수행평가를 한다. 제시된 문서를 인쇄해서 필기를 한 후에 스캔해서 학교에 제출하는 방식을 취한다. 그런데 엊그제 집안의 A4용지가 동이 났다. 항상 사던 브랜드의 A4용지 한 팩을 샀다. 그리고는 뭘 살까 고민하며 천천히 걸었다. 노트도 한 권 사고 욕실화도 한 컬레 사고 저렴한 반팔 티를 세 벌 사고 간식용 바나나도 샀다. 지나가다 보니 양념한 돼지껍데기와 닭발을 팔고 있었다. 좀 비싸지만 닭발 한 팩을 샀다. 오렌지 쥬스 한 팩을 카트에 넣고, 간편식 코너에서 폭립 한 팩을 카트에 담았다.

 

저녁에 아이와 함께 폭립이랑 닭발을 먹을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았다. 계산을 하던 중 계산원이 폭립은 1+1이라고 했다. 계산을 완료한 후, 계산대 옆에 카트를 세워 두고 폭립 한 팩을 가지러 갔다. 먼 곳에 있어서 한참을 걸어가야만 했다. 폭립 하나를 더 담은 카트를 밀고 밀크쉐이크를 사러 갔다. 내 등 뒤로 카트를 둔 채로 밀크쉐이크를 주문했다. 그리고는 밀크쉐이크를 마시며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 식사시간이 되었다. 밥을 안치고 폭립을 그릴에 넣고 닭발을 찾았다. ? 안보인다! 냉장고 안 여기저기를 뒤졌지만 닭발은 보이지 않았다. 차 트렁크에 있을 수도 있어서 주차장까지 갔다. 없었다. 영수증에는 닭발 한 팩이 찍혀 있었고, 계산대에서 계산이 완료된 닭발을 카트에 담은 것도 기억이 났다. 정작 트렁크 안의 장바구니로 옮길 때 닭발을 본 기억이 없었다. 그러니까.... 닭발은 계산대에서 마트 주차장으로 오는 길에 사라진 것이다.

 

누가 내 닭발을 가져갔을까? 아이는 누군가 술 안주 삼으려고 들고 갔을 거란다. 경제가 어렵긴 어려운가 보다. 지금껏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그 닭발을 맛있게 먹었기를 바란다. 깡소주보다는 닭발 안주라도 있으면 위가 더 상할 것이다. 깡소주보다는 닭발 안주랑 같이 먹으면 배가 좀 덜 고프지 않을까?

 

글자수 : 931

원고지 : 6.6

 

#연금술사 #365매일글쓰기 #숭례문학당 #닭발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사피엔스 3일차 3 아담과 이브가 보낸 어느 날

사피엔스 3 일차 제 1 부 인지혁명 3 아담과 이브가 보낸 어느 날 (70~101 페이지 ) 2019 년 8 월 5 일 월요일 # 사피엔스 # 함께읽기 # 숭례문학당 # 인지혁명 # 게걸스런유전자 #7 만년전부터 1 만년전까지 # 수렵채집위주생활 # 약 1000 만명인구 ▶ 오늘의 한 문장 현대인의 사회적 , 심리적 특성 중 많은 부분이 이처럼 농경을 시작하기 전의 기나긴 시대에 형성되었다 . 심지어 오늘날에도 우리의 뇌와 마음은 수렵채집 생활에 적응해 있다고 이 분야 학자들은 주장한다 . - 70 페이지

[034일][10월04일] 넷플릭스 크리미널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편

[034 일 ][10 월 04 일 ][백일글쓰기2]  넷플릭스 크리미널 영국 , 독일 , 프랑스 , 스페인편 넷플릭스를 가입하기 전에는 케이블 TV 에서 미드 ( 미국 드라마 ) 를 보고는 했다 . 유명한 미드는 여러 장르가 있는데 , 범죄스릴러 미드가 압도적으로 많다 . 미국의 각종 수사기관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범인을 잡는 장면은 시청자의 속을 후련하게 했다 . 정의가 실현되는 장면은 마치 어릴 적 읽었던 권선징악 ( 勸善懲惡 ) 동화들을 떠올리게 했다 . 비록 드라마이지만 ,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악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이야기에 심리적 위안을 느낀 것이다 . 일종의 카타르시스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