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일][05월04일][365매일글쓰기] 외국어로
인해서
영어 무능력, 그게 나였다. 영어는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타고난 이과생이라 믿었었다. 그렇게
지낸 세월이 거의 20년이었다. 그러다 어느 날 영어 공부가
너무 재미있어져서, 빠져들었다. 2년 동안, 집중적으로 학습한 결과 소기의 성과를 얻었고, 더 이상 할 이유가
없어져서 그만두었다. 문득 든 생각은 나는 이과에 적합한 사람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의심이었다.
그러다가 일본어를 공부해봤다. 히라가나부터 차근차근 배워나갔다. 일본어는 쉽고도 재미있었다. 처음에는 말이다. 중급에 도달하자,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느낌이 들었다. 회화도 잘 안되고 읽기도 엉성하고 잘 들리지도 않았다. 한 발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 멈출 것인가 고민이 되었다. 심기 일전을 위해 중국어를 시작해봤다. 두 언어 다 한자를 쓰기 때문에 두 언어간 비교도 할 수 있어서 공부는 다시 불타올랐다. 또 다시 든 생각은 내가 정말 이과 적성인가하는 의문이었다.
지역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인문학 강의를 들었다. 생애처음으로 16주동안 엄청난 양의 독서를 했다. 강의 초반에는 내 자신을 의심했다. “나는 해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16주 후에 읽은 책의 두께는 30 cm를 훨씬 초과했다. 책을 쌓아 두고도 믿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계속 했다. 책을 읽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생각을 하면서 든 생각은 혹시 나의 적성은 문과이지 않을까였다.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100일글쓰기를 시작했다. 두 번의 100일이 지나는 동안,
글쓰기의 매력이 푹 빠져들었다. 잘 쓰든 못 쓰든 상관없이 매일 글을 쓰면서부터 생활에
변화가 왔다. 책도 더 정밀하게 읽게 되었고 생각도 더 깊게 하게 되었고 일상도 더 열심히 해냈다. 틈틈이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나는 이과생이 맞을까? 단순히 영어 공부가 싫어서 이과를 선택한 것은 아닐까? 나의 타고난
재능은 문과 쪽이지 않을까? 이렇게 즐거운 독서와 글쓰기를 두고 먼 길을 돌아온 느낌이 들었다.
이과를 선택한 것은 영어를 못해서 였다. 나중에 깨달은 사실은 영어를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몰라서 영어를 못했을 뿐이었다. 20년이 지난 후, 다시 공부한 영어는 무척 재미있었다. 적합한 공부법으로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일본어도, 중국어도 같은 방식으로 공부했다. 그러니까 나의 이과 선택은 부정확한 판단이었던 것이다. 외국어 공부를
하면서 느낀 것은 이과이든 문과이든 중급 수준에 이르면 공부하는 방식은 동일하다는 점이다.
널리 배우십시오, 자세히 물으십시오, 신중히 생각하십시오. 분명하게 사리를 분별하십시오. 돈독히 행하십시오. 배우지 않음이 있을지언정, 배울진대 능하지 못하면 도중에 포기하지 마십시오. 묻지 않음이 있을지언정, 물을진대 알지 못하면 도중에 포기하지 마십시오. 생각하지 않음이
있을지언정,생각할진대 결말을 얻지 못하면 도중에 포기하지 마십시오. 분변하지
않음이 있을지언정, 분변할진대 분명하지 못하면 도중에 포기하지 마십시오. 행하지 않음이 있을지언정, 행할진대 독실하지 못하거든 도중에 포기하지
마십시오. 남이 한 번에 능하거든 나는 백 번을 하며, 남이
열 번에 능하거든 나는 천 번을 하십시오. - <중용한글역주>
중용 20장 중에서, 도올 김용옥, 통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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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지 : 8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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